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멀어서 새벽 6시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준비하고 도착한 시간이 9시 55분. 리허설이 늦게 끝났는지 5~10분 가량 지연됐고 1막 끝나고 인터미션없이 바로 갔어. 원래는 10분 간의 인터가 있었는데 시간이 없다고 안 쉬고 그냥 갔어.

배우는 다들 알겠지만 배역이랑 정리하면,

베르사미 30대 후반 -양준모(양커)
김수혁(남) 24세 -정상윤(토로)
남성식(남) 22세 -박정표
오경필(북) 29세 -박해수
정우진(북) 22세 -유성재
앙상블-임철수,이창완,박종훈,이기섭

판문점에서 남북한 병사들의 총격전이 벌어졌고 이 사건으로 남한군 김수혁(토로), 북한군 오경필(박해수)가 부상을 입고 북한군인 정우진(유성재)가 총 15발을 맞고 사망해. 이 사건을 조사하기위해서 스위스 장교인 베르사미(양커)가 김수혁을 취조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돼.


우선 베르사미 소령 역의 양커. 양커는 처음 본 건데 크긴 크더라. 그런데 얼굴만큼 성량도 컸어. 극장 자체가 음향이 최악이라 대사들이 잘 안 들렸는데 양커 목소리는 확실하게 잘 들렸어. 그리고 고음을 대부분 양커가 맡아서그랬는진 몰라도 시선이 양커한테 고정... 중간중간 마이크 음향도 체크하고 이것저것 많이 하더라. 베르사미는 극을 이끌어가는 역이야. 사건의 표면에 드러나있는 유일한 사람인 김수혁(토로)를 취조하면서 이야기 속에 들아가게 하는 역할. 하지만 이 베르사미라는 인물도 김수혁의 번복되는 증언만큼이나 미스터리한 인물이야.

그리고 김수혁 병장 역의 토로. 토로는....... 여기서도 멀병으로 나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특히 북한으로 넘어가서 북한군들이랑 노닥거리는 장면이 꽤 많이 나오는데 제대로 멀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총을 능숙하게 다루는 인물이라 항상 총을 손에 쥐고 있는데 잔재주 부린다고 돌리고 던지고 혼자 쌩쇼를 다하는데 하는 본인도 민망한지 피식거리면서 할 건 다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또 노래할 땐 -0- 이런 표정으로 부르는데 갤에서 토로가 왜 인기 많은지 알겠더라. 잘해.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해. 리딩공연인데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쫌 놀랬어.

기대했던 오경필 중사 역의 해수상위. 노래를 기대하고 간 건 아니라 노래 쪽은 패스. 해수상위도 토로 못지 않게 연기 디테일이 살아 있었어. 웃겨줄 땐 제대로 웃겨주고 질러줄 땐 확실히 질러주고.... 여보셔의 상위동지랑은 또다른 느낌의 북한군이어서 새로웠어. 조금 더 정 많고 사람냄새나는 북한군인데 결국 진실은 오경필에게서 밝혀진다. 꽤 중요한 역할이더라고.

철수배우는 말그대로 앙상블이었어. 북한군 대위? 잘 기억은 안나는데 뭐 그런 역으로 잠깐잠깐씩 대사 치긴 했는데 중요한 인물은 아니었음. 음감이 무대에서 지휘했는데 힐끔힐끔 보면서 엄청 열심히 부르던 철쭈배우.ㅋㅋㅋ


넘버는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고 조금만 더 다듬어서 올라오면 대극장은 충분히 갈 수 있지 않을까싶어. 일단 남자들만 있어서 그런지 웅장해. 다같이 부르는 넘버는 그야말로 지붕 날릴 기세ㅋㅋㅋ 나중엔 고막이 웅웅거리더라. 연습 많이한 티 나고 넘버도 옛 노래들 적절히 섞어서 편곡했는데 이건 호불호 갈릴 지도 모르겠어. 참고로 나는 좋았다. 편곡한 곡들이 만화주제가도 있고(태권V 등) 추억의 가요? 같은 곡들도 있어서 긴장감을 풀어주는 장치가 되는것 같았음.

내용은 영화본 사람들은 다 알만한 내용이니까 자세히 설명은 안할게. 이 영화 안 본 사람도 거의 없을테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보고 듣다왔고 집에 오는 길에 넘버 하나가 계속 생각나기도 했어. 애정배우들이 많이 나온다길래 무리해서 다녀왔는데 몸은 피곤해도 후회는 없다.

이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