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에 들어왔어. 11시까지 야근하고.. 집에 들어와 잘준비 하며 컴퓨터 잠깐 키고 앉아 있으니...

괜스리 마음이 가라앉으며.. 오늘 있었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

그래서 여기 연뮤갤 들어왔다..

난 뮤덕이자 갤러이자 직장에선 딴횽들처럼 일코인.

대기업 인사과 **팀. 직책은 책임.

운이 좋게도, 내 업무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직원들 cheer up 해주는게 업무인 파트에 속해 있어.

사내 모든 직원들을 파트파트 구성해서, 월별/분기별로 하루 신나게 놀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짜주는 업무야.

물론 돈은 전부 회사가 일괄 지원하고.

이런 프로세스와 스케줄을 잡는게 내 일임.

올해 메인 컨셉은 '공연'.

3월부터 스타트 해서, 지금 스케줄링 하고 있어.

물론, 공연명 리스트업 하고 있고.

우리 소속 500여명의 직원을 약 10~20명씩 팀을 짜 하루 즐겁게 공연(혹은 영화)을 보여주고 회식비 지원.

한 사람의 직원이 이런 날을 3개월에 한번씩 꼭 갖게 되어 있어.

1년에 수십명의 사람들을 수백회 공연장으로 보내는셈.
직원 차원에선 복지.

기업 차원에선 일종의 문화예술계로 이익 환원 + 지역사회 활성화 등.... 뭐 이것저것..

내가 수백개의 공연을 라인업할 수는 없으므로, (그렇게도 없고)

내 엑셀에는.. 추리고 추려서 10~20여개의 공연명이 적혀 있는데,

사실.... 이런 순수 복지 차원으로는, 고가 공연은 당연히 불가능한고로;;

주로 소/중극장 연극/뮤지컬을 많이 선택해.

우리는 일회성이 아니라, 1년 내내 쭉 하는 프로세스라...

어이없게  갤에서 이런 글 주절주절하는 이유가...

딱 어제까지만 해도.......... 내 엑셀 위에서 세번째에 [빨래]가 있었거든.

아직 나는 빨래를 보지 않았는데,

여기 갤러들 반응이나 후기가 너무 좋아서. 대충 읽어보니까 '힐링극'이라고 하길래.

우리쪽 의도와 너무 잘 맞아서! 잘됐다 싶어서 거의 1순위로 리스트업 해놓고, 스케줄 보고 팀구성 껴맞추고 있었거든.

그런데,

어제 그 사태를 회사에서 지켜보고,

무척 고민되었지만,

과감히 리스트에서 빨래를 삭제했다.

나중엔 몰라도 한동안은 예정이 없음. 이미 윗선에도 다 보고 올렸어.

이유는, 딴 횽들과 같아.

'힐링극'이라고 유명해진 공연인데... 거기에 올라가는 배우 마인드가 편협하고 이기적이며 치기어린 어린애 수준인데,
그 공연이 좋을리가 없잖아.

엑셀에서 가로행 하나를 삭제했을 뿐인데
.. 왜 나는 괜히.. 이 밤이 울적한걸까?

나도... 빨래를 기대하고 있었나보다.

음. 이 기분은.
아마 배신감인것 같아.

아 진짜 뻘글이다. 미안.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