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패배 전망에 대한 2024년 10월 20일자 텔레그래프 기사 번역이다. 정신이 멀쩡한 인간이라면 누구나 우크라이나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푸틴 치하의 러시아와 강대국 정치에 대해 기본적인 것 정도는 아는 인간에게라면 이 패색은 처음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즉 집단 서방과 우크라이나 정부는 무모한 전쟁을 벌인 것이다. 무모함은 어리석음을 함축한다. 러시아군을 물러나게 할 수준의 지원과 개입을 할 능력과 의지도 없는 주제에 어리석기까지 하다는 것 - 이 한심한 모습과 결코 아름답지 않지만 적어도 자신의 장기적 국가적 이해관심을 챙기는데 단호하고 마침내 승리를 앞두고 있는 러시아의 대비는 아주 흥미롭다. 혹시나 해서 덧붙이는데, 러시아가 이 승리로 얻은 것보다 이 전쟁으로 잃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 인간들이야말로 가장 어리석다. 러시아는 막대한 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영토와 수백만명의 인구와 새로운 종류의 전쟁 경험과 전시 경제 운용 경험을 얻었고 낡은 무기들을 알뜰하게 소진시켰고 안 그래도 친한 나라들과의 관계가 더 돈독해졌고 서유럽은 조만간 다시 러시아에 손을 벌리게 될 것이다. 따라서 러시아가 이 전쟁으로 치른 희생은 세계사에 그만한 가치가 있었던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치른 희생은 어떨까? 그런걸 개죽음이라고 한다.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고 화기애애한 다민족 국가 건설에 매진하고 극우 세력을 잘 관리했다면 결코 치르지 않았을 희생이다. 영토조차도 온전히 보존되었을 것이다. 가장 힘있는 자들의 어리석은 결정으로 수십만명의 목숨이 헛되이 사라지고 회복하는 데 수십년이 걸릴 국력이 소진될 수 있다는 것 - 이것이야말로 인류의 역사가 아직 전사에 머물러 있다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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