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김동석기자」 학교에서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아버지가 운전
하는 승용차를 타고 귀가하던 여고생이 아버지가 차를 세우고 자리를
비운 사이 승용차와 함께 납치돼 숨진 채 발견됐다.

30일 새벽 1시쯤 수성구 만촌3동 대맥학원 앞길에 서있던 티
코 승용차 안에서 잠을 자던 김지혜양(18·대구 남산여고 2년)이 차와
함께 사라진 것을 김양의 아버지 김동호씨(46·초등학교 교사)가 발견
했다.

김씨는 『이날 0시쯤 학교 야간자율학습을 마친 딸을 태우고 아들(15
·D중3년)이 공부하는 만촌3동 대맥학원에 도착, 학원 원장과 30여분간
이야기를 나눈 뒤 아들과 함께 나와 보니 차량이 없어진 뒤였다』고 말
했다. 김씨는 『잠든 딸이 추울까봐 시동을 걸어둔 채 차를 세워두었다』
고 말했다.

김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사건 발생 4시간쯤 후인 이날 오전 5시
10분쯤 만촌3동 우방3차 아파트 신축공사장 부근에서 숨진 김양을 발견
했다. 김양은 하의가 벗겨지고 둔기로 이마 오른쪽 부분을 한 차례 맞
아 피를 흘린 채 발견됐다.

경찰은 실종신고 50여분 만에 승용차를 발견했으나 근처에 있던 김
양의 시신은 4시간이나 지나서야 발견했다. 숨진 김양이 발견된 곳은
납치지점에서 1.3㎞쯤 떨어져 있었으나 승용차 발견지점은 우방1, 2차
아파트 사이 도로로 김양이 발견된 지점과 3백여m 정도 떨어져 있었다.

대구수성경찰서 오규만형사과장은 『납치범이 지리를 잘 아는 점으로
미뤄 인근 불량배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