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고 대학교 다시 가서 임용 2번 쳐봤는데 합격점이랑 너무 멀더라

어차피 돈도 없고 공부 올인 해봤자 안 되겠다 싶어서 기간제 하겠다고 하고 원서 쓰고 있는데

엄마가 자꾸 나이 먹고 자리를 잡아야지 기간제 그거 하면서 니가 공부를 할 수 있겠냐고, 시험에 붙어야 된다면서 말씀하시더라

근데 정작 울집 재산도 없고 엄마도 나이 드니까 아프셔서 일 그만두고 쉬는 중이신데 더이상 돈 나올 구멍도 없다

나는 본가 근처에서 기간제를 못 구하면 타지로 가서 방을 어떻게 구하고 차는 없는데 출퇴근 어떻게 하지 하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꾸 시험 타령 하니까 너무 빡치더라

시험 뭐 내가 붙기 싫어서 떨어진거냐고, 10명 중에 1명 붙고 9명 떨어지는 시험인데다가 정부가 교원 수급 계획이 없다고 하는데 자꾸 시험 얘기만 하면 어떻게 하냐고, 내가 집에서 마냥 알바나 하면서 놀겠다는 것도 아니고 기간제 일 하면서 돈 좀 모으면서 장기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얘기했는데 왜 자꾸 똑같은 소리 하냐고 소리 지름. 나는 지금 나이는 있는데 경력 없어서 기간제도 못 구하면 어떻게 하나 그 걱정 하고 있는데. 그리고 내 친구들 하나씩 결혼하고 집 사고 애 낳고 하는 거 보면 나는 별 생각 없는 줄 아냐면서, 대학교 동기 동생들 합격 소식 들으면 배알이 꼴려서 뒤집어질 거 같은데 말을 안 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엄마가 다른 말은 안 하고 자꾸 눈물만 조금씩 흘리시더라. 그래서 뭐 때문에 우는지 얘기를 해달라니까 지금은 얘기하기 싫다고 하시더니 오늘도 밥 먹는데 말씀은 없고, 밥 드시다 말고 눈물 좀 흘리시더라. 왜 우시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좀 놔둬라 하시길래 걍 방에 들어옴..... 오늘 기간제 서류 결과 나오고 내일 면접이랑 수업 실연이라 기다리고 있는데 존나 신경 쓰이고 마음이 무거워서 뭘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