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사건을 맞고서
누군가와 가까워지는 것에 신중하게 되고

역시 이런 저런 일들을 겪으며
낯선 유동들에게는 댓글에 인색해진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모인 사람들이지만
때로 이런 상황이 올 때마다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워낙 자유롭고 넓은 곳이라 눈팅도 많아지고
마음이 아픈 사람도 등장하고
끈질기고 치밀하게 음해하는 무리도 나타나고...

이런 상황이니 조심해야 할 것들이 늘어나면서,
우리들 또한 발 한 번 미끄러지면 수렁으로 빠지는 것이 순식간이다.

스스로 즐겁고 기쁘려고
소녀들을 좋아하는 마음을 조금씩이라도 표현하고 나누려고
갤에 오는 것인데

누군가가 미끄러지진 않았는지 경계하고
더러운 것을 묻혀오지 않았는지 불안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기도 한다.

완벽할 수 있겠는가..
소녀들도, 우리들도..

한겨울 추위에 몸을 웅크려도
사흘 뒤면 입춘이 다가와 봄내음이 나는 것처럼

어깨를 펴고 고개를 들고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고 웃고 즐기기만 하면
태연갤러리에서 문제 될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특정갤러들을 언급해서 조심스럽지만
누군가와 적을 두지 않으면서
야자박사의 과감한 행동력,
단신제의 웃음을 주는 갤능감과 섬세한 게시물들,
그것을 한때는 우러러 보기도 하고,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요즘은 헤헷 처럼 조용히 와서 그저 소녀들 얘기하고
보고 웃고 찬사를 보내는 것이 최선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소녀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이곳 구성원들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오해가 있다면 충분한 해명을 하고
앞으로 좋은 모습을 열심히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일편단심탱구.
갤이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도 묵묵히 태연 사진을 올려가며 찬양을 멈추지 않던 갤러.
좋지 않은 일들이 연이어 터져서 지금은 갤러들이 손을 놓았고 그도 탈갤을 하는 등 사건들이 있었지만

나는 갤러들의 예쁘고 순수한 마음도 그에 만만치 않게 보였었는데
그 첫 번째는,
그동안의 그의 활동을 존중하고 갤을 조용히 지키고 싶었었는지
자신이 받은 크고 작은 피해를 오랜시간 참고 견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에게 진솔한 사과를 요청하고 깨끗이 털어버릴 수 있을 때까지 기회를 많이 주었다는 점이 그랬다.

비록 그 바람대로 잘 되지는 않아서 안타까웠지만..
언젠가 갤러들이 그에게 원하는 것을 얻고 변화를 목격한다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갤에서 소외되었다고 세상에서도 소외된 것은 아니니
누구라도 위기에 닥쳤을 때 자신을 사랑하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동시에, 이곳도 또 하나의 세상이란 것을 지각하고
태연이의 마음을 품고있는 이곳을 소중히 지켜줬으면.

태연갤 급식들도, 청년과 노인정도, 여덕이나 남덕이나..
누구나 미끄러 질 수 있다.
그 누군가가 소녀들을 진심으로 사랑해주고 있다면
그가 다시 공동체에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다면
그가 소녀들에 대한 사랑하나로 언제까지라도 비판을 감내할 수 있다면
격리된 구렁으로 떨어뜨리지 말고 붙잡아 주었으면.

여기서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은,
애초에 누군가가 미끄러지기 이전에 우리의 가이드라인을 명백히 하고
자유로운 태연갤을 지키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여러 룰들을 성실히 지켜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뚜렷하게 보이는 룰도 아니고 협의한 것도 아니고 강제하는 것도 아니라서
누군가에게는 적잖게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갤을 보면서 자연스레 얻게 되는 이곳만의 분위기와 열린 마음,
소녀들에 대한 애정.
대략 이것이 최소한의 선이라 하겠는데...

태연갤이나 어떤 다른 세상이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실행하는 다양성 덕분에 자극을 받게 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세계는 훨씬 다양해지고 풍성해질 것이다.

일단 구성원의 숫자가 많을수록 유리한 것이니
역시 누군가를 밀어내기 보다는 감싸는 쪽이 최선이겠지.

비슷한 분위기, 사고를 가지고 있는 집단에서는 창의성이 나오기 힘들다.
그런데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관심과 반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도적인 무리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누군가는 튕겨져 나가고
기존에 있던 누군가는 미끄러져 수렁에 빠지게 된다.

때로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구성원들을 믿고 과감히 스킵하는 것이 서로에게 편한 방법이다.

계속 지켜보되,
긍정의 침묵이든 부정의 침묵이든 기다려 본다면
언젠가는 누구도 예상 못한 큰 그림으로 완성되지 않을까..

누군가를 미워하지도 말고
자신 또한 불안하지 말았으면.
내가 때로 미끄러진다면 저 친구가 지적해 주겠지.
왜냐하면 나를 붙잡아 주려고.
태연의 말처럼 서로 오래 보기 위해서.

태연갤러리에서는 그저 소녀들만 보고
아주 빠르지 않게, 아주 느리지 않게 발을 맞추며,
소녀들의 세계에 우리도 천천히 동참해 보았으면.

소녀들을 닮은,
그 스타에 어울리는 팬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