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취사반에서 실수를 해서 라면이 모자라게 됐어요.당시 라면은 빠께스에다 받아와서 내무반에서 나눠 담아 먹었거든요.

그런데 배식이 빵꾸가 났으니 취사반은 큰일이 난 거고,보통 때의 정량보다 훨 많이 끓여서 입막음을 하려고 했던 것같아요.

취사장에서 막사까지 운반하느라 라면 굵기가 우동만큼 불어버렸지만 그 맛이 얼마나 좋던지.

나님은 라면을 끓일 때 면을 보고 있다가 면발이 조금 덜 익은 듯할 때 불을 끄고 잔열로 익히는 걸 좋아해요.그게 시간 맞추기가 쉽고,그렇게 약간 덜 익은 듯한 때의 꼬들꼬들함이 좋아서 그렇게 하는 거죠.

그런데 가끔 그 내무반에서 먹던 불어터진 라면 맛이 그리워서 1~2분씩 더 끓이고 그릇에 담아서 20여 분 후에 먹어도 봤지만 맛이 있진 않더라고요.

라면 국물을 들이켤 때마다 혀에 감기는 이 간사한 맛 때문에 끊지를 못 하고 있는 거겠죠.진라면 순한맛.

누가 라면 얘기를 시작해서 나님이 떡을 물에 담그게 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