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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못 낳겠다 싶음

흙갤러(175.126) 2024.09.03 12:43:57
조회 46 추천 1 댓글 0

초등학교 저학년까진 외동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서서히 내리막이었다


가세가 기우니까 부모님도 밥 챙겨주는거 말고 뭘 챙겨줄 심적인 여유가 없었음


중3 되고 로션도 안 바르니까 가을/겨울철에 피부 쩍쩍 갈라지는데 집에선 신경 안 씀


가끔 사촌을 봤었는데, 보다 못한 사촌 누나가 얘기하고 챙겨줘서 그때부터 로션 사 바르고 면도도 하기 시작함


고등학교 와서도 집안 형편 안 좋고, 꾸밀 줄도 모르니 집에서 겜돌이 생활만 하면서 학원도 안 다님


그러다 그냥 집에서 인강 들으면서 공부했는데


고3 때도 카드 값이 얼마 나왔네 하는 소리를 집에서 들으니까 고통 없이 죽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했었음


수능 끝나고 주변 친구들 스키장 가고 어디 놀러 가는데,


나는 시급 4천원 받아가면서 2~3개월 정도 야간 피시방 알바함


주 4일 8시간씩 야간 했는데, 사고 싶은거 10만원치 사니까 달에 20이 안 모이더라


운 좋게 지거국에는 들어갔고, 국장으로 등록금 전액 면제는 받음


근데 등록금 면제 받으면 뭐하나 전공서적 사야지, 대중교통 타야지, 식사 해결해야지, 사람답게 옷도 입어야지


모아놓은 돈으로 전공서적이랑 옷 좀 사니까 2주 만에 돈이 다 떨어짐


학교 갈 교통비가 없어서 부모님한테 얘기를 했는데 만원 한 장을 못 받음


2~3주 지나고 나서야 미안해선지 달마다 용돈 30~40씩 주기로 했음


근데 어차피 그걸론 집-학교-집 말고 다른 생활이 안돼서 그다지 고맙다는 생각은 안 들었고


돈 없다고 얘기했지만 만원 한 장 못 받은 그 날, 학자금 대출 찾아서 풀로 150 당겨 받은 상황이라 용돈이 큰 돈으로 안 느껴지더라


잠깐은 순수하게 행복했는데 그동안 못 쓰던 한이라던가, 주변에 생활비빼고 용돈 50~60 받는 애들 보니까 과소비하게 되더라


그렇게 뭐 동아리 생활도 하면서 회비내고, 옷도 조금 사보고, 술도 마시러 가고 했는데


태생적으로 잘난 외모도 아니고, 운동 싫어해서 물살만 있고 꾸밀 줄도 모르니 같이 어울리는 입장에선 그냥 들러리였음


결국 내가 원하던 삶은 아니었고 뭔가 나사 하나가 빠진 채로 사는 느낌이었다


그나마 2학년부터는 취업에 신경이 많이 쓰여서 이것저것 찾아본 것도 있고


주변에 나한테 동기부여가 되거나 도움을 줬던 사람들이 있어서


대외활동 준비하면서 상도 타보고, 인턴 같은 것도 한 번씩 해보다보니


그 전과 비교해서 나라는 사람의 값어치는 꽤나 높아졌다고 생각함


그런데 그래봤자 무기계약직 연구원으로 세후 200언저리 받고 그냥저냥 산다


다행히 이해심과 애정 많은 사람과 연애하고 있는데 


내가 결혼하고 자식을 키운다고 해도 내 어린 시절보다 더 가난할텐데, 내 부모님만큼이나 자식한테 잘 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자식이 나보다 행복할 지는 몰라도, 자식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내가 행복할 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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