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경찰, 대학 연구단체의 협력으로 사체 얼굴 복원에 성공한 사례를 방송한다. 피해자 신원을 첨단 과학으로 추적해 한 여인의 억울한 죽음에 얽힌 진실을 파헤친다.

지난 2011년 6월 30일. 경기도 부천의 한 근린공원에서 알몸 상태의 여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얼굴이 심하게 훼손되고 피해자 물건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특이한 건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모두 절단돼 있다는 사실이다.

부검 결과 피해자는 키 160cm 전후의 40대 여성이다. 하지만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사체 훼손마저 심해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법의학자들은 손가락과 발가락이 모두 절단된 것에 주목했다.

손톱 끝에 남아 있을지 모를 자신의 DNA를 없애거나 피해자의 지문을 없애 신원 확인을 방해하는 일은 살인사건에서 종종 나타난다. 문제는 발가락이었다. 범인은 왜 피해자의 발가락을 훼손 했을까?

전문가들은 범인이 피해자 신분이 드러날 것을 두려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살인 후 손가락 지문을 없애고 발가락 지문마저 잘라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경찰의 협조아래 한 대학 연구팀과 함께 피해자 얼굴을 복원해보기로 했다. 시신 전체를 CT로 촬영하고 두개골을 3D 프린터로 스캔해 살아 있을 때의 얼굴을 복원하는 것은 국내 최초 시도로 2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이렇게 복원된 얼굴을 토대로 탐문에 들어갔다.

얼마 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복원된 얼굴이 행방불명된 자신의 이모와 비슷하다고 했다. 키, 나이는 물론 다른 신체적 특징도 유사했다. 제작진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경북 영천으로 향했다. 가족들이 건네준 사진 속 여인은 복원된 피해자의 얼굴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있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