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극중 쌩뚱맞은 부분에서 터지는 웃음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기 십상이고
\'대체 왜 저 사람은 이 부분에서 웃은걸까\'라는 의문이 들게 하며
극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탐구를 하게 하는 원인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걸 과연 일반적인 관크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어.

관크는, 극과 관계 없는 행동 중, 타인의 관람이나 배우의 연기를 방해하는 행동이니까.
극과 관계 없는.. 정확히 말하면 극에 대한 관객의 적절한 피드백이 아닌 것들 중 말야.
전화를 받거나, 기침이 심하거나, 문자를 확인하거나, 가방을 뒤적이거나 하는 것들.
사진을 찍는 것도 있겠지.

하지만 웃음은 사실 극에 대한 \'정당한\' 피드백 중 하나야. 극을 보고 있던 와중에,
모종의 요소에 자극받아서 웃음이 나온거니까. 물론 백명이 있는데 혼자 웃었다면
그건 그 자신의 취향이 좀 독특하다는 것일테고, 그런 사람들은 주의해 마땅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백명 중 서너명만 되더라도 그건 취향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지 않을까.
그 사람들이 \'웃었다\'면 연기나 연출이 \'웃겼다\'는 것이고, 이것은 배우나 연출자의 의도였거나
혹은 실수였다는 것이 될테니까.



난 그런 생각이 들어.
극 중 관객 일부가 쌩뚱맞은 장면에서 웃었다면,
그리고 그 부분이 극 흐름상 사람들이 웃으면 안되는 부분이었다면 말야
그 부분에서 관객 일부가 웃은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배우와 연출자의 잘못이라고.
그게 의도였건 실수였건 간에.

웃긴 사람이나 웃긴 부분이 없다면 웃을 사람은 미친 사람 뿐이잖아?







빙수글 : 오늘 밀크팥빙수 먹으러 갔는데 자리가 가득 차서 기다렸다가 들어가서 기어이 먹고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