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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전실 선배와 후배3.txt모바일에서 작성

시갤러(218.233) 2024.08.28 00:33:41
조회 1185 추천 31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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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쏜다"
무수기 실력깡패 선배가 점심을 쏘겠단다.
공사회사에 다닐 때 먹던 함바보다야 최근 먹던 한식뷔페는 나름 괜찮은 편이었다.

"웬일이에요?"
아이스크림 내기에서 6번을 졌어도 한 번을 사오지 않아 과장이 대신 결제해주던 놈이었는데.

"땄어"
내게 휴대폰을 보여주며 말했다.
580만 포인트.
1:10비율의 현금이란다.
빨강, 검정, 녹색이 조화된 룰렛이다.

신이 나서 자신의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강심장, 야수, 상남자, 부자의 상, 타기 시작한 흐름.
기이한 미사여구를 늘어놓다가 멈칫한다.
"한번 더 돌릴까?"
"에이, 관둬요"
진심으로 안타까운 나의 표정이 얼굴에 드러났는지 그는 꽤 덤덤하게 휴대폰을 내린다.

"사실 250만원 손해봤어"
1개월치 월급을 전부 박아두고 룰렛을 돌려, 58만원 남았댄다.
원래는 300만원 손해인데, 6만원으로 질러서 한번 먹었다고.
아침부터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더니 벗방을 보는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250날리고도 내게 밥을 사준다니.
갸륵하다.
버렸다는 마음으로 질렀더니, 따버렸다는 것이다.
갑자기 괴상한 소리를 지껄인다.
300을 더 넣고서 버린다는 마음으로 다시 지르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는 것.
배당은 900%.
300을 질러 먹으면 소형차 풀옵 한대값은 나온다.

결제 한도는 없다. 금융앱에서 무통장입금식이기 때문이다.
그의 행동은 빨랐고, 말릴 여유도 없었다.
3060만 포인트가 마이캐쉬라는 항목에 적혀있다.
점심 먹기 전의 행위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전 모릅니다"
실시간으로 피폐해지는 인간을 보기 싫어 혼자서 밥을 먹으러 1층 구내식당에 도착해 표를 뽑고 있는데 괴성이 들렸다
울부짖음이랄까.
주위의 시선이 다 쏠려서 나도 쳐다보게 되었다.
무릎을 꿇고 휴대폰을 부여잡고 떠는 불쌍한 인간이 거기 있었다.

어휴 등신.
"6천원짜리 한장 더요"
식권을 하나 더 받고 나서 그에게 다가갔다.
"형, 밥먹어요"
아무 말이 없었다.

"씨이발 내가 된다고 했지!"
야수와 같이 눈을 부릅뜨고 내게 말한다. 욕설로 이목이 다시 집중된 것은 공공연한 비밀.

내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2억 6천만 포인트. 근 3000만원.
내 얼빠진 표정을 보고 다시금 의기양양해진 40살의 소년.

환희를 감추지 못하는 그는 어깨동무를 하며 으스댄다
"이게 야수의 심장이지! 가자 소고기 먹으러"
"돈은 찾고 가야죠."
나는 저것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을 알고 있다.
환전 버튼을 누르고, 2시간 후에 계좌로 입금된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점심에 소고기라니.
박봉기사 주제에 소고기라니.
그는 점심에 소주까지 한 병 곁들인다.
20만원을 흔쾌히 긁어버린다.
아이스크림을 푹 떠서 낼름거리며 관리소 여직원에게 향한다.
그의 자랑과, 관심 없다는 얼굴의 여자.
그의 손가락 무용담은 열기를 더했고 한심하게 쳐다보는 낯빛이 점점 그늘 져갈 때,
휴대폰을 꺼내 증거를 보인다.

2시간이 아직 되지 않았는데 무얼 보여줄 것인가? 포인트?
"뭐야, 왜이래"
강제로 로그아웃된 계정은 더이상 접속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아이디라고 나온다.
전화를 다급히 건다.
당연하게도, 받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그는 심각해진다.
당연하게도, 여직원은 허풍쟁이라고 말한다.
이 억울한 상황을 누가 알아주리?
자신이 만든 억울함을 어디 하소연하리?

본다 사설 토토란 것은 심심풀이로라도 하지 말라 했거늘.
몇 군데, 다시 몇 군데 전화를 건다.
아무도 받지 않는다.
경찰에 가야겠단다.
사무실에서 소리를 마구 질렀다.
그러나 그의 평판은 나빠지지 않겠지. 그 억울함을 알아주기에?
아니, 더 나빠질 평판이 존재하지 않기에.
하루에 600을 날린 600만원의 사나이.

40이면 불혹이라던가?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고?
도박은 그 위험성을 모른다면 나이를 가리지 않고, 여색은 그 간교함에 당해보지 않으면 순식간에 지배당한다.
40이 된 그였지만 불혹 따위는 없다. 영원히 소년인 것이다.
일장춘몽, 일근춘몽이다. 그는 꿈을 꾸었고 깨어나 꿈을 잃었다.

뒤돌아 기전실로 향하는 내게 말한다.
"아까 먹은거 갚아라"
이 씨발놈은 아이스크림 언제 사나 보자.

그는 역시 알뜰살뜰 실리를 챙기는 실무의 고수,
무수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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