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공 황-조-훈으로 보고 가는중.
황정민 배우는 전에 웨딩싱어에서 보고 너무 실망해서 앞으로 뮤지컬로는
안보겠다 생각했고 라만차 프리뷰영상 뜨기 전에도 안보려고 했거든.
근데 프리뷰를 보니까 연기가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 아무래도 이번에는
내 맘에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예매했어.

라만차는 실제로 본건 이번이 처음인데 오스트나 내용은 원래 좋아했던지라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할 수도 있을거라 생각했어.
예상대로 황동키는 노래는 SO SO였어. 새야 작은새야 할 때는 목소리가
너무 잠기길래 불안했는데 리뷰를 보니 원래 그런가봐(?)
그 밖의 다른 넘버들은 무난무난. 원래 내 취향은 귀호강시켜주는 뮤배라
어찌보면 내 스타일하고 참 대척점인 배우인데 대신 연기가 너무 좋더라고.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는 형제라는 말. 그 말 황돈키랑 참 잘 어울려.
두 역할간의 괴리감도 별로 안느껴져. 그렇다고 황세르반테스가 별로냐하면
그것도 또 아닌 것이 극작가이고 명석한 지식인임에도 황세르반테스는
소위 동네아저씨같은 구석이많아보여서 첨에는 그리 똑똑해보이지 않았는데
뒤로 갈수록 고뇌에 찬 표정이나 자신과 키하나 혹은 수염의 기사간의 정체성
에 대해 힘들어하는게 느껴지더라고.
인물간의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형제로서 와닿았던 것 같아.

내가 폭풍눈물 흘리기 시작한 순간은 거울의 기사때부터인데
앞열 중앙이라 아무래도 연기보기 좋았거든. 근데 거울 속에 비친 황동키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보이는데 고통이 나한테 그대로 전해지는 기분이 들더라.

그러다 집에서 죽기 직전의 알론조에서 돈키로 돌아오는 순간 황동키의 눈빛.
이부분의 황돈키의 눈빛 이거 하나만으로도 오늘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
황돈키 연기가 맘에 든건 무엇보다 작위적이거나 꾸민다는 느낌이 없다는 것.
자기가 배운 것들, 경험한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려한다고 느껴졌는데
그게 나랑 잘 맞은 것 같아. 그리고 딕션은 딱히 좋다고(좀 않좋게 느껴지기도)
생각못했는데 이상하게 대사 하나하나가 참 잘들려. 희안해;

다른 배우들 다들 너무 좋아서 다 칭찬하고싶은데 핸드폰이라 포기.
하지만 모든 배우들이 너무 좋았다.
나 뮤지컬 보면서 이렇게 운 적 처음인듯. 라만차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