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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기대 없었는데 완전 재미있었던 이쇼 후기

dd(120.142) 2013.04.23 04:33:07
조회 2500 추천 30 댓글 23

이쇼 보고 왔음!
오픈할 때 잡은 표고 게스트 누가 되든 이쇼 믿고 보러가려던 건데 다카라즈카 얘기에 처음에 당황함.
우리나라에서 공연 하는 것도 아니고 되게 낯선 문화인데다 일단 통역하는 시간까지 하면 이야기를 제대로 풀 수 있을지...등등
근데 진짜 완전 재밌게 잘 보고 옴ㅎㅎㅎ
오늘은 통역까지 해야하고 시간도 되게 많이 걸릴 거라 아예 신인 없이 걍 본게스트로 바로 들어감

먼저 다카라즈카 연출님이 통역가랑 나오셔서 조금 이야기하다가 이미 다카라즈카에서 졸업한 두 명의 배우분이 나오셔서 노래,토크함
통역가님은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연극활동 하시고 통역으로도 많이 활동하시는 김태희씨... 였고 방금전에 장근석 통역 하고 오셨다며
이쇼가 이정도 레벨라고 으쓱으쓱하시던 석준옵..ㅋㅋㅋㅋ알고보니 석준옵 대학 선배ㅋㅋㅋ

연출님이랑은 다카라즈카가 어떤 건지, 왜 여자로만 구성되어있는지 등등 다카라즈카의 좀 포괄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여자들로만 구성된 극단이 두 개 더 있었는데 하난 없어졌고 하나는 아직 남아있긴 한데 다카라즈카가 거의 본가같은 이미지라며
내년이면 100년되는 역사를 자랑한다함.

보통 공연이 1부에는 뮤지컬 공연을 한시간반 정도 하고 2부는 아예 쇼 형식으로 배우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이러는 공연을 한다고 함.
엘리자벳 같은 긴 뮤지컬일 경우에는 뮤지컬만 두시간 넘게 하고 쇼는 끝에 짧게 덧붙이는데 아무튼 쇼는 안 빼고 꼭 한다고...

동쪽에 도쿄대가 있다면 서쪽에는 다카라즈카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들어가기 어렵다고 하며
먼저 음악학교에 2년 다닌 다음에 바로 극단으로 입단하는 거라 극단에서도 좀 학교같은 위계질서가 있다고 하고
후배들은 막 청소시간도 분단위로 쪼개져서 몇분부터 몇 분까지 창문 닦고나면 다음 몇 분부터 몇 분까지는 화장실청소 이런 거까지 정해져있다고;;
복도 다닐 때도 선배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막 벽에 붙어서 벽 모양대로 종종걸음으로 걷고... 선배들은 중앙에서 자유롭게 걷곸ㅋㅋㅋㅋ
석준옵이 ㅋㅋㅋㅋㅋㅋㅋ 후배들 보고 있냐고 이거 복사해서 뿌려야한다면서ㅋㅋㅋㅋ 각잡아서 모포 접는 군대와 비슷하다하심

배우는 두 분 나오셨는데 케이상, 리즈상... 케이상은 늘씬하게 키 큰 멋있는 모델같이 생기셨고 리즈상은 자그마한 진짜 일본느낌나는 귀여운 분이셨고.
케이상은 어머니가 한국인이셔서 한국말도 꽤 잘하셔서 거의 한국말로 하셨고 그럼 통역가는 그걸 나머지분들에게 일어로 통역해주심ㅋㅋㅋㅋ
두분다 다카라즈카에서는 남자역을 하셨다 함... 리즈상은 되게 의외인 이미지였는데 자기가 희망해서 남자역을 했다함.
남녀역 하는 건 자기가 지원해서 정할 수 있고, 남자역 하다가 여자역으로 바꾸거나 그 반대도 가능.. 대신 반은 못 정한다고 함.
그러니까 대형뮤지컬을 하는 팀, 연극팀, 일본전통극팀, 댄스가 화려한 팀 등등으로 여러 팀이 나뉘어져있고 이건 골라들어갈 순 없다고...

케이상은 일본 가요를 두 곡 불렀고 리즈상은 뮤지컬넘버를 불렀는데 스칼렛핌퍼넬 넘버랑, 엘리자벳 죽음 넘버...
근데 리즈상이 부른 건 둘 다 다카라즈카 오리지널 넘버로, 다카라즈카에서 공연을 올릴 땐 원작자가 다카라즈카만을 위해서 한 곡씩 새로 작곡해준다 함.
그래서 엘리자벳 죽음 넘버이긴 해도 우리나라에선 없던 넘버... 라 석준옵이 꼭 불러달라고 요청하셔서 불러줌...
다카라즈카에서는 꼭 남자역이 주인공이어야하는 전통이 있어서 엘리자벳이지만 주인공은 죽음이기 때문에 죽음 넘버가 추가된 모양인데
곡 내용은.. 죽음이 씨시 처음 보고 반하는 노래.....라서 다카라즈카에만 있어야할 곡인 것 같음... 우리에겐 있어서는 절대 안될 넘버ㅋㅋㅋ
베르사유의 장미 넘버도 불러주고, 그외 다카라즈카 대표넘버와 교가.. 라고 불리는 곡도 불러줬는데
곡 느낌 자체는 전체적으로 엔카 느낌이 깔려있었음... 난 오히려 우리도 잘 알고 있는 넘버를 거기서 어떻게 바꾸는지가 더 궁금했는데 다 모르는 넘버였네.
아무튼 노래할 때 뒤에 자막이 나오긴 했는데 노래랑 자막 싱크는 하나도 안 맞아서... 걍 이런 느낌의 노래구나 정도만 파악할 수 있었음ㅋㅋㅋㅋㅋ

다카라즈카에서의 생활 이야기가 난 되게 재미있었는데
일단 밖에 나갈 때도 꼭 남자스럽게 옷을 입고 말투나 태도도 그렇게 유지해야하며, 관객들에게 뭘 먹는 모습 같은 것도 보여주면 안된다고..
이게 막 계약서에 안된다고 정해져있는 건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그래왔다며... 이걸 지키는 게 다카라즈카 사람들의 긍지인 것 같았음.
사람들에게 꿈을 보여주는 일을 하기 때문에 그 꿈을 깨면 안되기 때문에 그런다고.
그랬더니 석준옵이 그럼 동네사람들이 보면 어떡하냐는 둥, 자기는 팬들 음식도 뺏어먹는다는 둥 여러 드립을 치심ㅋㅋㅋㅋㅋㅋ

신기했던 게 팬 문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거기도 팬클럽가입하고 이러는 건 우리랑 비슷한데
공연 끝나고 ㅌㄱㄱ 기다릴 때 팬클럽별로 구역을 정해서 모여서 기다리다가 배우가 나오면
팬들은 다 자리에 앉아서 그 배우가 자기 팬클럽을 찾아갈 수 있게 해준다고....
그럼 팬이 없는 배우들은 소외감 느낄 거 같다고 석준옵이 물어보니까 신인이라 팬이 없는 경우에는 고개 숙이고 빨리 지나간단 얘기를 해줌.

그ㅋㅋㅋㅋㅋㅋㅋㅋㅋ랬ㅋㅋㅋㅋㅋㅋㅋㅋㅋ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팬분들이 이해심과 자금력과 뮤지컬을 사랑하는 마음이 굉장히 커서 한 배우만 사랑하지 않는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우리는 굳이 한 자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는 뮤지컬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배우에게는 운영자로 있다가도 어떤 배우에게는 평회원으로 있다곸ㅋㅋㅋㅋㅋㅋㅋ
가입 안된 카페가 더 적을 정도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가지 아쉬운 점은 누구를 만나러 온 팬인지 잘 모르겠다고 내 공연장에도 계시고 다른 공연장에도 계신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이 때가 제일 웃겼던 거 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석준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잘 파악하셬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뮤지컬을 사랑하는 마음이 굉장히 큰 우리 덕분에 석준옵이 좀 자부심을 느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카라즈카라는게 그 지역동네 이름이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다카라즈카 배우들이 그 동네에서 자유롭게 다니면서 일상생활도 하기 때문에
팬들이 그 동네에 가면 그런 일상생활하는 배우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그렇게 좀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오히려 팬들 사이에서도 좀 엄격한 문화가 생겨있고,
배우들은 배우들대로 공연장 밖에서도 항상 배우의 모습을 유지해서 꿈이 깨지지 않도록 해주는... 뭐 그런 거더라고.
연애...도 공식적으로 하면 안되고 결혼도 안되고... 물론 안된다고 문서화된 건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다들 안 하는 그런 문화..
심지어 극단에서는 이름도 가명을 쓰는데, 남자역을 하는데 이름은 여자이름이면 느낌이 달라지니까 이름도 그렇지 않도록 바꾼대.
그렇게 생각하면 배우들은 진짜 자기방에서 쉴 때 말고는 언제 어디서든 긴장하고 있어야하니 좀 스트레스 받을 거 같단 생각도 했어..
물론 이런 생활은 극단 졸업할 때까지만 하는 거고, 졸업후엔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본명 써도 되고 드레스입고 공연해도 되고 ㅇㅇ....

다카라즈카 소개영상도 있었고, 공연 영상도 있었고, 오늘 나온 배우분들의 공연하던 사진도 나왔는데
리즈상 공연 대기실 사진 중에 저 뒤에 전동석같이 생긴 사람이 있다고 석준옵이 그랬는데 나도 저기에 왜 전동석이 있지?? 하는데
진짜 전동석이 맞아서 진짜 다 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거기서 뭐하니 동석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리즈상이 공연할 때 게스트로 와준 적이 있다고 함 ㅇㅇ...제일 뒤에서 머리만 나와서 무슨 옷을 입었는지는 알 수 없었음... ㅋㅋㅋㅋㅋㅋ

연출님 사진에는 갑자기 엘지트윈스랑 찍은 사진, 삼성이랑 찍은 사진 등등 야구사진이 나오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고보니 우리나라 야빠ㅋㅋㅋ
내일도 비만 오지 않으면 삼성vs 어디였더라 아무튼 야구 보러 가실 거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구보러 한국에 자주오신다함
자긴 사실 뮤지컬얘기 말고 야구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골수 삼성빠의 모습을 보여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정작 야구를 잘 모르긴 했는데 아무튼 분위기는 되게 웃겼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나라 뮤지컬 본 거 있냐고 물어보니까 리즈상은 어제 아이다 봤다면서 울었다는 모션을 했는데 참 좋은 작품 보셨다며 석준옵 뿌듯해함ㅋㅋㅋ
케이상은 우리나라에서 박칼린쌤에게 레슨받고 있다면서 언젠가 어머니의 나라인 우리나라 뮤지컬무대에도 서는 게 꿈이라고 함.

내용도 되게 흥미진진했고, 노래도 진짜 뭐 평생 내가 어디가서 들어볼 수 없는 노래들이라 흥미진진하게 잘 봤고
통역가분은 이미 배우분들과 연출님이랑 무슨 말할지 다 얘기를 사전에 해놨던 모양인지 바로바로 잘 통역해주셨고
난 오히려 오늘 조금 아쉬웠던 건 석준옵의 지나친 드립?이었달까........
센스있을 때는 되게 센스있었는데, 가끔씩 너무 지나친 드립들이 있어서 이게 외국사람들이 잘못 받아들이면 어쩌나;; 하고 보는 입장에선 조마조마했음
그럴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말하는 중간중간에 남자역까지 다 여자가 하는 다카라즈카에 대해 그 배우들을 앞에다 놓고 지나치게 희화화해서 말한다거나
배우분 사진 중에 같이 나온 동료배우 사진 이상하게 나온 걸  보면서 빵 터져서 막 다음엔 저 사람을 모셔야겠다면서 진짜 1분 넘게 그 얘기만 하거나..
외국인게스트라서 석준옵도 좀 긴장했을 거 같고, 우리가 이 게스트들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런 걱정도 했을 거 같은데
아무튼 그래서 그런가 평소보다 좀 아쉬운 점도 많이 보였음..........
석준옵이 그런 드립 치면 우리는 다 빵 터져서 웃고있는데 통역가가 석준옵이 뭐라고 말했는지를 그사람들에게 통역해주는 거 보면서
아 우리가 저 얘기 듣고 다 빵 터진 걸 알게되면 우리가 비웃는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뭐 이런 선무당같은 걱정을 중간중간 했어...ㅜㅜ

아무튼 진짜 나 정말 기대 안하고 갔었는데 완전 재미있었고, 엄청 유익한 시간이었고, 모르는 문화를 접해서 신기했고..
내가 왜이렇게 애정배우들이 넘쳐나나 했더니 이해심과 자금력과 뮤지컬을 사랑하는 마음이 굉장히 커서 그랬다는 걸 알게된 시간이었음ㅋㅋㅋㅋㅋㅋ
자금력은 개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당장 내일도 모레도 줄줄이 티켓팅인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까 낮에 석준옵 당신이 나오는 공연 때문에 통장 다 털려서 지금 완전 거지라고 거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몇달만에 이쇼 간 거였는데 저번주도 그렇고 이번주도 그렇고 굉장히 의외인 게스트들이었는데도 2주 연속 되게 잘 보고 와서
앞으로도 이쇼는 시간만 맞으면 믿고 보러갈 거 같다. 사랑해요 이쇼 사랑해요 석준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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