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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잘만든 라이센스, 레미제라블 후기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3.05.17 22:55:43
조회 1209 추천 3 댓글 41


드디어 한국에서도 정식 라이센스를 하는구나, 하고 기대했다가
뒤통수 얻어맞는 듯한 신인 캐스팅에 지방을 돌고 돌아 오는 것도 모자라
영화 흥행 버프까지 받아서 볼까 말까 많이 망설였으나 그래도 보고 온 결론은

보길 잘했다.

마음에 들었던 건 무대였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요 몇년간 봤던 뮤지컬 중에서
이토록 무대에 온갖 정성을 다 들인 공연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한장면 한장면 너무나 세심하게 잘 만들고 배치하고 다듬어놨더라.
바리케이트도 그렇고 무대 양옆에 서있다가 중앙으로 움직이기도 하는 여러층의 건물, 팡틴의 공장, 떼나르디에의 여인숙..
기술과 자본 모두 아끼지 않고 잘 만들었더라.


단순히 많은 돈을 들인다고해서 좋은 무대가 나오는 건 아닐텐데,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구성한 흔적이 보여서 참 좋았어.

그리고 의상도. 한 장면에서만 쓰긴 아깝다 싶을 정도로 예쁜 앙상블 의상이 많았는데
특히 엠티체어 전에 여 앙상블들이 입은 검정색 드레스들은 디테일도 다 다르더라.
결혼식 장면도 그렇고 여 앙상블들 의상이 재질도 그렇고 고급스럽고 비싸보이는 건 아닌데 딱 맞게 이쁘고 허접하지 않아서 좋았어.
의상과 함께 분장도 좋았음은 물론이고 ㅇㅇ

엠티체어 이야기 나온김에 이야기하는건데 어쩜 그장면 구성을 그렇게 이쁘게 잘했는지.
가만가만 내려놓은 초들이 마치 죽은 이들의 억울한 영혼이라도 된 것처럼 그들 손에 의해서 사라지는 장면이
이상하게 되게 와닿더라구. 의상도 좋았고 배우들도 좋았고 무대 구성도 너무 좋았음.

하지만 브링힘홈에서 이어지는 영상과 무대위에서 퇴장도 안하고 하염없이 움직이는 장발장은 좀 안쓰러웠다 ㅋㅋㅋㅋㅋㅋㅋ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앙상블과 배우들.
대체 지크슈 앙상블이 왜 이따위인가 싶었는데 실력 좋은 앙상블들이 다 레미에 와있더군.
각종 대극장에서 조연으로 유명했던 배우들도 보이고 어쩜 앙상블이 하나같이 그렇게 잘해.
남 앙상블 중 아무나 데려다가 지크슈 시몬 시키고 싶었어...여앙상블도 그렇고.
아니 뭔 한소리만 하는데 그렇게 잘하오? 다들 목소리에 꿀 발랐소?
지방공연에서부터 장기 공연해왔으니 합이 잘맞는건 당연한건데 잘맞아도 너~~무 잘맞아.
칭찬받아 마땅한 앙상블들 앞으로 오래오래 두고두고 다양한 극에서 성장하는 모습 보고싶다.

장발장 정성화는 뭐랄까.. 표현이 좀 애매한데 딱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였고 그대로의 기량이었어.
기존작들에서 보여줬던 연기와 노래보다 훨씬나게 더 뛰어난 모습은 사실 없었는데,
그게 또 나쁘지 않았던게 레미는 어떤 하나의 인물이 압도적인 주인공은 아니니까
오히려 너무 뛰어나게 독보적이지 않아서 더 괜찮고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해.
아쉬웠던 점은 성악발성을 섞어서 부를때마다 소리가 넓게 나오는게 아니라 좁게 나오는 느낌이어서
웅웅하는 동굴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안그래도 빠른 넘버에서는 가사를 듣기가 참 힘들었다는거.
블퀘 음향 탓도 있겠지만.. 떼나르디에도 가끔 그럴때가 있었는데 올드한 느낌으로 부르지 않고 좀 가볍게 불러줬음 좋겠어.
가사가 안들려 ㅜㅜ

팡틴은 워낙 짧기도 하고... 예상했던 그대로라 딱히 평할게 없네. 그냥 무난했어.

본격 뮤지컬 자베르를 만든 문종원은 진짜 자기 옷 입은 것처럼 너무 잘하더라.
과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으면서 중심도 잘 잡고 중간중간 자기만의 표현도 잘해.
정말 너무 잘해. 이 어마어마한 엄마오리를 과연 어떤 자베르가 깰 수 있을지 궁금해질 정도.

앙졸라는 머리랑 옷때문에 자꾸 지킬 소환되서 혼자 힘들었는데..앞머리 왜때문에 그래요?ㅜㅜ
몸이 많이 건장한 앙졸라였지만 소리 좋고 표정 좋고 혁명가 다워서 좋더라.
의도한건지는 모르겠는데 자꾸 장총을 머리위로 드니까 라민앙졸라가 총들던거 생각나서 또 혼자 웃음ㅋㅋ

에포닌은 레미가 발굴한 가장 큰 원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하더라.
작고 깡말랐는데 의외로 깡다구도 있어 뵈고 목소리도 생각보다 거친데 매력있는 음색.
연기력도 좋았고 이쁘기도 하고 인형같이 밋밋했던 코젯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캐릭터를 잘 살려서 반하고 왔어.
차기작도 기대되고, 앞으로 좋은 작품에서 많이 보고 싶다.

대망의 마리우스와 코젯. 칭찬부터 하자면 풋풋해서 좋았다.
어찌되었든 극중 어린 배역들이기에 좀 더 나이들고 경험 많은 배우들이 했더라면
지금 이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풋풋한 첫눈에 반함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었을 것 같아.
노래도 엄청나게 잘하는 건 아니지만 자기가 맡은 배역은 충분히 소화할 정도고.
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는게 임팩트가 너무 없어.
앙상블들이 자기자리에서 자기가 맡은 역할 소화하는 것과 동일한 느낌을 주면 안되는거잖아.

코젯은 표정변화가 너무 없고, 몸도 너무 뻣뻣해.
마리우스는 그냥 지나가는 행인1 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무대위에서 존재감이 없어.
일부러 내가 레미를 서울에서 늦게 본 건 이 두 배우가 걱정되기도 해서 로딩되면 보자 했던건데
사실 이게 로딩 된건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더 로딩이 될지도 모르겠고.

마리우스는 좀 더 강한 청년이 되어서 혁명에 몸 던지는 앙졸라와 쌍벽을 이뤄줬음 좋겠고
코젯은 사랑에 빠지고 나서는 정말 사랑에 빠진 소녀가 되어줬음 좋겠다.
그래도 코젯은 음색이 고와서 그 높은 음역대 잘 소화라도 해줬지 마리우스는.....ㅜㅜ 영 성에 차지않아........미스캐스팅이다.

떼나르디에 부부는 원작에서 튀어나왔나 싶을 정도로 잘하고, 꼬꼬마 아역들은 진짜 엌ㅋㅋㅋ소리 나게 너무 잘해.
특히 가브로쉬는 노래 끝날때마다 기립박수 쳐주고 싶을정도로 너무 잘해서 내가 가브로쉬를 보러 레미를 또 보겠구나 싶었네 ㅜㅜ

레미를 다 보고나서 든 생각은 역시 롱런하는 뮤지컬 고전은 작품 자체가 가진 힘이 굉장히 크다는 것이고
이번 레미 라센이 좋은 것은 그 고전을 충분히 고전답게 담백하게 잘 그려냈다는 거였어.
기존에 너무 충실한 탓에 번역 중간중간이 너무 문맥에 안맞게 그대로 번역했구나 싶은 부분이 있긴 했는데..
부러 억지된 해석을 한 것도 아니고 지루하다 싶을 요소들을 배제하지도 않고
기본에 충실하게 모든 무대가, 의상이, 배우들이 잘 어우러진 느낌이 참 좋더라.
그래서 아 이것들이 회사를 차리더니 정말 작정하고 만들었구나, 싶었지.

많이 공들이고 정성들인 만큼 일반인 관객들이 많은 것 같아서 다행이구나 싶기도 했고.
레미제라블을 아끼는 사람들이 모여서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했고,
앞으로 이 공연이 안올라올까봐 맘졸이지는 않아도 되겠구나 안도하기도 했고.

쓰고보니 쓸데 없이 기네.
한줄 요약하면, 레미제라블 좋아요 고민중이라면 일단 보세요 ㅇㅇ

참, 그리고 이번 레미제라블은 무대를 깊게 쓰는 장면이 별로 없어서 시야장애석이 아예 없는 것 같아.
러쉬티켓을 이용해서 가장 사이드블럭 R석을 가는게 가성비가 좋을 듯.
만약 사이드블럭 앉았는데 앞에 거대한 산이 있어서 무대가 가려진다면
차라리 아예 판매하지 않는 사이드자리에 앉아서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

긴 글 읽어줘서 감자감자. 포도알 먹을게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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