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때까지 서울 교외 넓은 단독에서 살았다.   교외지만 지하철도 다녔다.

그래서 크게 불편한건 없고 마당이 엄청 넓어서 아주 좋았다.

우리는 2층 올릴 생각은 하지도 않고 그냥 방이 더 필요하면 별채 지으면서 살았다.

어머니께서 나무와 꽃을 좋아하셔서 집이 아주 꽃밭이었다.

꽃나무도 많고 꽃밭에는 백합, 튜립, 수선화가 보기 좋게 피어 있었다.

벚나무도 앞뜰에 한그루, 뒤뜰에 한그루 있어서 벚꽃구경도 질리게 했지.

근데 대학 졸업할 때쯤 아버지 돌아가시고 집안이 어려워져서 그 집 팔고 나왔다.

정말 아쉬워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그래도 성인남자니까 참았다.

그동안 전세 전전하다가 지금은 돈이 좀 생겨서 올해 10월에 아파트 입주한다.

이 전세대란에 아파트 한 채라도 생겨서 천만다행이기는 하다.

하지만 자꾸 단독이 생각나는건 어쩔 수가 없다.    정말 꿈결같다.

내 생전에 다시 단독에서 살 수 있을 지 자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