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께서 진짜 총명하고 착하시고 성실하신 분이셨는데 그냥 대 잇는 용도로 친가쪽 친척네로 어려서 입양을 가셨다. 그래서 교육도 못받으시고 지금 안동댐 있는 수몰된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셨다.

똑똑하신 편이셔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장같긴 한데 공무원 비스무리한 일도 하셨다 한다.

꽤 괜찮은 집을 갖고 계셨는데 할아버지 친척 목사라는 놈이 할아버지한테 보증을 부탁하고 그 돈을 떼어먹어버렸다. 결국 집도 팔리게되고 집안이 가난해진다.

5남매가 어려서부터 농사도 돕고 79년도에 대구로 이주해서는 할머니와 함께 풀빵장사도 하며 근근히 살아갔다.

따라지 고등학교에 들어가긴 했지만 장남인 울아부지는 설공 이후 달성군 대우 연구소, 작은아버지는 교사, 삼촌은 경북대 나오셔서 전자쪽 대기업, 막내삼촌은 고려대 화공과 나오셔서 태평양에 취직을 하신다.

대구에서 다들 평화롭게 사는데 아버지께서 30대에 접어드실때 할아버지께서 공동으로 하던 사업이 망했는데 그걸 또 독박을 쓰셨다. 그래서 집에 빚이 많이 남게 되었고 60대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다.

할아버지 빚은 장남인 울아부지에게 몰빵됐고 당시 연봉을 2천만원 받으셨는데 빚이 그걸 훨씬 상회했다. 상속포기를 하시니까 그 당시 5살도 안됐던 누나 앞으로 보험사에서 독촉장이 날아오더라. 그거 지금도 서재에 다 보관하고 계심.

그래서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하게 됐는데 불행중 다행으로 판사가 아버지 친구분이셔서 200만원 갚는거로 합의보게 되었다. 근데 그 당시 삼촌들이 한푼도 보태지 않은걸 아버지가 계속 분하게 여기고 계신다.

어찌어찌 승진 잘하셔서 삼성 거쳐서 HP 상무도 하게 되신다. 대구 사는 사촌누나는 전교 1등 유지하고 있고 친누나는 경희대 공대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