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드림은 없었다.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33)가 40일 만에 한국을 떠났다.

LG는 29일 \'제임스 로니에 대한 임의탈퇴 공시를 KBO에 신청한다\'고 발표했다. 로니는 지난 26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지만 2군 훈련장이 있는 경기도 이천으로 향하지 않고 돌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구단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의 통화에서 "1군에서 빠지고 다음 날 2군에 가는 거로 이야기가 돼 있었는데 선수가 가지 않았다. 27일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쉽게 말해 선수가 구단을 무단이탈 했다는 의미다.

흥행이 예상됐던 드라마가 \'막장\'으로 끝났다. 로니는 루이스 히메네스(29) 교체 외국인 타자로 7월 18일 입국했다. 2015년부터 3년째 트윈스에서 뛰었던 히메네스는 성적이 보장된 타자였다. 지난해 \'타율 3할·2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쾌활한 성격을 바탕으로 한국 야구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발목 부상을 이유로 6월 3일 1군에서 제외되면서 LG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물색했다. 그때 레이더에 걸려든 타자가 바로 로니다. 그리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총액 35만 달러(연봉 25만 달러 포함)에 계약을 완료했다. 영입 자체가 화제였다.

로니는 200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9번 지명을 받은 초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지난해 탬파베이에서 받은 연봉만 966만6667달러(108억7000만원)로 1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2006년 데뷔 후 메이저리그에서 받은 총 연봉만 대략 3650만 달러(410억6000만원)다. 메이저리그 11년 통산 성적이 타율 0.284·108홈런·669타점으로 KBO 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타자 중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LG와의 인연은 40일, 23경기 만에 끝났다. KBO 리그 데뷔 후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전체적인 타격 성적(타율 0.278·3홈런·12타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빠른 공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약점을 드러냈다. 득점권 타율도 0.227로 높지 않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고심 끝에 2군행을 지시했고, 이 조치가 파국으로 치닫는 불씨가 됐다.

난처한 건 LG다. 힘겨운 5위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없이 잔여 시즌을 치르게 됐다. 로니의 대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순 있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경우 규정상 뛸 수 없다. 로니의 빈자리를 채우려면 \'잔여 정규시즌용\'으로 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해야 한다. 구단 관계자는 "남아 있는 일정을 현실적으로 봐야 한다. (외국인 타자 시장에) 선수가 별로 없고, 적응부터 새롭게 하려면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아예 딱 잘라서 어렵다고 하기 어렵다. 검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어려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