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운 곳 공장에 유틸리팀에 전기직 자리가 생겨서
전산기 6월에 자격증 수령후 입사해서 3주 다닌 후기를 쓴다.
본인은 공장 시설관리? 잡부같은걸 1년 좀 넘게 한 경력이 있고 전기로는 경력이 없다.
입사한 회사의 체계는 연봉직이 아니라 시급직이다
1. 입사 첫날 팀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돌면서 인사하고 갑자기 공장 설비팀에서 민원이 들어왔다
RST 상회전 방향을 체크하여 정방향으로 바꿔달란다. 설비의 모터가 역방향으로 돌고 있단다.
기존에 전기를 했던 사람들이 다 퇴사해서 짬이 오래된 기계설비분들만 있었다.
그중에 고참이 상회전기라는걸로 RST 상방향을 찾고 차단기에서 드라이버를 들고 R상과 T상을 바꿨다.
이런거 할줄 아냐? 라고 물었다. 난 모른다고 했다.
2. 가자마자 그 주에 공장의 내부에 천장 레이스웨이 한 전등라인이 누전되었다. 일단 건물의 도면을 모르니 어떤 차단기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일단 추정되는 분전반을 찾았다. 주기도 제대로 안되어 있는터라 내려가 있는 차단기를 올려본다. 바로 떨어진다.
사다리를 가져와 레이스웨이의 덮개를 치우며 하나하나 찾아본다.
예전공장에선 천장에 등마다 박스가 있어서 있어서 거기서 결선을 전부 풀었는데
레이스웨이 형태의 전등라인은 아예 처음봐서 제대로 대처도 못하고 더군다나 전등라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감이 오질 않아서 얼탔다.
결국 못 찾고 기계고참이 와서 2시간만에 찾았다. 저녁 6시에 퇴근하려고 했는데 팀장이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해줘야지 뭐하냐고 한소리 들었다.
결국 저녁 9시에 퇴근했다. 아마 다들 개씹 초보가 왔다면서 팀에서 혀를 끌끌 찼을 거다.
3. 사무실에서 전기 민원이 왔다. 어떤 기기의 코드를 꼽을때마다 스파크가 튄다는 것이다. 콘센트를 열어보고 접점이 헐거워져 있는것을 보고 조여줬다.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몇일 뒤 그 전열라인의 차단기가 떨어졌다.
일단 멀티탭을 이용해서 다른라인의 전기를 끌어다 쓰라고 하고 전열라인의 모든 부하를 다 뽑고 전열을 체크해보았다. 선로에는 이상이 없다.
처음에는 가만히 있다가 전기가 나갔는데 선로에 이상이 없다고 하자 그제야 어떤 노트북을 꽂을때 라인의 차단기가 내려갔다고 했다.
그 사람이 전기가 안되니까 다른 라인에 가서 노트북을 코드를 꼽고 다녔는데 꼽는 전열라인마다 차단기가 떨어졌다.
그 사람한테 노트북 아답타를 버리라고 했다.
그 이후로도 그 전열라인의 하부 바닥콘센트가 병신이어서 다른 부하를 꼽을때도 스파크가 튀면서 며칠후에 차단기가 또 내려갔다.
그 사람들에게 책상 밑에 모든 전열라인의 바닥콘센트를 멀티탭을 바꾸라고 얘기를 했다.
이게 우리돈으로 해줘야 하는건데 해당부서의 돈으로 해야하는건지 책임소재를 파악하기가 좀 어려웠다.
어쨌든 그 이후로도 그 사무실의 이런저런 차단기 라인은 문제가 있었다.
4. 설비팀에서 새로운 장비가 들어오는데 220v 단상 전원을 놔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해당 현장을 방문하니 미친 케이블들이 트레이도 없이 각종 배관 전산볼트에 타이에 묶여서 거미줄처럼 얽혀있었다.
전선 포설 하기가 귀찮았는지 분전반 상부를 통해 천장으로 나아가야할 케이블들이
분전반 밖으로 포설하여 분전반 문이 닫히지 않는 수준이었다. 와 시발 소리가 절로 나옴;;
일단 우리 현장에는 제대로된 도면이 없다. 퇴사자들 공유폴더에서 알아서 찾으란다. 보안 시발거 때문에 제대로 열리는 파일이 없다.
일단 주변에 단상 220v 공급해줄 수 있는 판넬이 있는지 확인해본다. 208v는 있는데 220v 판넬은 한 50m 뒤에 있는거 같다.
업체를 불러서 포설하려면 기안을 올리고 입찰 시스템을 거쳐야한다고 했는데 전원 포설은 몇일 후까지 해달라고 한다.
아직 시발 노트북도 못 받았는데?
일단 단상 208v 라인의 전압을 찍어본다. 분전반에서는 214v정도 나온다.
208v의 전압이 220v을 써도 되는지 아닌지 고민을 많이 했다. 거기서부터도 주위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판단해야했고
일단 다른 설비를 보니 정격 220v에 208v전원이 물려있는걸 보고 208v 차단기 라인을 찾아 콘센트를 만들어줬다.
자재실에서 어찌어찌 압착기와 터미널을 찾아 콘센트를 만들어줬다.
5. 약품탱크 저장소의 일부 회로 2개가 안된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둘다 열선이다.
둘다 온도컨트롤러에 의해 작동되는건데 하나는 열선이 가동되면 차단기가 떨어지고
하나는 가동온도 임에도 불구하고 열선이 가동이 안된다.
하나를 보니 보온재 안에서 열선이 탄 자국이 보인다. 그러면서 쇼트가 났거나 혹은 절연이 안좋아져서 누전차단기가 떨어진거 같고
또 하나는 SSR문제인지 온도측정기 문제인지 열선선로의 문제인지 알 수 없다. 일단 릴레이를 주문 후 교체해보기로 했다.
열선선로의 문제면 존나 골치아프다. 해당 선로를 내가 직접 까봐야 되되는데 보온재 다 벗기고 개지랄할려면 혼자는 못하는데
같이 할 사람이 없다. 회사가 시발 돈은 잘 버는데 인원을 감축했다.
6. 에어컨 전원이 안들어 온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절연을 체크해보니 거의 0에 수렴하고 있었다.
십중팔구 물이 들언간거로 보였다. 가까스로 에어컨 실외기를 찾아 단자대를 까보니 물이 흐른 자국이 보였다.
일단 자연건조 시키기위해 하루를 지나 차단기를 올려보니 차단기가 올라갔다.
실외기 커버를 실리콘으로 밀봉했다.
7. 100A 차단기 2차측에 타버려서 못 돌리고 있는 설비가 있다고 한다. 일단 차단기는 주문했다.
단종되어서 비슷한걸로 주문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일단 케이블 종류 및 크기, 차단기 명판 등등 하나도 아는게 없기 때문에 집에와서 열심히 검색을 해보는게 일상이다.
두꺼운 케이블이라 압착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터미널도 자재실에 제대로 있는지도 모르겠고..
8. 수배전반이 진짜 가관이다. 수배전반은 보통 지하에 있는데 이 미친 회사는 수배전반이 옥상에 있고
더 문제는 수배전반이 한군데가 아니라 4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건물이 한동이 아니다.
요즘 같은 폭염에 외부에 수배전반이 있다? 몰드 변압기 온도가 올라간는데 잡을 방법이 있나?
대책을 마련하고 관리를 하란다. 온도가 높은 변압기 큐비클의 경우 팬을 추가로 장착한 흔적이 보이는데 그 공사라도 해야할 것 같다.
근데 난 물량산출하고 입찰하고하는 과정을 모른다. 해본적이 없다.
일반 건물의 시설관리가 아니라서 대충 업자 불러서 견적 받고 하기도 어렵다.
그 시발 줟같은 보안 때문에 외부인 출입도 존나 힘들고 대금 지불도 줟같다.
9. 그리고 각종 민원에 대응하면서 매일매일 수배전반 점검할 시간도 없다.
여기저기 나뉘어져있는 수배전반 다 도는데만 2시간 걸린다. 직무고시? 그 딴거 배워서 할 시간도 없다.
제대로된 분전반 평면도도 없어서 다시 그려야 할 판이다.
10. 비상발전기? 안 돌린지 좀 오래되어보인다. 여기저기 물어보니 되는거 2대 안되는거 2대라고 했다. 이 시발ㅋㅋ
11. 열화상 측정? 분전반을 돌면서 측정해? 수배전반 큐비클 열쇠도 없어서 안에 열리지도 않는데..
그리고 각종 분전반 및 판넬만 해도 수백개는 될듯 싶다. 그걸 열화상 측정하고 관리한다? 할 시간 없다.
전기 인원은 나 하나와 선임된 전기안전관리자 한분 이렇게 둘이다.
다른 직원들은 자기일 하기에도 바빠서 막 뛰어다니면서 정신없다. 공조기 냉동기 각종 알람만 해도 노이로제 걸릴 것 같다.
12.
좆같은 회사의 보안 시스템도 일하는데 매우 장애가 되고 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못 찍는다. 영상 촬영도 안되고.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도제식으로 배울때 필기하고 암기해야한다.
당연히 내가 직접해볼때는 막힐게 뻔하니 물어봐야되는데 여기 사람들이 바빠서 제대로 물어보기도 힘들다
13.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나가는 이유?
공장에서 시설관리를 해봐야 다른 제조업으로 이직이 가능하고
그리고 오피스빌딩에 있어봤지만 전기직들이 별로 할게 없다. 왜냐면 거의 아무런 사고가 안터지니까 배우는게 없다.
그래서 일단 개줟같지만 버틸때까지 버티려고 한다. 매일매일 일어나는 모든일이 나같은 쌩초보에게는 챌린지다.
일단 1년만 버티자가 목표다. 다들 건승해라.
모든 전기직들이 다 이런식은 아닐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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