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규 외무성 유럽1국 국장 등 북한 관리들이 영접

벨라루스의 외무장관이 러시아 협력에 초점을 맞춘 회담을 갖기 위해 23일 북한을 방문했다.

막심 리젠코프 벨라루스 외무장관은 이날 북한에 도착했는데, 전문가들은 그와 북한 관리들이 러시아를 포함한 3국의 반(反)서방 전선 구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가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리젠코프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향해 김정규 외무성 유럽1국 국장 등 북한 관리들의 영접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리젠코프 장관은 방북 기간 동안 최선희 북한 외무상 등을 만날 예정이다. 리젠코프는 북한을 방문한 벨라루스 최초의 외무장관이라고 한다.

북한이나 벨라루스 모두 리젠코프 장관의 방북을 놓고 어떤 문제가 걸려 있는 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AP가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양국의 러시아와의 관계가 심화되는 점을 고려할 때 리젠코프 장관의 이번 방북이 서방과의 개별 분쟁에 더 잘 대처하기 위해 북한-벨라루스-러시아의 3국 협력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6월 평양에서 열린 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양국 중 어느 한 나라가 공격을 받을 경우 상호 군사 지원을 약속하는 협정에 서명했다. 이를 두고 분석가들은 냉전 종식 이후 북한과 러시아 두 나라의 가장 큰 합의라고 부른다.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가 자신의 나라를 2022년 2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위한 발판으로 삼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지난해 전술핵무기 일부를 벨라루스로 옮겼다.

지난해 9월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루카셴코 대통령은 벨라루스가 러시아와 북한에 '3자 협력'을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세 나라는 서방의 제재와 심화되는 국제적 고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북한은 핵 프로그램 진전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벨라루스는 러시아 침공을 지지한 것 외에 2020년 대선이 인권 남용일 뿐만 아니라 부정선거라는 비판을 널리 받고 있다.

북한과 벨라루스는 1990년대 초부터 수교를 맺어왔다. 북한은 2016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 대사관을 개설했지만, 벨라루스는 평양에 대사관을 아직 두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