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모 지킬 보러 대구까지 온 보람이 있다.
성량이나 노래야 원래부터 믿고 있던 배우였지만 이번에 양지킬을 보고 느낀 건 예상밖으로 연기노선이 너무 좋았다는 거.
정말 캐릭터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는 걸 알 수 있었어. 몸 동작 하나 하나에도 그랬음.

나 작년 지킬 처음 봤고 소녀빼곤 나머지 지킬은 다 봤는데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내가 받은 인상으론 양지킬은 내가 본 지킬들 중에서 가장 책임감이 강한 지킬이었어. 
한마디로 충실하고 우직한데가 있는 곰돌이 같은 느낌의 박사.
다른 지킬들은 자신의 연구에 자신이 있고 
자신이 그만큼 스스로가 뛰어나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까지 도달한 느낌이 좀 강했다고 생각했는데
양지킬은 아버지의 아들로서 명예를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내가 뛰어나니까 해야만 해"가 아닌
"이것은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해야해"라는 느낌이었어.
그리고 정말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자체에 감격에 겨워서 만면에 미소를 띄고 부르는 지금 이 순간.
지금까지 내가 본 어떤 지금 이 순간보다 와닿았던 듯.
게다가 그 터지는 성량은 초사이언으로 변신하는 장면 보는 듯한 에너지가 느껴졌어...ㅋㅋ
요샌 올려서 부르는 배우들도 많아졌지만 난 원키로 이 정도로 감동한 지금 이 순간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정말 엄지 척척. 최고였음..
그리고 양지킬은 예의바른 청년이야.
저 사람들이 의학을 알아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요?라며 어터슨에게 욱하다가
다음 순간엔 이걸 이 친구에게 화내서 풀릴 일은 아닌데 내가 그만...<-이런 미안한 표정으로
미안하단 제스처로 윗팔을 토닥여주더라. 
양지킬이란 캐릭터의 평소 삶의 자세가 보이는 듯 해서 인상적이었어.
감성적인 면도 보여줬다는 데서 엄지 또 척.
더 웨이백 정말 짱이었음 ㅠㅠ
오늘 노선만 그랬는진 모르는데 순수하게 아버지를 사랑하고 그 때문에 사명감과 명예를 위해 살았다가
그것들을 어떻게든 부여잡으려 하지만 좌절과 싸워야만 하는 모습에 울먹이는데...
정말 이렇게 감정적으로 와닿은 웨이백이 없었다.

하이드로 변하고는 정말이지 오싹함 오싹오싹. 파워야 기대했는데 정말이지 이 하이드에겐 걸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두렵더라.
킬더루시에서 가까이-를 말하는 표정이 거기까지 싸늘한 하이드는 처음 본 거 같은데 정말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공포 그 자체의 하이드란 이런 거구나 란 생각을 함...
라스트 장면도 정말 좋은데 이거까지 말하면 막상 공연 볼 때 재미가 없을지도 모를 거란 생각이 드니...


게다가 지혜엠마도 정말 좋아서 더 좋았음.
난 정엠마 안 봐서 상대적으로 말할 배우라고 해봐야 김엠마 조엠마 최엠마 정도인데
김엠마와 외모적인데선 비슷한 계열인데
노래가 최엠마처럼 히즈웤에서 끝에 올라가............ 그리고 내가 듣기엔 음도 상당히 안정적이었고 아주 예쁘다.

애기루시도 예쁘더라.
성량도 좋았고 연기도 만족했어. 예전 루시들이 좀 더 내 취향이긴 한데 그래도 작년보다 연기 많이 늘어서 이번엔 참 좋았어.

비컨스필드 부인은 노래하기 전엔 좋다.........................
어터슨은 지난 시즌 이번 어터슨 에너지 레벨을 합쳐서 딱 절반으로 나누면 적당할 듯.


어쨌던 양지킬 봐서 행복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