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사물놀이를 잠시 배웠었다 한 이 년 쯤 했던 거 같은데

여름에 전수..라는 것도 받았었지 ㅋ

하지만 그 때 뿐 우리 가락을 구성지게 부른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었는데 ㅋ 이젠 사랑가도 다 까묵고 노동요로 불렀던 여러가지 소리들이 기억 저편에 사라졌는데

나이들어서 된장국 해장국 김치찌개를 잘 먹게 된 것 마냥

이젠 신명나는 놀이판이 재미있고 마당놀이가 좋고 우리의 만담이 우리의 의뭉지고 맛깔나는 익살이 좋아지고 있어

콕 찝어서 빗대서 버무리는 우리나라의 고유의 놀이들

십 년의 세월이 지나도 그 세월 이전에 이걸 실험극처럼 작은 극장에서 시작했던 이 가 명품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여기에 웃음과 눈물 해학과 페이소스 그리고 사랑 권력 몰락 공허 인생 자체가 녹아있기 때문일것이다

연극이니 공연이니 뮤지컬이니 모두 배우가 두드러지긴 하지만
역시 컨텐츠의 힘이 가장 중요한 것이고
거기엔 인문학이 베이스가 되지 않으면 도저히 되지 않을 문화적인 에너지

연극 이는 나에게 인간사에 대한 화두를 던져주고
공길이가 장생이가 연산이 녹수가 홍내관이 우인이 가지고 있던 인생의 단상들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 나를 공부하게 하는 것이다
그것이 비록 자격증을 위한 공부도 아니고
학사 석사 박사를 위한 공부도 아니며
내 개인 연애사나 가정사를 위한 공부도 아닌데
나를 애국자로 만드는 것도 아닌데

난 그저 이 공연에서 가장 많이 웃고 가장 많이 울었던 거 같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
배우의 감정에 취해서 캐릭터가 주는 감성에 취해서
내가 공감하는 몇 가지에 취해서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

이제 어느 배우가 올라와도 어떤 연출로 바뀌어도
당분간 안 보고 싶어
너무 힘들고 아파......

아아 그래놓고 부산 가겠지? 엉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