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슨 뒤늦게 자체첫공하고 다시 못 보고 있는 룾어의 주저리ㅜ.ㅜ이므로 영양가 없을 가능성이 다분하다ㅠㅠ
미리 낚이지 않은 게 통장한테는 잘 된 일인데ㅋㅋ.. 필로우맨 글 제목만 봐도 속이 아리다ㅜㅜㅜㅜㅜ
뒷북앓이 그만 하고 싶어서 의식적으로 관심 안 갖을라고 하고 있긴 한데 그래도 가끔씩 장면장면이 아른아른하네ㅜㅜㅜ

오늘 아른아른한 건 에리얼 이야기. 난 니 이야기가 싫다거ㅠㅠㅠㅠ하고 눈 시뻘개져서 얘기해놓고
결국 카투리안의 이야기를 보관해주는 건 왜 그런 걸까 나도 나름 생각해 봤는데, 관대 이야기도 슬금슬금 보고...
근데, 그럼에도 에리얼이 그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동요하는 게 마음으로 와 닿지는 않았었거든.
아무리 카투리안 형제에게 감정이입했다 해도, 어린 시절 학대당한 기억이 있는 에리얼에게 카투리안의 이야기는
분명히 아프고 보기 싫은 것이었을 테니까. 카투리안의 이야기가 싫다고 싫다고 그러는 부분,
어디선가 투폴스키를 속이기 위함이란 해석도 본 것 같은데 나한테는 에리얼이 진심으로 그 대사를 내뱉은 것으로 보였거든.

근데 곱씹다 보니까 문득ㅠㅠㅠ이제서야ㅠㅠㅠ 이야기를 꼭 좋아해야만 이야기를 지키려는 마음이 들진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네.
카투리안 형제의 이야기는 마이클과 카투리안이 겪은 고통과 슬픔의 기록이고, 그건 카투리안이 말하듯 어떤 주제의식이 담긴 
이야기가 아니라, 아무리 막으려 해도 터져나올 수밖에 없는 신음이나 한탄 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러므로 이야기가 스스로 이야기되어질 수밖에 없는, 그 자체로 그런 원동력을 지닌 이야기. 
에리얼은 카투리안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과거를 보았기에 이야기를 소름끼치게 싫어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렇기에 이야기를 외면할 수 없었던 걸까? 이야기에서 과거의 그와 똑같은, 고통받는 어린 아이의 비명을 들었으니까.

카투리안의 잔혹하고 소름끼치는 이야기들은 형제의 신음소리인 것과 동시에, 세상에는 그런 무섭고 끔찍하고 고통스런 일이 있다,
그렇게 고통받는 아이들이 있다는 증거였을지도 모르겠어. 그건 희생자의 외침과도 상통하고. 그래서 투폴스키 위에 존재하는, 
그 독재국가는 카투리안의 이야기를 없애려 했고. 그럼에도 이야기가 살아남았던 것은, 독재국가의 권력보다 더 강력한,
사람에게 내재된 이야기 하고픈,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욕구, 카투리안 형제와 에리얼, 투폴스키에게까지 이어지는
그 욕망 때문이 아닐까 싶었어. 그래서 결국 필로우맨이 말하는 것은 이야기의 근원적인 힘, 인간의 이야기에 대한 욕망일까 하는..
다른 횽들이 애저녁에 깨친 걸 뒷북으로 알았네ㅋㅋㅋㅋ 그리고 필필 울지요......ㅠㅠㅠ...
후 이번엔 더 인연이 없을듯하니 어서 재연 올라오길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