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리뷰 2/2

ㅈㅋㅅ(121.133) 2013.05.01 23:58:44
조회 1348 추천 35 댓글 8

4. 일반적으로 JCS에서 유다는 지저스를 향해 두 가지 상반된 심정을 품고 있는데, 하나는 제자로서 경애하는 마음이고 하나는 그를 제거해버려야 한다는 반발감이다. 이 상반된 마음이 서로 대립하면서 유다가 정신적 고뇌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공연에서는 유다가 지저스에게 다음의 두 가지 심정을 품고 있으니, 하나는 죄책감이고 하나는 피해의식이다. 그는 자신의 배신행위 때문에 지저스가 고통스럽고 무고한 죽음을 맞게 된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저스가 이따위 짓을 시키는 바람에 내가 배신자가 되어 억울한 비난과 저주를 받게 되었다는 피해의식에 잠겨 있다. 유다가 제사장들에게 은화를 받을 때도, 최후의 만찬에서도, 그 후에 죽음에 이를 때까지도 시종 입버릇처럼 반복하는 대사가 "나는 당신이 원한 일을 한 것뿐이야!"이다. 끝없이 치밀어오르는 죄책감을 그 대사를 통해 억누르고 달래는 것이다. 이러한 유다의 모순적인 감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이 최후의 만찬과 마지막의 자살씬이라고 할 수 있다. 입으로는 "난 죄가 없어, 오히려 내 쪽이 희생자야"라고 정신없이 주워섬기면서도 지저스의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엎드려 울부짖던 최후의 만찬. 그리고 "당신 때문이야! 당신이 날 죽이는 거야!"라고 지저스를 원망하고 원망하면서도 결국 가슴 속의 죄의식을 견디지 못하고 밧줄을 목에 걸던 그의 마지막.

 

그나마 한 가지 유다가 지저스보다 처지가 나았던 점이 있다면, 그는 자신의 극한의 스트레스를 스승에게 화풀이하며 해소할 수라도 있었지만 지저스는 그럴 수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유다가 받는 정신적 고통의 원흉은 지저스지만 지저스가 지닌 고통의 원흉은 다름아닌 이다. 극중에서 지저스가 자신이 맞게 될 결말에 관해 유다 이외의 제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것도, 그들이 알게 되면 지저스를 죽지 못하도록 가로막아서 신의 계획을 망쳐놓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었다.(그가 비로소 제자들에게 모든 사실을 폭로한 것은 이미 유다가 은화 30닢을 받아와서 더 이상은 결말을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된 다음이다) 마리아와 제자들에게는 차마 고백할 수 없고, 유다와는 상담해봤자 도움이 되지 않는 고민을 혼자 안고 있는 가엾은 지저스. 결국 그가 속마음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은 혼자 있을 때뿐이다. 지저스는 유다 앞에서든 제자들 앞에서든 언제나 강하고 탄탄한 모습만을 보이지만, 혼자 있는 시간이 오면 그제야 무너지며 "나도 사실은 죽기 싫은데.......이 백성들을 외면한다면 나도 살 수 있는데......." 등등의 고독한 아리아를 털어놓는다. 그가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기 위해 보였던 처음이자 마지막 시도는 겟세마네에서 신을 향해 탄원하는 것이었지만 그 역시 무산되었다. 대단히 인상적인 장면은 지저스가 십자가 위에서 죽어가며 처절하게 "엄마---!!!"라고 절규한다는 사실이었다. 지저스에게도 자신을 이해해 주고 짜증을 받아 줄 엄마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어머니가 아닌 엄마가.

 

서로를 신경쓰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받고 서로를 괴롭혔던 그들. 개인적으로 이 두 사람이 최후의 만찬에서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장면의 연출이 참 쓰라렸다. 유다는 비척비척 돌아서면서도 지저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지저스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기에 그런 유다의 시선을 느끼지 못한다. 그런데 유다가 체념하고 고개를 돌리고 걷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또 지저스가 눈을 들어 그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며 전송한다. 그들은 끝까지 동시에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5. 헤롯 왕께서는 오늘도 위대하시고 기발하시도다, 천세 천세 천천세! 정말 진심으로 이 헤롯은 마음에 들었다. 화려한 마차에 치렁치렁한 여장을 하고 등장하는 것을 보면 게이 컨셉인 듯한데, 헤롯 역 배우가 예쁘장한 아이돌멤버인데다 역대 최연소 헤롯이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보니 그러한 발랄하고 게이스러운 연기를 아주 간드러지게 소화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물을 포도주로 바꿔봐라(change my water into wine)"라는 대사가 "나를 여자로 바꿔봐! 그럼 널 믿을게 후훗~"으로 변한 것을 보면 빼도박도 못할 게이 확정. 지저스를 이리저리 휘두르고 갖고 놀다가,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까 제풀에 삐져서 앙칼지게 짹짹거리는데 그때마다 관객들의 폭소가 쏟아졌다. 제2막에서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부분이니만큼 이렇게 아예 개그로 나가는 것도 좋겠지.

 

빌라도는 다소 편파적이라고 느껴질 만큼 재판 초기부터 지저스를 대놓고 옹호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아무래도 유다가 너무 지저스에게 츤츤거리기만 하는 이미지로 등장하다 보니 반대급부로 빌라도가 데레데레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들 정도다. 빌라도가 재판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데에는 제1막에서 꾸었던 꿈의 영향력이 큰 듯한데, 그 꿈에서 사람들이 자신이 죽인 그 인물을 기리며 빌라도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던 부분의 조명연출이 꽤 굉장했다. 피처럼 시뻘건 조명이 빌라도의 양손에 떨어지며 그 손을 붉게 물들인다. 무고한 피를 묻힌 손을 상징하는 듯 양쪽 손을 비추던 그 조명은, 이윽고 가운데로까지 이동하며 빌라도의 몸 전체를 뻘겋게 만들어 버린다. 전신이 피처럼 붉어진 빌라도를 관객에게 보여주며 그 꿈은 끝난다. 나중에 재판에서 지저스에게 기어이 사형을 선고하며, 너는 네가 스스로 원해서 죽는 것일 뿐 내 손에 묻은 피에 관해 나는 책임이 없다고 선포하던 빌라도의 부르짖음은 이러한 꿈의 이미지와 연결된다고 볼 수 있으리라.

 

슈퍼스타는........ 유다가 노래를 무지 잘하는데다 천사들의 댄스도 괜찮아서 좋긴 했는데, 뒤에 있는 그 하얀 블라인드 좀 치우고 지저스를 보여준다면 훨씬 더 좋을 뻔했다. 이 노래는 지저스의 처참한 고난의 길과 유다의 현란한 노랫소리가 대조되며 극명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포인트인데, 이래서야 그냥 유다의 개인 콘서트잖아. 나중에 커튼 콜이 끝난 뒤에도 이 노래 장면을 앙코르로 한 번 더 보여주는 것을 보면 이 노래가 홍보용으로 미는 노래인 모양인데, 확실히 노래도 춤도 의상도 찬사를 보낼 만큼 멋있었지만 나로서는 인물간의 감정전선이 더한 관심의 대상인지라 그것이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6. 마음에 드는 부분도 안 드는 부분도 많았지만, 전체적인 총평은 훌륭했다는 것. 일단 음악 라이브와 무대연출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청각과 시각 양쪽으로 충만한 만족감이 퍼부어져서 다른 소소하게 불만스런 사항들은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번역만은 여전히 납득이 안 가지만 에휴;;; 번역된 가사로 공연을 보는 이상은 언제나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여기고 감수하면 되겠지. 배우분들의 가창력도 좋고 연기도 나쁘지 않고 인물들 캐릭터도 흥미로웠으니 이 정도면 꽤 칭찬할 만한 버전인 셈이다.

 

그러니까 프로덕션 님들아, 이번 2013년 공연에서 혹시 음반 내면 저 필히 구입할 용의 있습니다ㅠㅠ 돈 안 벌리는 거 나도 아니까 따로 스튜디오 녹음할 필요는 없고, 그냥 아무 날 공연실황이나 딱 하나만 골라서 내 주면 안될까요. 맘 편히 극장 가서 볼 처지가 못되다 보니 이렇게라도 감상하고 싶단 말입니다ㅠㅠㅠㅠ 엉엉엉.

 

 

 

 

다음날 추가>> PlayDB에 올라 있는 Heaven On Their Minds를 곱씹으며 기억을 다시 정리하는 중. 이 버전에서의 유다가 스승을 그렇게 다그치면서 얻어내려 한 것이 뭔지 알 듯하다. 그는 지저스가 자신의 역할을 거부하기를 바랐던 거다. "나는 죽기 싫다. 그러니 나를 배신하지 말아다오."라고 지저스가 한 마디만 정말 딱 한 마디만 해주었더라면, 유다는 절대로 제사장들을 찾아가지 않았을 것이고 배반의 키스를 하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신이 내린 운명에 순종하는 지저스는 유다가 진심으로 갈망했던 그 한 마디를 끝내 해주지 않았고, 오히려 그 정반대의 말을 - "어서 가서 네 할 일을 해라"라는 단호한 명령을 던진다. 최후의 만찬에서 지저스의 그 말이 떨어지자 유다가 난 당신의 희생자라며 거품을 물고 경기를 일으켰던 것은 그렇게 해석된다. 본래 유다는 신을 저주하며 죽는 캐릭터지만 이 버전의 유다는 지저스를 저주하며 죽는다. 당신은 그러한 선택을 함으로써 스스로 죽는 것뿐 아니라 나를 죽였던 것이라고 수차례 부르짖으면서 말이지.

추천 비추천

35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축의금 적게 내면 눈치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1 - -
442347 ㅃㅃ)일주일만에 관극이야. ㅜㅜ [4] 맨날뉴비(211.246) 13.07.06 118 0
442346 211.234 매번 김준수글에 어그로끌던 유죄유노 죄강창민빠순년 [1] ㅇㅇ(175.223) 13.07.06 249 2
442345 연뮤갤 죽기는시렇!!!!! [5] ㅇㅇ(223.62) 13.07.06 338 0
442344 쩌리신기 빠순년 연뮤에서 어그로끌더니 정체들켰네 ㅇㅇ(175.223) 13.07.06 69 0
442343 죄강창민 삼십대여자 임신못한다 드립ㄷㄷ ㅇㅇ(175.223) 13.07.06 98 0
442342 죄순이 "나 거지 아니다 물건팔아 공연보는 좆고딩이지만 거지아니다" ㅇㅇ(211.234) 13.07.06 98 0
442341 왜 맨날 여기서 싸워? [21] 시발(118.221) 13.07.06 1065 2
442340 ㅇㅇㄷㄹ 팬들 돈많이 쓴단 이야기를 연뮤갤에서 함 안되지 ㅋㅋ [2] ㄹㄹ(119.215) 13.07.06 632 8
442339 유죄유노 궁 말아먹고 섬국가서 방사능벌이 ㅇㅇ(175.223) 13.07.06 55 0
442337 블 ㅃㅃㅃ 나는 안나를 보고있을게 [8] ㅇㅇ(223.62) 13.07.06 361 0
442335 정체들켰네 유죄유노 죄강창민 빠순년아 ㅇㅇ(175.223) 13.07.06 55 0
442334 죄순이 "나 거지 아니야...히잉..." ㅇㅇ(211.234) 13.07.06 52 0
442333 쩌리신기 빠순년들은 왜 일베할까? ㅇㅇ(175.223) 13.07.06 46 0
442332 아침부터 갤 왜이러냐 쬲갤 하자 짤이나 봐라 [3] ㅇㅇ(223.62) 13.07.06 183 0
442330 유죄유노 인생의진리지 한번 들어봐 개병신같음 ㅇㅇ(175.223) 13.07.06 34 0
442329 아이도루갤 덮힐수 없어 뽀뽀뽀짤이나 볼래? [1] 시발(118.221) 13.07.06 244 0
442328 죄강창민 삼십대여자 임신못한다 드립 ㅇㅇ(175.223) 13.07.06 54 0
442327 211.234 월급 얼마 받아? [2] ㅇㅇ(223.62) 13.07.06 194 0
442326 유죄유노 허언증 ㅇㅇ(175.223) 13.07.06 41 0
442325 잔반신기는 ㅁㅈㅎ ㅇㅇ(211.234) 13.07.06 37 0
442324 잔반신기 쩌리신기 으웩 ㅇㅇ(175.223) 13.07.06 46 0
442322 유죄유노 전두환손녀랑 스티커사진 찍는사이라며? ㅇㅇ(175.223) 13.07.06 43 0
442321 찌꺼기신기 팬들은 왜 일베함? ㅇㅇ(175.223) 13.07.06 34 0
442320 ㅇㄱㄹㄱ에 존잘사기짤 [5] ㅇㅇ(221.151) 13.07.06 353 0
442319 죄순아 분하지? ㅇㅇ(211.234) 13.07.06 118 1
442318 유죄유노의 허언증과 인생의 진리는 유명 ㅇㅇ(175.223) 13.07.06 58 0
442317 죄강창민 삼십대 임신못한다 드립봤냐? ㅇㅇ(175.223) 13.07.06 79 0
442316 돈수만의 애완노예들 쩌리신기 ㅇㅇ(175.223) 13.07.06 43 0
442315 유죄유노 죄강창민 호구들ㅋㅋ [1] ㅇㅇ(175.223) 13.07.06 103 0
442313 ㅃㅃㅃㅃㅃ) 근데 정말 참을 수 없는 관크는.. [4] ㅇㅇ(123.108) 13.07.06 254 0
442312 ㅈㅁㅁㅇ쓸 F열도 극싸가면 등짝미 쩔어? [2] ㅇㅇ(175.223) 13.07.06 282 1
442308 ㅃㅃㅃㅃㅃ 기차 안인데 기크 ㅡㅡ [3] ㅇㅇ(223.62) 13.07.06 227 0
442307 내자리예대걸린거확인가능?? [3] ㅇㅇ(211.246) 13.07.06 339 0
442304 엘리 예대 그러는 거 아니야 [3] ㅇㅇ(175.223) 13.07.06 1199 0
442303 130705 두도시 이야기 커튼콜 몇 장 [4] 터앙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7.06 286 0
442302 스핌공연사진 하나... [11] ㅇㅇ(124.254) 13.07.06 791 0
442301 오늘 관극 두탕뛰는데 잠을 못잤어서 괴롭다 [3] ㅇㅇ(175.223) 13.07.06 174 0
442300 ㅇㄷㄱㅁㅇ) 레미 오늘 낮공 1열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7.06 230 0
442299 ㅃㅃㅃ))))) 뽀 네이ㅂ 떴네ㅋㅋㅋ [8] (39.7) 13.07.06 1100 0
442297 스카핌 볼 때 꼭 정장 입어야 할까? [50] s(121.134) 13.07.06 1013 0
442296 ㅃ 샤톧 보려고 예대 걸었는데 화병나겠어 열받아 [8] ㅇㅇ(211.234) 13.07.06 2690 0
442295 ㅈㅁㄱㅁㅇ 톰 애니석은 뭐했어? [6] ㅇㅇ(223.62) 13.07.06 257 0
442294 ㅃㅃ무인도민들아 이런생각해봤냐 [8] ㅎㅈ(175.223) 13.07.06 366 2
442293 씨발 안가 [2] ㅇㅇ(223.33) 13.07.06 1005 0
442290 예대를 걸어놓고보니 너무 좋은자리를 걸었나싶다.... [3] ㅇㅇ(175.244) 13.07.06 741 0
442288 ㅃ 오늘 엘리 예대 걸 개럴있냐 [3] ㅇㅇ(223.33) 13.07.06 767 0
442287 ㅃ 엘리예대도 버벅대네ㅋ [5] ㅇㅇ(211.234) 13.07.06 1025 0
442285 ㅃ 노네들 오늘 뭐 보러 가니? [40] ㅇㅇ(121.142) 13.07.06 908 0
442284 ㅈㅁㄱㅁㅇ..7월 후반에 소호중구팀 또 있겠지????? [10] ㅇㅇ(112.150) 13.07.06 352 0
442283 ㅈㅁㅁㅇ)홍콘 현매하려면 티켓박스 언제 오픈이야? [2] ㅇㅇ(113.216) 13.07.06 30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