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 연출이랑 이명행 배우 하나만 바라보고 구리까지 갔어
근처에 뭐 없는거 잘 알아서 걍 구리시청 맞은편에 그래도 싸고 맛있는 콩나물국밥집에서 배를 든든히하고 구리아트센터로 들어갔는데...
레알 돈내고 온 사람은 20명도 안되는듯 ㅠㅠ
3시 공연을 2시 20분에 표 찾는데 펼쳐진 공원봉투가 몇개 안되고 금욜날 본 횽은 학교선생님들 단관이었다던데 오늘 낮공은 애새끼들 단관인가
초딩들 이거 봐도 재미없어할거 뻔한데 초대권인지 뭔지 수십명 와서 로비부터 시끄럽고 ㅠ
공연장은 지은지 얼마안되서 좋더라 화장실도 그렇고..
다만 로비 옆에 매점을 만들어놓고 마실거뿐만아니라 간식류도 팔던데 공연시작 십분전까지도 계속 손님이 있길래 설마 오징어라도 뜯으며 공연보려는 사람이 있는건 아닌가 겁을 잔뜩먹었어 ㅋㅋ
시작전 로비에 고연출 계속 왔다갔다하면서 손님맞이하고.. 히보 크라우더 이형훈 배우도 왔더라 아 반갑 ㅎㅎ

극만 얘기하면.. 왜 개관공연으로 이렇게 대중적이지않은걸 선택한건지 모르겠어 ㅠ
미리 나눠준 안내책자에서 줄거리도 읽었고 맥베스 원작 줄거리도 잠깜 검색해봤으니 망정이지 아무것도 모르고 눈누난나 공연본다~ 하고 봤으면 멘붕이었을듯 ㅎㅎ

고선웅 연출특유의 대사기법이랑 유머코드가 잔뜩 깔렸으나 푸날만큼 웃음이 나진않고 다들 걍 조용히 훗 웃는 정도?
공연장이 참 큰데 연극이라 마이크가 없다보니 등돌리고 대사치거나 할때 뭐라는지 자세히 안들리기도 하고..

명행배우는 맥베스 처로 나오는데 푸날의 특유의 말투인데 말끝을 올려서 여자처럼 대사하고 막 경망스럽게 웃곸ㅋㅋㅋㅋㅋ팜므파탈이야 정말 ㅋㅋㅋㅋ
처로 등장하기 전에는 칼싸움 하는 무리로 잠깐 나오는데 칼휘두를때마다 막 이상한 소리 내는데 웃겨 ㅋㅋ 엣날
코미디7080같은데서 코미디배우들이 낼만한 효과음을 ㅋㅋㅋ
처로 나올땐 보통 빨간 나시에 빨간 레깅스에 옅은 청색 긴 치마 입고 나오거든
그러다 중간에 빨간 잠옷반바지에 긴 어깨숄만 두르고 나오는데 푸날때보다 몸 좋아진듯.. 연습하느라 운동했는지
푸날은 맨날 오열하느라 그랬는지 근육없는 지식인의 배였는데 지금은 좀 여기저기 배가 갈라져있네 ((((나))))

극에 비해 극장이 너무 커서 일이열 앉아도 몰입은 잘 안되었어 대사따라가기 힘든것도 있었고...
거의 예당정도로 먼듯한 느낌..
젤 생각나는 장면은 맥베스가 환영들을 보는 장면인데 왜 나를 죽였냐 압박하는게 아니라 그냥 주변에서 쳐다만 보고.. 그래 너 잘났네 나같으면 자살한다 이런 식의 제스추어로 조롱하는데 호산배우 표정이 이때 좋기도 했고 나였어도 무서운 귀신들이 보이는거보다 저런식의 고통이 더 힘들거같아
푸날때도 마찬가지로 죽은 이들이 위협하거나 말로 협박하진않잖아 그냥 비웃으면서 멀찌감치서 보고만 있는데 그게 더 본인 죄책감 크게 만들고 ㅠㅠ
암튼 요 장면이 난 젤 맘에 들었음

표찾을때 줬던 안내책자는 보고 두고왔는데 요사진만 찍었왔어
왜... 왜 저걸 썼을까하는 마음에...
대충 봤을땐 사진만 보고 긴가민가해서 옆에 이름까지 확인했거든 내가 ㅠㅠ
아주 혹시 낼 막공 보러가는 개롤 있을까? 비 너무 마니 안오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