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남자라면, 위 제목이 멜로물이 되겠지만;;
난 녀자이므로....... 뭐 쓰릴미 찍을것도 아니고;;;;


오밤중에 갑자기 생각난 그 때 그 추억.


4년전 \'쓰릴미\' 초연을 달리고 있을 때였다.
한참 유명세 탄 시기였고, 공연장도 충무였는데 엄청 좁아서 끝자리 구하기도 힘들던 시절..

류정한 김무열 저녁공이었다.
나는 앞에서 두번째 사이드에 앉아서 집중해 보고 있었다.
정말 모두들 숨소리 하나 나지 않는 그런 초집중 관객 모드였는데..

극 시작 중반쯤부터.. 갑자기 내 옆자리 여인이 기침을 좀 했다.
근데 사람인데.. 당연히 기침 좀 할 수도 있는거지..
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왠걸, 이 여인의 기침이 끊이지 않는거다.

왜 그렇거 있잖나... 기침 초반에 안할라고 참다가.. 괜히 목 더 간질 거리고.. 그거 좀 더 참아보려 하다가.. 나중엔 참을 수 없이 기침이 몰려 나오는거;;;;;;;;;;;;;; 기침은 초반에 좀 켁켁 하고 끝내면 되는데.. 억지로 참아보려 하다가 나중엔 감당 안되게 계속 기침 나오는 그런 시츄에이션이었다;;;

무려...
쓰릴미 씬부터... 애 죽이자고 합창하고, 계획짜고, 멀리왔고;, 애 유인하는 로드스터까지 왔는데도...
옆자리 여인의 기침이 멈추지 않는거다;;;;

당연히 이 여인 또한 죽으려 하고;; 기침소리도 정말; 참는 기색 역력한데 억지로 히끅히끅 짜내다가 갑자기 눈물과 함께 터져나오는 기침들... 막 듣는 사람이 답답해 죽어버릴 것 같은 그런 안타까운 기침소리 있잖나.. ㅠㅠ.......
그쯤되니 주변 사람들도 대놓고 짜증내는 소리 하고....
나도 처음엔... 이 여인때문에 공연에 집중 안되는게 좀 거슬렸는데...
계속 되다보니, 이 여인이 너무너무 불쌍해졌다.
살짝 옆에 보니.. 두 손으로 입 틀어막고, 눈에 눈물 고이고, 기침 참아보려고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더라. 아예 눈은 꼭 감고 말이다;;;

공연장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게... 07년 무대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맨 앞자리 같은 경우는, 나갈려면 무대 앞으로 나가야되서 말이지;;;; 나가는건 완전 불가능.
완전히 포위된 상태의 그 여인은 빼도박도 못하고 발작기침 참으려 눈물 흘리고 있고.. ㅠㅠ....


그러던 중 갑자기, 내가 아까 친구한테 받은 옥수수수염차가 가방에 있다는게 생각났다. 먹지 않고 넣어두고 잊어버린, 새거였다.
주섬주섬 가방을 열어 그 음료수를 꺼냈다.
옆에서, 입틀어막고 부들부들 떨며 괴로워하고 있는 그 여인에게 조용히 옥수수수염차;를 줬다.
나를 보더라. 내가 입모양으로 \'새거예요. 드세요\' 라고 했다.

얼른 그 음료수를 받고 뚜껑을 돌려 급히 따더라.
그러면서 나를 보며 \'고마워요!\'라고 하던 그 여인의 눈빛이................. 왠지 아직까지 기억이 난다.
그 절박한 눈빛이라니... 눈에 눈물까지 맺혀가지고.. 에이그 ㅠㅠ..... 얼마나 괴로웠으면.



내가 음료수를 준 뒤부터 그 여인의 기침은 뚝 멈추고...
다시 공연 감상.. 하지만 이미 공연은 슈페리어로 순간이동했을 뿐이고. -_ㅜ;

하지만, 난.. 왠지 그 날이 되게 기억에 남는다.


밤이 되니.. 괜한 글도 쓰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