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은 하나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용도지 일부 선임용을 제외한다면 직접적으로 연봉 협상에 쓰는 도구가 아니다.

꼭 시설에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님.

예를 들어 난 예전에 취미로 한국사와 컴활1급을 딴 적이 있다. 그 당시엔 그저

친구들 하길래 따라한 것뿐이었는데 나중에 내가 회사에 입사하고,

그 회사를 퇴사하여 공기업으로 이직을 결심했을 때 도움이 됐음.

남들은 그거 한다고 몇달씩 시간을 날려먹는데 난 그 시간에 전공과 NCS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지.

몇 년전에 아무 생각없이 딴 자격증 덕분에 시간을 번 거. 그 덕분에 하반기에 지원할 거

상반기에 지원할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이직 준비 기간을 줄일 수 있었다.

취준한 애들은 알 거다. 조금만 일정 틀어지고 밀리면 그대로 반년을 날려버린다는 거...

그리고 이후 공기업에 입사했는데 사무실보다는 현장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로 일하게 됐다.

기술직은 대부분 현장이 많으니까. 짬차면 사무실로 보직이 변경되겠지만 난 신참이라 현장이었음.

그런데 내가 이전에 따놓은 자격증 하나 덕분에 다른 직무에서 일해볼 생각 없냐는 말을 들었고

그대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보직으로 변경할 수 있었음. 남들은 몇년씩 짬이 차야 사무실로 오는데

난 입사 1년차에 그런 기회를 얻었지. 물론 현장이 나쁘단 건 아니고 각각 장단점이 있긴 했는데 난

이전 재직경험도 사무실에서 일했고 사무실이 더 익숙했음.

또 다른 예로 내가 아시는 분은 시설을 하셨는데 소방이나 전기, 공조 등 여러 자격증을 따셨다.

그 덕분에 나이를 먹고도 이직이 제법 잘됐고, 나중엔 그 자격증들이 특급이 돼서 감리로 전향하셨음.

처음부터 감리로 전향하려고 마음을 먹으셨을까? 수년전부터? 본인도 잘 몰랐다더라. 이 정도로 우대받을 줄은.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처럼, 자격증은 일종의 보험이나 기회를 만드는 용도로 따는 거라고 봄.

본인이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면 과연 나이먹고도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설령 공공기관이라고 해도 기관이 없어지거나 직원들을 해고하는 경우도 있음. 해고를 하게 되면

1순위는 기존의 무기직, 공무직 또는 정규직 전환자들이 그 대상이고... 이건 어쩔 수 없어. 

그리고 앞으로의 10년뒤, 20년뒤, 30년 뒤의 일은 모르는 거고.

아무튼 젊고 똑똑한 애들 계속 들어올텐데 무자격으로 일을 계속한다고? 갑자기 짤려버린다면, 나이 40, 50먹어서

지금처럼 이직 잘하고 좋은 조건으로 갈 수 있을까. 똑같은 틀딱끼리 면접봐도 상대와 경력이 비슷한 반면

상대가 자격증이 더 많다면, 아무리 쓸모없는 자격증이라도 고용주는 다시 한번 더 고민할 수밖에 없음.

무자격을 뽑나 잡다한 자격증 보유자를 뽑나 나가는 돈은 똑같으니까.

괜히 자격증 시험에 중년들이 많은 게 아님. 다들 나이 먹고 느끼는 게 있고 부딪힌 벽이 있으니 자격증이라도 찾는 거.

결론은 자격증 하나 딴다고 드라마틱하게 뭔가가 바뀌지 않고, 월급이 오르는 것도 아니지만 밑져야 본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