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문 빙빙 도는 횽들에 비하면 나야 한참 부족하지만, 그래도 나로서는 처음으로(돈 주고...) 10번이 넘게 재관람한 첫 연극이 자석이네.

사실 자체 막공을 장정홍이로 하려고 계획했었는데 금요일에 일도 해야 하고 돈도 애매해서 결국 양도하고 오늘이 자체 막공이었지.

그리고 드디어 카드 받았다.ㅋㅋㅋㅋㅋㅋㅋ

오늘 관람하고 나서 한가지 깨달은 건, 내가 자석을 보면서 눈물이 났던 날은 오히려 극 전체에 몰입한 날은 아니었구나라는 거.

오히려 엄청난 집중력으로 극을 봤던 날은 누나의 마음(응?)이 되어 모두를 안타깝게 바라볼 뿐, 눈물이 나거나 하진 않았어.

그냥 흘러가는대로 보다보다, 때로는 자체 인터미션도 했다가, 눈이 피로해서 눈을 감고도 있다가...그러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왈칵하게 되는 장면이 있고 그렇게 소리없이 눈물이 흐르다가 극이 끝나고... 그랬더라.

사실 오늘이 그랬지.

마지막 자석 공연이니까 집중하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되길래 그냥 억지로 집중하려고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어.

그러다 앨런이 티나 임신 이야기를 꺼낼 때 대현폴과 뀨앨 표정을 보면서부터 나도 모르게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이 느껴지더라.

그렇게 내 자석 자체 막공이 끝났다......

그리고 나한테 자석은, 배우들이 공연을 통해서 기술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 같아. 자체 첫공 할 때만 해도...... 내 기준에서는 으잉? 하는 연기들을 하던 몇몇 배우가 점점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기쁨이 있었던 듯.

다음에 그 배우들이 하는 공연을 보게 된다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

오늘은... 내 문제였을 뿐, 문프와 대현폴이 몸을 쓰는 것 몇 장면에서 걸렸던 거 빼고는 좋았어.

내가 몰입이 안 되어서 그렇지, 배우들도 잘했고, 관극 분위기도 좋은 편이었고, 딱히 튀는 부분도 없었고.

몰입하고 마음껏 안타까워(응?)하면서 마지막 관람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리고 내 카메라도 자체 막공인 걸 알았는지 커튼콜은 잘 찍히더라.ㅋㅋ

너무 건조한 후기 아닌 후기가 되어버렸지만...... 여튼, 나쁜 자석, 안녕.

그동안 즐거웠다.

고든, 프레이저, 앨런, 폴......

제발, 잘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