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팬 입문한지 햇수로 17년이 넘었고 포항 인근이 고향인 사람으로서 포항 야구장은 올해 처음 가보았음.

왕조때도 가보고 싶었는데 그땐 야구 보러 갈 여력이 못되던 시절이라 성인되고 이 팀 암흑기 끊고 잘나가는 지금 올해 아니면 앞으로 두 번 다시 못가겠다 싶어 굉장히 어렵게 티켓 구하고 직관감.

당일 날 아침까지 기상예보 다 챙겨보고 오후에 비오는거 구라 오피셜 뜨자마자 곧바로 준비해서 포항 감 ㅋㅋㅋㅋㅋ 포항가는 길에 비도 ㅈㄴ 내렸고 포항 터미널 내리자마자 날씨는 화창한데 폭우가 쏟아지는 괴이한일도 벌어졌지만 어차피 경기 열리는건 무조건 확정이고 기상청 오피셜로 이미 떴기에 의심치 않고 포항야구장으로 달림.

근데 이 과정에서 포항터미널에 여럿 빌런들을 많이 목격해서 순수하게 삼성 응원하러 갔다가 못볼꼴만 진짜 여러번 봤다..;; 사람들 오고가는 터미널 문앞에서 쳐 싸우질 않나, 뭔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 터미널 안에서 헛소리를 지껄이질 않나, 또 평일인데도 뭔 아랍계 외국인들이 차고 넘쳐나서 ㅅㅂ 삼성 야구보러 인도 원정 가는줄 알았다..

다행히 포항 야구장 도착하고 난 뒤에는 이런 일 없었지만 여하튼 날도 덥고 화창한데 비까지 맞고, ㅈㄴ 사람 기분 나쁘게 만드는 냄새까지 풍기는 빌런들이 정류장에 맞닥뜨릴정도로 여럿 목격해서 모처럼 정말 오랜만에 즐거운 마음으로 야구 보러 가는길이 썩 좋지많은 않았다..

어쨌거나 포항 야구장은 일찍 도착해서 선수들 출근하는거 잠깐보고 중간에 선수들 나와서 팬 서비스 하는 모습까지 다 보고 갔음.

확실히 포항은 대구 삼팬들 입장에선 원정이나 다름 없다보니 홈구장인데도 라팍과는 달리 삼성 선수들이랑 직접 팬 서비스도 받고 소통도 할 수 있어서 더 분위기 좋고 화력 넘치는건 맞더라 ㅋㅋㅋ

더군다나 포항 야구장 자리도 삼성 덕아웃이랑 굉장히 가깝게 위치해 있어서 타 구장에 비해 선수들 연습하는 것도 굉장히 잘 보이고, 중앙 VIP석은 가보질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가 알기론 여기가 거의 선수들, 스텝들 들어오는 곳이랑 출입구 같이 쓰는것 같던데 이거보면 포항도 울산이랑 구조가 비슷한 것 같긴 함.

포항 VIP석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대충 울산이랑 야구장이 비슷해보이는 느낌을 받아서인지 저기 가면 삼성 덕아웃도 훤히 잘 보이겠거니 싶더라 ㅋㅋㅋㅋ

울산은 홈 덕아웃이 중앙 VIP석이랑 연결되어 있어서 경기 뿐만 아니라 덕아웃 현장까지 생생하게 직관이 가능함.

그래서 VIP석 티켓 노리려다 그냥 포항에서 한번 신명나게 응원가 부르면서 한바탕 즐기고 오자는 생각에 티켓팅부터 응원석 노렸고 정말 어렵게, 아주 극적으로 티켓을 구했음 ㅋㅋㅋㅋ 진짜 소위말하는 암표로도 못구하는 자리로 ㅋㅋㅋ 예매 성공했음 ㅋㅋㅋㅋㅋ

어쨌거나 간만에 응원석에서 즐기고 있었는데 경기 중간에 응원단 앰프랑 야구장 중앙 스피커 연결했는데 서로 시차 벌어지고 음성 안 맞는 일 벌어져서 스피커 끄던게 그만 응원단 마이크+앰프까지 다 꺼져서 2회에 아웃송은 물론 박병호 응원가도 잠실 밤10시 넘어서 응원하는거 마냥 허니랑 팬들 생목으로 응원함 ㅋㅋㅋㅋㅋ

정확히는 라이온킹 응원가 나오다가 꺼져버려서 중간부터는 팬들이 자체적으로 불렀음 ㅋㅋㅋㅋ 다행히 복구 성공해서 그 뒤론 차질 없이 응원함.

포항 야구장 시설은 ㄹㅇ 진짜 시민구장 감성 그대로더라 ㅋㅋㅋㅋㅋ 편의점은 당연히 없고 매점이 있는데 아이스박스에 담긴 음료수, 그것도 코레일 자판기에 1000원도 안하는 존나 작은 사이즈인 콜라, 사이다를 2000원에 팔고, 이온음료는 파워에이드가 끝이라서 물 이외에는 마실 음료수가 펩시, 칠성, 파워에이드가 끝이라 다른 음료수 선택지가 없음 ㅋㅋㅋㅋㅋ

아이스크림은 고드름 비슷한 이온성분 들어간 씹는 얼음과자랑 설레임, 쮸쮸바 아이스크림 있었고..

그리고 옆에는 컵라면 끓여먹는 온수기랑 오징어 굽어먹는 버너 있어서 여기서 사람들 컵라면이랑 오징어 굽어먹던데 ㄹㅇ 시민구장 시절로 돌아간 줄 알았다. ㅋㅋㅋㅋㅋ 뭐 하기사 포항구장 개장했을때가 시민구장 쓰던 시절이었으니 ㅋㅋㅋㅋㅋ

흔히 말하는 시민구장 들어가면 솔솔 풍기는 오징어 굽는 냄새를 2024년 포항구장에서도 맡을줄은 몰랐지 ㅋㅋㅋㅋ

보편적으로 프로야구장 대부분 홈팀이 1루를 쓰는것과 달리 삼성은 시민구장 시절 때부터 홈을 3루로 써서 그런지 삼성이 홈이면서 1루 쪽을 쓰는 유일한 구장이다 보니 야구 보는것도 라팍이나 다른 원정 구장에서 보는 것과는 색다른 맛이 있었음.

게다가 1루 응원단상 있는 쪽에 사람들이 유독 많이 몰려있던데 야구장 크기가 미니멀해서 그런지 매점이나 화장실 가다 다시 돌아갈때 뒤에서 보면 ㄹㅇ 동네잔치 분위기 나더라 ㅋㅋㅋㅋㅋ

흔히 옛날 시골, 면, 읍에서 열리는 마을운동회 보는 것 같았음 ㅋㅋㅋㅋㅋ

어쨌거나 야구보는 시야도 굉장히 좋았고 무엇보다 좌석사이 간격도 넓어서 사람들 지나갈때나 응원할떄 의자랑 부딪히는 일이 전혀 없어서 좋았음. 의자는 녹슨게 몇몇 보이던데 뭐 작년인가 재작년에는 의자마저 박살난 상태로 있었던거에 비하면 훨씬 양호해진것 맞는듯..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포항 야구장 직관 후기는 대만족 그 자체였음.

야구장이 라팍처럼 화려하고 웅장한 그런게 아닌, 크기도 작고 대신에 사람들이 1루 한 군데에서 밀집된 분위기 속에서 강렬하게 응원하는 맛은 라팍을 비롯해서 다른 원정 구장들에 비해 확실히 다른 맛이었음 ㅋㅋㅋㅋㅋ

그래서 사람들이 더 크고 열정적으로 응원하게 되는것도 있고 윗층에 예매한 사람들도 아랫층 못지않게 응원 엄청 열심히하는거 보고 ㄹㅇ 삼뽕차긴 하더라 ㅋㅋㅋ

무엇보다 홈 구장에서 승리하고 선수들 퇴근길과 팬서비스를 직접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라팍과는 확실한 이점이 분명히 있음 ㅋㅋㅋ

오늘 보니까 잠실을 비롯해서 수도권 경기 퇴근길에서는 좀처럼 받기 힘든 김영웅, 김현준, 김지찬, 구자욱, 강민호도 나와서 다는 못해줬지만 꽤 많은 팬들 팬 서비스 다 해주고 갔음. 어느 구장에서나 팬 서비스 받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임창민 역시 마찬가지고 ㅋㅋㅋㅋ

암튼 또 한번 직관가보고 싶은 야구장이고 삼성 팬들이라면 한번 쯤은 직관 갈 가치가 있는 야구장임.

라팍은 매번 똑같이 열리는 고정적인 매치업에 그저 단순하고 익숙하다는 느낌이 강하다면 포항은 오로지 낭만도르 하나로 삼성 팬들이랑 삼성 선수단이랑 분위기가 하나로 합쳐지는 그 분위기가 진짜 쌉되더라 ㅋㅋㅋㅋ

라팍이 뭔가 팬들이랑 선수단이랑 이격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면 여긴 진짜 삼팬들이 삼성 선수들이나 코치 보는것도 엄청 쉽고, 관중석에서도 엄청 가까이서 볼 수 있는데다 관중석에서 팬들이랑 서로 인사도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뭔가 라팍과는 달리 선수랑 팬 모두가 하나로 응원한다는 분위기가 다른 야구장에 비해 엄청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음.

거기다 끝나고 퇴근하는 모습+팬 서비스까지 다 받을 수 있어서 인지 포항은 그냥 삼팬들과 선수끼리의 낭만과 추억 이 영향력을 절대 무시 못한다고 본다.

또 응원 분위기도 뭔가 라팍 블루존이나 원정 응원석에서 응원한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학창시절 운동회 응원하러 갔던 그 감성의 느낌이었고 ㅋㅋㅋㅋ 그래서 솔직히 분위기부터가 이렇게 만들어서인지 팬들이 라팍에서 응원했을 때 보다 더 크게 응원하게 만들더라..

분위기 부터가 대구랑은 확실히 달랐음.

제일 기억에 남았던건 8회말 디아즈 적시타였는데 아직 응원가 공식 오피셜이 없었다보니 메이저리그 응원방식인 렛츠고 디아즈로 응원했었는데 그 응원 듣자마자 곧바로 2루타 때려서 점수낸게 오늘 경기 제일 최고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었음. ㅎㅎ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열에 아홉이 우취될거라 믿었더니 막상 일찍 포항 야구장 가니까 더워 뒤지는 줄 알았다 ㄹㅇ;; 우취가 아니라 폭취 때리는거 아닌가 싶을정도로 날 살인적으로 더웠고, 무엇보다 비까지 와서 그런가 존나 습해서 진짜 개 찝찝한 상태로 응원함;;

또 경기 전에 이종열 단장이랑 오늘 포항 경기 감독관 맡은 허삼영 전 감독도 목격함 ㅋㅋㅋㅋ

이래저래 재밌고 낭만 넘치는 하루였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