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흙수저녀다우리집이 굴곡많은 가정이라
근10년째 살고있는 산 바로밑에있는 싸구려 전셋집 살기전엔

방4개딸린 47평아파트에서 살고 금수저는아니지만 딱히 큰어려움 없이 살았거든...

그래서 현재 살고있는 집이...뭔가 나한테는 핸디캡같은..?그런거임...친구가 너히집 놀러가도 되냐 이런말 들으면 두려웠고 그랬음...

10년가까이 살았는데도 이사당시에 포장해온 짐들중에 상당수가 아직도 박스 안에 그대로있고
박스들이 방에 정신없이 이리저리 쌓여있을정도다...평수가 1/3정도로 줄었으니 그럴수밖에....벽지들은 포장테이프로 붙여놓은 전형적인 흙수저 집ㅋㅋㅋㅋ물도 찬물만 나옴ㅋㅋㅋ

그러다 대학때 남친을 만났고 수년전 오래돼서 무슨이유였는지 기억이 안나는데..아마 화장실때문이었던듯..
남친이 피치못하게 우리집 들러야 했던 적이 있었다.

볼일만보게하고 부끄러워서 후다닭 나오게 할 요량이었지만 계속 안나가려하고
10년묵은 이삿짐들이 아직도 쌓였고 장판까지 다 뜯어진 방을 둘러보는데
나는 아 진심 정떨어질만 하겠구나 느낌....
평소 엄마가 남친이 우리집구석보면 도망갈수 있다고함...ㅋㅋ

그런데 뜻밖의 반응이더라
나한테..
너희집엔 우리집이랑 다르게 책이 진짜 많아서 신기하다 부모님이 어쩐지 지식이 많으신거 같더라..그리고 아늑하고 편안해서 좋다는둥...
뭐 대충 이런 얘길하고ㅋㅋ 나라면 이딴 집구석 둔 애인집에 또 오기 싫을거 같은데 그 뒤로도 몇번오고ㅋㅋ
며칠후엔 너희집에서 밥먹고싶대서 흙수저 가정식으로 밥에다 싸구려 햄 구워주니까 맛있다고 먹고 그랬음

거기서 좀 감동 받았던게
나랑 남친이 입장이 바뀐상태라면 나는 이런 흙수저집안환경에서 사는 애인 정떨어질 수있을만한데 수년째 그대로인게....


쓰고본께
흙수저 갤에서 본의아니게 자랑해버렸군ㅡㅡㅋㅋ
내년엔 흙수저 꼭 취뽀해서 탈출해야겠다
다들 흙탈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