친한 과친구가 하나 있는데

얼마 전부터 얘가 나랑 만날 때마다 밥을 사는거임

내가 몇달 전에 전역해서 전역 후 3번 만났는데 2번은 얘가 사고 어제 한번은 뿜빠이 함

아니 그래서 첫번째 때는 그냥 '아 전역 축하하는 의미로 사주는구나'하고 얻어먹었는데

두번째 만났을 때도 닭갈비 먹었는데 존나 지가 사겠다는거야

이상하잖아 나랑 똑같은 휴학생인데 계속 지가 사겠다고 우기는거임

진짜 존나 우겨서 그냥

시팔 그래 니가 내던가 그럼

하고 얻어먹었다

그러고 어제 또 만났는데 느낌이 싸해서 내가 먼저

"야 너 왜 자꾸 니가 다 내려고 하냐" 하고 물어봤음

근데 처음에는 말꼬리 흐리면서 회피하다가 내가 계속 물어보니까

무슨 씨발ㅋㅋ 우정 넘치는 애니메이션 주인공마냥

"아니.. 그냥 너 수중에 돈도 많이 없을텐데.." 하는거임ㅋㅋㅋ

존나 이게 뭔 개소린가 했지

우리 아빠가 그래도 대기업 다녀서 아주 부자는 아니더라도 부족함은 없다고 생각했거든

등록금도 회사에서 내주고 하니까 나름 대학 생활에 쪼들리진 않는단 말이야

그래서 "우리집이 거지로 보일 만큼 이 새끼가 그렇게 부자였나?" 하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음

근데 내가 뭐 우리집 가난하다 그런 얘기 한 적도 없는데 뭘 듣고 이러는건가 싶어서

"무슨 소릴 들었길래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거임?" 하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이 놈이 하는 얘기가ㅋㅋㅋ

내가 군대에 있을 때 택배 때문에 얘한테 우리 집 주소를 알려줬었거든

그러면서 이 새끼가 우리 집이 연립촌쪽이라 한번 검색 해봤다는거임

근데 보니까 그 건물 방들이 다 1.5룸짜리인데 우리집이 4인가족인걸 아니까

가족 인원수에 비해 작은 집에 산다 => 집이 가난하구나

라고 생각했다는거야

얼척없어서ㅋㅋㅋ

그 연립이 아빠거라 맨 윗층에 우리가 살고

8세대였나 9세대 내놓고 임대업하는거란 말이야

그거 말해주니까 한 5초 민망해하더니

"씨발 저번에 사준거 다시 내놔" 이 지랄하면서 농담하더라 창피했는지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새끼가 진짜 좋은 친구라서 밥을 사준거라고 생각해야 하는건지

남의 집 검색해보면서 가정형편 판단하는 새끼로 봐야하는건지 모르겠네

3줄 요약

1. 내가 연립 사는데 아빠가 주인임

2. 친구놈이 우리집이 주인집인줄 모르고 세들어 사는줄 알고 가난하다고 생각해서 자꾸 밥 사줌

3. 이 새끼가 날 위해준 좋은 놈인지 남의 집 검색해서 가정형편 판단하는 찜찜한 새끼인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