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강병식 김민우같은 테이블세터가 있던 2011년
직관갔는데 살짝 좆같이 지고 집에 가려고할때

갑자기 비 쏟아져서 유니폼샵 좌측에서 폰하고있었음
거기 자전거 세워놓기도 했고

혼자 비 내리는거 보면서 쪼그려앉아있었는데
유한준이 나오더라

그쪽 주차장에 차 세워놓은 선수들이랑 스탭들은 거기가 출구였구나 이 생각 하고
내가 고생하셨습니다라고 하니까 감사합니다 하고
차로 뛰어가더라고

다시 폰 하고있는데 공 하나랑 아이싱티같은거 들고 오시더니
나한테 이거 가져가세요
이러는거

그래서 얼떨떨하고 신나서 혹시 싸인 부탁드려도 되냐니까
흔쾌히 싸인해주면서 지금까지 왜 안가고 있냐길래
자전거타고 와서 가져아갸되는데 비가 온다
소나긴줄 알았는데 계속 오는거 아닌가
뭐 이런 스몰토크 하는데
자전거 두고 가고 내일 또 와요 이러더라
그래서 웃으면서 내일은 이겨주실까요
이랬는데 갑자기 우산쓰고 도망가던 이보근한테 내일 이겨?
이렇게 물어봄
근데 이보근이 진짜 그 짤 표정으로 달려가면서 네!!! 이러고 감
그러니까 이긴다는데요? 하고 가심

진짜 그 말 믿고 자전거 두고 택시타고 집에갔다가
다음날 또 직관갔는데 진짜 이겼다

심지어 유한준이 끝내기치고 이김
강정호 만루홈런에 라이트도 갑자기 꺼지고
별 병신같은 경기였는데
마치 나한테 약속이라도 지키듯 그 날 활약하는 모습 보고
아직도 겆팬하고 있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