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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12 블메포 스포기 아주조금?담은 후기

ㅈㅎㄱ(121.143) 2012.05.13 01:54:48
조회 204 추천 0 댓글 1

‎120512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후기
캐스팅 : 정상윤, 전성우, 윤나무, 송상은, 태국희

언젠가는 꼭 볼거라고 마음먹었었지만, 이렇게 빨리 볼 줄은 몰랐던 블랙메리포핀스. 주말에 빈둥빈둥대다가 충동적으로 당일 예매해서 아트원으로 급히 향했다. 결과적으로는, 과감한 선택을 하고 아트원에 간 나를 정말 격하게 칭찬. 지금까지 본 뮤지컬, 연극 중에 이렇게 높은 몰입도를 자랑하는 공연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110분이란 런닝타임이 화살처럼 지나갔다.

-대단한 4명의 아이들!

이 뮤지컬의 등장인물은 단 5명 뿐. 사건의 중심인물인 가정교서 메리를 빼면 남는 게 이 4명의 아이들뿐인데, 사실 극 이름만 블랙‘메리’포핀스다 뿐이지 메리의 실제 극중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그래서 실상 극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건 바로 4명의 아이들, 한스, 헤르만, 안나, 요나스. 모두 다 기억 저편에 슬프고 잔혹한 기억을 가진 아이들이다. 과거의 기억에 묶여 사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역시나 각각의 캐릭터 설정이 만만치 않아서, 연기할 때 무척 까다롭겠다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네 배우 모두 너무나 훌륭하게 역을 소화해 주었다. 현재의 모습과 과거 어린 시절의 모습을 넘나드는 연기를 의상 교체 하나 없이 완벽하게 표현해 낸 우리 배우들에게 박수.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송상은 배우. 유일한 여자 형제인 안나의 섬세하고 비극적인 내면을 그 특유의 감수성으로 훌륭하게 풀어낸 듯. 성량도 제법 있고 목소리 음색 자체가 너무 고와서 넘버도 좋게 들었다. 나머지 세 배우도 이게 첫공한지 일주일도 안된 공연 맞나... 싶을 정도로, 퀄리티 높은 연기와 넘버 소화력을 자랑했다.

-놀랍다, 무대 연출.

아트원에 가 본 사람들은 어느 정도 공감하겠지만, 아트원시어터 1관의 크기는... 뭐랄까, 감성적이고 섬세한 작품을 올리기 좋겠다는 느낌을 주는, 그러한 크기. 무대와 객석 사이도 정말 가깝고, 2층에서도 배우 표정이 다 보일 정도로 좋다. 그런 점에서 블메포는 극장을 정말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작지도, 또 크지도 않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심리 스릴러 극이기 때문에, 집중하기도 좋고 여운도 훨씬 오래 간다고 느꼈다. 연출은 처음 올리는 창작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완벽에 가까운 연출이었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관객들에게 극에 대한 배경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함과 동시에 조명의 적절한 사용으로 극 분위기를 정리해줘서 좋았다. 그리고, 가운데에 있는 회전 무대도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구분해주어, 관극에 편의를 더했다고 생각. 또,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하고 음산한 무대 연출은 블랙메리포핀스라는 극의 분위기에 화룡점정이었다. 

-스토리,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극이 막을 내렸을 때, 가장 처음 든 생각은 뭔가 아쉽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겠다는 생각이었다. 스토리가 일목요연하고 전달도 잘 되는 ‘친절한’ 극인만큼 관객 나름대로의 추리를 펼쳐 볼 기회를 많이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심리 추리 스릴러 뮤지컬’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에게는 재미가 반감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결말을 내는 게 오히려 더 사실적이고 여운이 짙게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나의 개인적인 감상이다. 나는 스토리에 딱히 큰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극의 전개에 모순이 없는 깔끔한 스토리 구성이 돋보여 좋았다. 잘 쓰여진 추리 소설 하나를 밤 새워 완독한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 궁금증이 해소됨과 동시에 깊은 여운이 남는 뮤지컬이었다.

-블메포, 이런 뮤지컬이야.

블메포는, 웬만한 라이센스 뮤지컬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잘 만들어진 창작뮤지컬. 각 캐릭터의 존재 의미도 잘 살렸고, 스토리, 연출도 우수하다. 극 자체가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가 매우 강한 편인데, 그 때문에 몰입도는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인터미션 없는 110분이란 상당히 긴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말 그대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빠져 감상하였다.

몰입도도 훌륭하고 연출, 스토리도 좋은 블메포. 하지만 아쉬운 걸 굳이 꼽자면 넘버다. 귀에 꽂히는 넘버도 딱히 없고, 모두 음에 대사를 살짝 얹은 듯, 화려하지 않은 멜로디의 연속이다. 그러나 난 이 튀지 않는 넘버조차도 좋게 들었는데, 그 이유인 즉슨 넘버가 극의 전개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애초에 뮤지컬에서 음악이 하는 기능이 극 전개에 도움을 주고 등장 인물의 내면을 보다 섬세하게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에 미루어 볼 때 블메포의 넘버는 아주 충실한 뮤지컬 넘버였다. 급변하는 인물의 내면을 표현할 때는 넘버도 따라서 급박해졌고, 두 인물간의 애틋한 관계를 표현할 때는 넘버도 애잔해졌다. 감정 과잉이라고 느껴질 만한 여지도 전혀 느끼지 못했으며, 극 전개에 어색하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개별적으로 들었을 때에도 내가 과연 이렇게 블메포 넘버 찬양(...)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어쨌든 극과 함께 접했을 때 블메포의 넘버는 좋은 편에 속한다고 본다.

블메포를 볼 때에는, 철저하게 자신을 극의 흐름에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딱히 특정 인물에 감정 이입을 할 필요도, 극의 디테일에 주목할 필요도, 쓸데없이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 배우들 모두의 연기와 내면에 집중하면 스토리는 자연스레 이해되고, 내면의 아픔도 고스란히 전해지니까. 그만큼 ‘블랙메리포핀스’는 연출, 스토리, 배우, 넘버 등 모든 면에서 매력적인 뮤지컬이다. 기본적으로 심리 추리극이기 때문에, 한번 본 이상 스토리를 다 알게 되어 재관람 욕구가 용솟음(...)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연출에 빠져, 한번쯤은 다른 캐스팅으로도 꼭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공연은 개취씨왓인거 알지?ㅜㅜ
마지막 블메포,이런 뮤지컬이야는... 아직 블메포 안본 친구들이 써달라고 해서 영업반 개취반으로 쓴거야 ㅎㅎ;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극세사 후기는 아니고, 그냥 전체적인 느낌 위주로 쓴 후기니까 편하게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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