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양정신 봄

컨프롱 보기 전까지만 해도 양지킬 짜식하고 있다가 컨프롱 보고 쪼큼 화해하고 옴.

사실 이번 지킬 공개됐을 때 그 전 팬텀 본 경험으로 윤양의 지킬이 어떨지 대강 상상이 갔는데 둘 다 내가 상상한 거의 그대로더라.
근데 문제는 난 윤팬텀은 좋았고 양팬텀은 별로였는데 그게 지킬로도 유효하더란.

사실 지킬 캐릭터가 워낙 좋아서, 그리고 기본적으로 역 맡는 배우들이 어느 정도 검증되거나 실력이 있지 않으면 내세우지 않는 배역이라서 다들 기본적으로 잘 하긴 하지.

그런데 지킬이 화려한 무대장치가 있거나 복잡한 서사가 있는게 아니라 배우의 연기- 노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다른 극보다 배우별 디테일의 차이가 중요하다는 게 내 생각인데,

양지킬은 참 설득력이 떨어지고 양하이드도 참 내 취향 아니라는게 내 결론.

양지킬은 디테일이 이제까지 지킬과 많이 다른데, 그 디테일이 (내 관점에선) 참 설득력이 없어.
전에 류홍지킬은 디테일을 최소화하거나 철저히 연습한 대로 해서 흔들림이 없는 느낌이었고 조지킬은 디테일한 애드립이 시시각각 변하는데 그게 설득력이 있는 느낌이었다면

양은 그냥 저 장면에서 왜 저런 톤으로 소리치고 움직이는지 설득이 잘 안돼. 이건 전에 팬텀에서도 느낀 거긴 하지만, 연기가 디지탈 스타일(?) 이라 약과 강의 중간 느낌이 없어서 감정선이 고르지 않다는 느낌.
또 시간이 갈 수록 지킬이 지쳐가거나 잠식당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나 힘들어요.. 할 때 아니면 전혀 힘들어하는 거 같지가 않아. 그냥 지킬은 예전처럼 강인한데 짜증나고 힘센 하이드만 갑자기 추가된다는 느낌. 분명 하이드는 극강인데 지킬이 전혀 잠식당하지 않아. 근데 흥미롭다기 보단 그냥 지킬의 무신경함이 신기할 뿐.

하이드는 워낙에 발성도 좋고 예당 음향도 잘 받쳐줘서 기본적으로 무섭기는 한데, 이 하이드도 참 시도때도 없이 버럭해서 짜증남. 쟤가 왜 저기서 버럭하는지 잘 모르겠음. 팬텀때도 지나치게 절규하는 톤은 질러대서 좀 짜증났었는데.. 연기만 온/오프가 아니라 노래도 온/ 오프 타입 같음. 노래도 지킬 아니면 하이드 두 패턴인듯
이 버럭이 어울렸던 건 개인적으로 얼라이브1에서 자유! 외칠 때랑 얼라이브2 정도였던 거 같음( 갠적으로 양의 베스트신은 얼라이브2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솔직히 예상했던 바였고)


양은 딱 내가 생각했던 대로 1.극강의 성량을
자랑하는 2. 연기가 디테일하지 못한 3. 감정선과는 상관없이 버럭대는 지킬이었음.

그럼에도 양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하게 한 세가지.

1.컨프롱
이때까지 본 컨프롱 중에 지킬이 하이드에 대등하게 맞선다는 느낌의 컨프롱은 있었지만 지킬이 하이드를 완전히 이긴 느낌의 컨프롱은 없었는데, 양지킬은 어느새 양하이드에게 이기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더라. 근본적으로 발성이 달라짐.  어느새 하이드가 지킬에게 겁을 먹고 기고, 지킬은 하이드를 완전히 제압한 느낌. 그래서 마지막 "지옥에서 만나자 지킬" 이 원래는 너와 나는 하나니 결국엔 함께하게 될꺼야" 같은 느낌의 조소였다면 양하이드는 지킬에게 진 것을 인정하고 지옥에서 네가 오길 기도하겠다라는 느낌. 뭔가 표현이 잘 안됐다. 양프롱은 한번쯤 더 보고 싶긴 하다.

2. 댄저
이 아저씨 손은 아무데나 막... 이하 생략. 다른 때의 하이드랑 다르게 노래도 절제되어 있어서 좋았고 안그래도 관능적인 느낌의 의정루시와 함께하니 막... 아무튼 조김 댄저 이후 최고의 댄저였음.

3. 루시의 죽음.
루시 죽이기 전에 부르는 노래가 다른 하이드보다 한옥타브 낮은데 이 디테일은 참 맘에 들었음. 발성도 좋고 예당 음향도 쫙쫙 빨아당겨서 저음이 막...

한개쯤 더 있었던 거 같은데 기억이 안나네...
아무튼 다른 지킬들처럼 숙련되면 좀 더 좋아질 거 같긴 한데 다시 지킬을 하려나...


사실 몇번 안 보면 그냥 좋을 거 같은데 이딴 쓸데없는 디테일에 집착하는 건 지킬을 너무 많이 본 탓이겠지....


ps 양지킬 외 후기
의정루시는 쏘쏘. 기본적으로 예전루시들만큼 존재감이 있거나 차별점이 있는 건 아닌데 레드랫 춤장면과 새 인생은 참 괜찮더라. 새인생은 쏘냐의 그것과 느낌이 비슷함.
명은엠마는 패스. 원래 엠마 캐릭터 자체에 관심이 없긴 한데 그럼에도 음색은 좀 별로더라.

연출 디렉션인지 모르겠는데 양지킬도 그렇고 조연들 잔 대사가 많았는데 이거 참 짜증나더라. 대본이나 연출이 시킨 거면 방향이 잘못된거 같고, 배우들이 애드립하는 거면 그만두라고 권하고 싶고.
주연-앙상블에 비해 조연 캐릭터들이 참 함량미달인데 특히 어터슨씨 비컨스필드 부인은 참 많이 거슬리더라.
예당 음향이 참 좋던데 예전 류홍조싴킴 지킬이랑 레전드급 앙상블도 이런음향에서 다시 보고 싶다... 못본 민범지킬도 보고싶고...

아직 지혜엠마를 못봤는데, 엠마를 보러 재관람할 의지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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