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디어 마저스 첫공을 찍었음

지난주 은저스보다 공연에 더 몰입한 것으로 보아 마저스가 취향인 듯 보여짐.

마저스-내가 생각한 지저스를 그대로 표현해주어서 정말 좋았음. 겟세마네 한 곡만으로 나는 모든 것들이 다 용납이 되기 때문에. 단 어제 공연에서 \'I\'ll die\'를 안 안한 것 같지만 감정 과잉 상태였던 것으로 보여져서 그게 거북하거나 거슬리지 않았음. 2막에서 계속 쓰러지는 장면에서는 내가 다 안쓰럽고 옷도 앙상블 한 명 덕분에 초반에 그대로 다 후두둑 앞 라인 다 벗겨졌는데 그 뒤로도 앙상블들이 과하게 미는 것인지 본인이 과하게 넘어지시는 것인지 안쓰러움만 쌓여갔음. 십자가랑 케미는 말할 것 없고(개인적으로 은저스도 십자가랑 케미 ㅎㄷㄷ인데 마저스가 더함) 마리아와도, 군중과도 케미가 잘 살았어. 특히 군중들에게 둘러싸여 기적을 강요당하고 치유를 강요당할 때의 표정이란 말 할 수 없이 알맞음. 그리고 베드로, 요한, 야곱은 그냥 피터, 존, 제임스로 했으면 싶음. 그럼 피터가 베드로인 걸 모르는 사람이 많았으려나? 전부 다 피터라고 했으면 대충 다들 알아들었을 것 같은데....

한유다-약간 노래가 아쉽긴 한데 목 상태가 좀 좋지 않았던 것 같아 보이고 극을 쥐락 펴락하는 면은 김유다보다는 낫다고 생각함. 단, 내가 생각한 유다는 김유다도 한유다도 아니라서 고민 중. 어떻게 보면 유다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유다의 해석이 좀 맞질 않아서 내가 공연에 집중하지 못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예민한 가사들 두리뭉실하게 번역해놓은 데다가 임팩트있게 다가와야 할 가사들을 그저 그런 가사로 들으니까 내가 뭐라 말하기 난감함. 징징 짜는 동생 느낌은 맞는데 유다는 원래 지저스를 이해하면서도 이해못하는 그런 느낌이고 지저스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저스에게 종용당하면서도 번민을 느끼고 그저 지저스가 수퍼스타로 추앙받는 것에 지저스를 걱정하는 그런 마음이 녹아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네....... 어떻게 보면 지저스가 좀 더 영악하게 예언을 실현하기 위해 유다를 이용하는 거고 유다는 그 이용과 종용에 넘어가 나중에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다 자살하는 건데..... 애매해.

장마리아-호흡은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아님 내가 적응된 것일 수도 있고. 그냥 무난 무난.

지빌라도-님, 연극과 뮤지컬은 다르지 말입니다. 연극에서야 과한 감정의 표출과 과한 연기가 무대를 휘어 감싸지만 뮤지컬은 그 정도 좀 조절해야한다는 것 아직 모르시는 듯 싶지 말입니다. 그리고 39까지 셀 때 발음 좀 주의해줬음 싶은게 왜 30이 40으로 들리고 20번대가 30번대로 들리느냐 이말이지요. 아무래도 내 히어링에 문제가 있나 싶다가도 다른 부분 영어는 거의 다 잘 들리는 것으로 봐서 긴가 민가 싶었어요. 그리고 숫자 제대로 센 건지 아닌 건지 그 부분 휘발되었음. 조금 절제해도 무대 휘어잡을 수 있어요. 좀!

앙상블-나는 첫공부터 가사 완벽하게 알아들었기 때문에 여전히 잘 들렸고 군무 중에서도 병자들이 지저스를 에워사는 부분은 참 마음에 들어. 그런데 좀 순화된 음색이라서 좀 의아해짐. 예전에 째진 음성 하나 들렸던 게 나로서는 오히려 나았음. 피드백도 좋기는 한데 연출이 밀고 나갈 부분은 밀고 나가던가.

음향도 좀 순화된 느낌인데 살아 숨쉬는 팔딱거림이 줄어든 듯한 느낌이야. 삼인방은 말하지 않겠어. 난 시몬이 누군지 몰라. 베드로, 너 님은 말이야 그래 베드로의 부인은 그냥 저냥 그래도 들어주겠는데 가장 중요한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담는 그 부분을 망치니까 난 그대가 싫어.

조명 지난번에 볼 때 한 번씩 반짝이던 것 사라진 걸 보니 그때가 조명 사고였었던 듯. 여전히 조명은 이뻐. 그럼 조명이라도 이뻐야지. 연출 장기가 사는 건데. 연출은 배우덕 톡톡히 본다는 게 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