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들 보니까 알돈자 멘붕씬 힘들어 하는 횽들 많구나..

근데 난 보기 조금 힘들어도 그씬 자체를 삭제한다던가 블의 안나씬처럼 처리하는건 반대입장이야..(조금 길이를 줄이는건 찬성이지만..)
나도 그씬 보기 힘들어서 가끔 덕들 신발 구경도 하고, 음감님 더 열심히 쳐다보기도 하지만...
그 알돈자 윤간씬이 그 이후에 나오는 더더더더 중요한 메세지들을  연결시켜주고 극대화시켜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면서 봤거든.

알돈자가 부르는 노래에서 더이상 꿈꾸게 하지말라고 소리치는 부분에서 알돈자에게 감정이입을 확실히 할수있기도 하고...
난 앞의 그 장면떄문에 그노래 자체가 참 고통스럽더라고. 아무래도 시각적 충격으로 받은 잔상이 많이 남아서겠지.

그리고 더 그 장면이 중요한 이유가 그후에 바로 나오는 거울의 기사씬과 임파서블립 씬때문...

알돈자가 노새끌이들에게 윤간당하고 꿈을 잃은거처럼, 거울의 기사씬에서 돈키호테는 거울의 기사들에게 철저히 짓밟히잖아.
난 알돈자의 윤간씬=동키의 거울의 기사씬 이라고  생각했거든.
철저하게 꿈을 짓밟히고 다시 죽어가는 노인이 되어버린 알론조키하나를 유일하게 목격한게 알돈자.
늘 기사를 졸졸졸 따라다니는 산쵸도 그때는 없어. 주인님이 급 제정신을 차린 영문을 알수가 없지(산쵸가 동키와 함께있지않는 몇안되는 장면이 빨래터씬이랑 거울기사씬)

오직 알돈자만이 돈키호테가 쓰러져간 이유를 정확히 알고 있고,
그래서 멘붕에 빠졌던 알돈자가 다시 둘시네아가 되어 그를 일으켜세우고자하는 꿈을 꾸게된거라고...
요걸 좀 극적으로 표현하려면 위의 윤간씬을 그냥 관객의 상상에 맡기거나, 추리하도록 하는것보다는 직접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한거 같아.
알돈자 씬이 어영부영 알아서 해석하시오 식으로 넘어갔다면, 그뒤 거울기사씬과 알돈자가 돈키호테를 찾아가는 부분의 연결고리가 너무 느슨해지니까..
물론 내 해석일뿐... 백조옵의 연출의도는 모르겠음... (((((( 나)))))))


예전에 어떤횽이 윤간씬후 꿈을 잃은 알돈자가 왜 뜬금없이 죽어가는 돈키호테를 찾아온지 잘 모르겠다고 했었는데...

알돈자는 꿈을 심어줬던 돈키호테가 자신과 똑같이 짓밟혀서,  늙은 알론조키하나로 죽어가는걸 그냥 둘수없었던거고...
다시 그의 숙녀, 꿈을 꾸는 둘시네아가 되어, 죽어가는 그에게 똑같은 방식으로.. 돈키호테라는 꿈을 주려한거...

그렇게 생각하니까 세르만테스 마지막 대사 -우리는 모두 라만차의 기사입니다..가  확실히 이해가되더라.

결국 내가 생각하는 라만차는 저 마지막 대사에 전부 담겨있어.. 
알돈자나 돈키호테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다른이를 꿈꾸게 할수도 있다고... 그런 얘기로 받아들여서 나에겐 (멘붕극X 치유극O) 이됨.

두서없는 라만차이야기 끗. 다 아는 얘기면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