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같이 일하는 시설동료들, 과장 ,소장뿐만 아니라 보안이나 미화에게도 잘 보이려고 했다는 점이다.

워낙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찐따끼가 다분한지라 원체 남 눈치를 잘 보고 다른 사람에게 미움 받지

않으려고 내 자신을 희생하면서 시설생활을 했었다.

맞서 싸우거나 기싸움 하기에는 내가 원체 쫄보에 말재주도 없어서 항상 YES맨이었고

시설동료들이 나에게 함부로 말하거나 꼽주고 가스라이팅을 시전해도 웃으면서

맞설뿐이었다. 나보다 한참 어린 시설기사가 나에게 격하게 말싸움을 걸고 화를 낼때도 

난 아무런 말도 하지를 못했다 그냥 죄송하다며 연신 고개를 조아릴 뿐이었다.

어느날은 내 사수였던 기사가 소장의 불합리한 지시와 언행에 맞서 싸웠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사수의 그런 행동이 이해가 돼질 않았다. 아무리 소장이 밉더라도

그래도 우리 상급자이고 인사권도 쥐고 있고 나이도 많은 사람인데 예의를 지켜야 하는 게 아닌가

혼자서 생각을 했었다 허나 9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내 사수가 멋진 남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병신같이 당하고 사는 것보다는 그래도 불합리에 맞서는 남자야 말로 전자보다 훨씬 낫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념글에 이런 말이 있다. 시설관리에서 믿을 것은 돈과 자격증 그리고 가족뿐이라고

난 이말에 격하게 공감하면서도 눈물을 흘린다.

나는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게 가족이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아동학대 피해자이자 보육원 출신이다.

자격증과 돈 나 스스로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30이 훨씬 넘어서야 성찰하게 되었다.

시설에서 아무런 사고도 안치고 항상 예스맨으로 살면서 소장과 과장에게 잘 보이고

같이 일하던 시설기사들에게 미련하리만치 고개숙이고 극진하게 대접하며 휴일에는 같이 등산도 가고

식사도 같이 했었지만 나에게 돌아온 것은 계약만료 통보였다.

나에게는 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데리고 간다. 계약만료는 없다던 시설주임과 과장은

계약만료 통보날 나를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시설을 나오고 나서도 단 한 번도 연락을 하지 않았다.

이 사건 이후로 스스로 각성하고 전기쌍기사 소방쌍기사 공조냉동기계기사 정보처리기사를 취득 후

옛 직장에 알렸지만 돌아오는 것은 애써 나를 외면하는 눈초리 뿐이었다.

너는 저능아라고 전기기사 자격증은 꿈도 꾸지 말라며 공조냉동기능사와 위험물기능사 자격증을 추천하던 

기계과장과 주임은 입을 다물었다.

너무 늦게 깨달아버렸다. 그래서 울컥한다. 이제부터라도 내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