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과외학생이랑 공연 봤어.
일찍 만나 같이 저녁 먹으면서 주의사항 몇가지 알려줬더니
열일곱살짜리 애가 공연시간 내내 숨만 쉬면서 관극한게 기특하기도 하고
어린아이 시선으로 바라본 극은 또 어떨까 싶어서
끝나고 나와서 아이스크림 나눠 먹으며 이런저런 감상 나누는데

애가 갑자기 공연을 녹음하는 사람들은 왜 그러는거냐고 물어서 개 당황.
너무 놀라서 녹음하는 사람봤냐고 되물었더니 자기 왼쪽에 앉은 나 말고 자기 오른쪽에 앉은 어떤 여자가 무릎위에 핸드폰 올려놓고 녹음을 하더라며
그걸 왜 녹음하느냐고, 시작 전에 녹음하지 말라는 안내 방송 나오지 않았냐고 묻는데

진짜 애한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줘야할지 그리고 내가 그 여자랑 같은 어른이라는게 너무 부끄러워서 고개를 제대로 못들었다.

밀녹을 하든 말든 그걸 혼자듣든 교환을 하든 상관 안하는데
제발 아무도 모르게 몰래 해줬으면 좋겠다.
공연 잘 보고 왜 부끄러움은 나의 몫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