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0살 노총각이다.

어릴때부터 찢어지게 가난해서

대학 다니던 와중에도 돈을 벌어야했기에

동바리, 배선, 미장 등등 안해본 일이 없었고

우여곡절을 겪고 서른이 다되어서 대학을 졸업했었다.

젊은 시절 남들 다하는 연애도 한번 못해봤었고

항상 주변에 맴돌기만 하는 존재였던것 같다.

30대 중반까지도 현장을 다니면서 살던 어느날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던게

전기기사, 전기공사기사 자격증이었다.

늦은 나이에 고생을 많이 했지만

최선을 다했고

밥먹을때도 샤워할 때도 심지어 잘 때도 생각했다.

그러기를 1년

나는 두 자격 모두 취득할 수 있었고

지금도 내 직장에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그런데 나보고 갑자기 그만두란다.

얼마전 이전 경리가 결혼하면서 그만두고

새로운 경리가 들어왔는데,

대학을 갓 졸업한 앳된느낌의 새경리는 

성격도 활발하고 착해서 사람들이 모두 좋아했었다.

나도 이전보다 현장 분위기가 좋아져서 

내심 기분이 좋았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저께 호출이 와서 사무실에 갔더니

소장이 그만 나가달라고 이야기하더라

나는 너무 놀라서 이유를 물었는데,

경리가 불편해 한단다.

나는 이해가 안된다

나는 나이 어린 분들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 친해지려 하는거

되게 부담스러워 할까봐

말도 잘 안걸고

내가 날려버린 내 젊음, 

꽃같은 청춘이 부러워서

가끔 쳐다만 봤는데

내가 피해를 준 것일까

소장은 몇년을 같이 있었던 나보다

어린 경리가 이뻐 보이는 것일까

대낮부터 숨이 턱 막혀서 

술만마시다가

목이 매여와서 글쓴다

좀 알려주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