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가끔 관음증적인 모습을 하게 돼요.포르노를 보고 죄의식을 느껴서 뭔가 의미를 부여해 죄책감을 씼으려는 것같을 때가 있다는 거죠.

일본식 가옥을 다 부수기만 하다가 최근에는 그걸 보존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어요.그런데 저런 식으로 꼭 역사의 부정적인 교훈을 기록을 하려고 하죠.

재래식 건축 치고는 좀 상류층의 것이라서 규모가 크고,그러다보니 용도가 술과 음식을 파는 요정으로 쓰인 기록이 있는 역사가 생기는 거예요.규모있는 한옥 가운데는 이렇게 요식업 장소로 쓰인 경우가 종종 있죠.

서울의 유명 호텔 레스토랑이나 객실은 당연히 다 부정거래 용도로 쓰였던 건데,그게 별스럴 게 없는 거예요.상류층이 로비용 접대를 하게 되니까.

저 가옥을 구경하는 닝겐은 그게 부정거래가 이뤄졌다는 걸 상기하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라 창문은 저렇게 달았구나.1940년대의 유리는 저런 걸까.유리 가격은 어땠을까.우리나라에 유리 공장이 있어서 만든 걸까.창문에는 아마도라는 게 있네?한옥에선 유리 창호를 쓰더라도 그런 시설을 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 지었던 건물에도 그게 필요했던 걸까.주택을 만드는데 가구 짤 때나 쓰는 소목장의 기법을 많이 썼네.그래서 목재가 뒤틀렸구나.건축에선 그런 기법이 안 어울린 걸까.한옥에서 그런 기법을 쓰지 않는 건 저런 걸 염려해서 이겠지?

뭐 이런 걸 구경하려고 가야 하는데,그만 그게 반일 국뽕 선전장소로 만들어버려야 헐지 않고 보존할 수 있는 거죠.

그럴 바에는 차라리 가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뭘 배우려고 가야 하는 것 아니예요?

일본식 집을 한번 구경하고 배우고 싶은데 그러려면 일본까지 가야 하나요?국내에 잘 만들어진 집이 있으면 그걸 보고 배울 수 있는 것 아닌가?그래서 그 집을 보존해야 하고 물려줘야 하는 게 아닐까?

목적은 일본 구경인데,그게 친일 의혹을 받을까봐 죄의식을 면하려고 부정적인 역사 교훈을 입히는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

유치하고 조잡한 역사 의식을 언제까지 강요해야 하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