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여자였다. 남자였다. 소녀였다. 어린아이였다. 동물이였다. 아브락사스였다. 얼룩 한 점으로 흐릿해졌다가 다시 크고 뚜렷해졌다. 끝에 가서 나는 마음속에서 들리는 뚜렷한 부름을 따르며 눈을 감았고, 이제 이재명을 내 마음만에서 보았다. 더욱 강하게, 더욱 힘있게, 나는 그 분앞에 무릎을 꿇으려했다. 그러나 이재명이 어찌나 내 안으로 들어가 버렸는지

양팔이 멀쩡한 새 이재명이 있었다, 수많은 격전들을 거쳐나간, 틀딱 이재명이 있었다.

아직 완성되지 못한 이대남 이재명이 있었다. 여자로 태어난, 페미니스트 이재명이 있었다.

다른 시간축의 민주당에 소속된 이재명이 있었다. 다른 시간축의 국민의힘에 소속된 이재명이 있었다.

윤석열과 단일화한 이재명이 있었다. 안철수와 단일화한 이재명이 있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명이 있었다. 외국국적을 가진 이재명이 있었다.

사람조차 아닌 이재명이 있었다. 살아있는 피와 사살을 가진 이재명이 있었다.

장신의 이재명이 있었다. 단신의 이재명이 있었다.

짐승 모양 이재명이 있었다. 형태조차 없는 이재명이 있었다.

액체 이재명이 있었다. 기체 이재명이 있었다.

전리체 이재명이 있었다. 유체 이재명이 있었다.

신이 된 이재명이 있었다. 마로 타락한 이재명이 있었다.

과거 존재했던 이재명

지금 존재하는 이재명

앞으로 찾아올 이재명

다른 가능성을 가진 이재명

가능성조차 가지지 않는 이재명

시공의 틈새를 유린하는 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