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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과 철도의 인식.

만철조사부장 2006.02.09 22: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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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은 라이프치히 중앙 철도역(Leibzig Hbf : Hauptbahnhof)의 조감 사진이오. 유럽 대륙계 철도 특유의 터미널식 역사로, 미국 및 영국계 철도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생소한 풍경이라 할 수 있소. 문화적인 차이가 이런 차이를 초래했다 할 수 있소. 아래 사진은 철갤에도 올라왔었지만, 미섈로프 씨가 찍은 서울역 사진이오. 1968년 내지 69년도의 사진이고, 저 구조는 일제시대때와 거의 바뀐게 없다고 하오. 니이가타 동차와 4000대 중형 기관차로 보이는 녀석이 좀 눈에 띄오. 통과역으로 건설되어서인지 구조가 라이프치히와는 많이 다르다 할 수 있소. 고속철 이야기에서 좀 이어지는 이야기지만, 사람들이 교통수단을 인지하고 평가하는 건 나라마다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오. 또한 호오도 또 다르고 말이오. 우리는 서울에서 천안간을 매일 차로 통근하라 그러면 미친쉑이라 욕하지만, 미국에서는 그게 또 일상이오. 미국애들은 공항에서 내리면 렌터카 부터 찾지만, 우리는 버스부터 찾소. 예전에 일본 갈때 하네다에 내리자 마자 열차부터 알아보던 기억이 나는구랴. 하여간 우리나라 사람이 철도를 보는 눈과 유럽이나 일본 사람이 보는 눈, 그리고 미국인이 보는 눈은 제각기 다르다 할 수 있소. 또한 시대에 따라 다 다르기도 하고 말이오.. 19세기에서 2차대전 전까지가 왜 철도의 전성기였는가 하면, 그때는 육상교통수단 중 가장 빠르고 정확한 게 바로 철도였기 때문이오. 이게 단거리나 중거리 범위에서만 국한된게 아니라, 거의 전 영역에서 가장 우월한 것이 철도였소. 1910년대 초반에 남만주철도같은데서 광고할 때 즐겨쓰던 이야기가 있소. 일본에서 유럽을 갈때 기선을 타고 가면 한달이 넘게 걸리고 삯도 비싼데, 남만주철도와 시베리아철도를 타고 가면 단 15일에 가고, 돈도 1/3밖에 안든다는 이야기요. 미국과 유럽을 연결하는데도 만약 철도를 깔 수 있었다면 아마 기선 같은건 접어치웠을 것이오. 이러한 추세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바로 2차대전 이후라 할 수 있소. 독일군이나 영미군이나 과거 어느때보다도 엄청난 수준의(지금 보면 가소롭지만) 기계화를 달성하게 되었소(일본? 소련만도 못하오. 논외요.-_-). 비교적 신뢰성 있는 고출력 경량 엔진의 보급과 자동차공업의 발전이 전쟁, 특히 보급과 군수, 통신의 양상을 바꾸어 놓기 시작한 것이오. 카데프(KdF ; Kraft durch Freude) 차 같은 게 가능할 만큼의 소득수준과 공업력을 열강들은 가지기 시작하오. 미국은 인터스테이트, 독일은 아우토반 같은, 자동차 도로망의 확충도 이때부터가 시작이오. 전쟁 이후, 철도는 더 이상 지상의 왕자가 아니게 되었소. 고속도로망은 나날히 늘고, 마이카에 대한 욕구는 폭주하기 시작하오. 마이카 이상의 문전연결성을 가지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고, 철도가 이런거에 대응하기에는 여러모로 경직성이 컸소. 결국 60년대 이후부터 철도는 자동차와 고속도로의 압박에 밀려나기 시작하고, 또 급속 발전한 항공기에 의해 또 위에서 부터도 밀려나가게 되오. 이때부터 사람의 교통에 대한 인지는 복잡해 지게 되오. 일본은 철도가 사실상의 공공교통의 대표주자로 현재까지 자리매김 하고 있소. 교통 안내할 때 철도 없이는 안내가 안되고, 주택과 사무실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척도 중 하나가 철도요. 일본의 어느 애니 주제가에도 그런 가사가 있잖소. "역에서 도보 5분은 실제로 15분"이라고. 3LDK 주택이 아무리 싸게 나와도 역에서 1시간 쯤 걸리면 좆밥되는거 순식간이오. 사실, 일본이라고 철도가 다 빠른 건 아니오. 또 모든 곳에 철도가 가지도 않고 말이오. 하지만, 그럼에도 철도에 목숨거는 사람이 존내 많소. 미국은 반대요. 철도는 말 그대로 그까이꺼 되겠소. 아셀라 같은게 그래도 영업 하고, 뉴욕 지하철이나 시카고 고가철도는 유명하지만, 결국 기본은 국내선 항공기 타고 가서 공항에서 렌터카 빌려탄다가 되겠소. 철도? 동부지역에서나 타던가, 통근용으로나 타던가 둘중 하나고, 그나마도 대개 집근처에 철도가 없기 때문에 별로 신경 안쓰고 살아버리오. 남미는 또 다르오. 철도가 경쟁력은 있음직 한데, 도데체가 신뢰성이 없고, 노선망도 개판이오. 지형은 더 극악하고 말이오. 그래서 안데스 산맥 넘어가는데도 버스 타고 다니오. 버스에 여승무원 붙고, 차내식 나오고, 차에 화장실 달려 있는 거 보셨소? 남미는 그런 식이오. 돈도 없으니 버스나 타는 격이랄까. 우리나라는 사실 따지고 보면 남미형에서 그대로 북미형으로 가버린 케이스라 할 수 있소. 왜놈들 쇄키들이 인프라 깔았다 찌질대는데, 깔아놓은 거라고는 주요 간선 수준이고, 그나마 카버리지는 한심한 수준이오. 노선연장이 남한만 기준했을 때 딱 일본의 1/10이고, 국토면적은 1/3정도요. 즉, 한국의 철도밀도는 후하게 쳐 줘도 일본에 비교했을 때 1/3 수준에 그친다는 이야기 되겠소. 그나마도 해방당시 노선연장은 지금에 비하면 2/3 정도고, 복선이라고는 경의, 경부 뿐이었소. 막판에 걷어간 키로가 100km 근처쯤 되던가... 게다가 지형적으로 일본에 비해서 철도 보다는 고속버스 같은 Point-to-point 시스템이 편한 구조라 할 수 있소. 지금은 선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이 되기는 했지만, 우리나라의 주요 도시는 서울에서 꽤나 산발적으로 분포하는 경향이 있소. 청주, 충주, 강릉, 원주, 안동, 경주, 대전, 공주, 홍주, 전주, 나주 등등.... 흡사 수레바퀴의 바퀴살 같은 양상이라 할 수 있었소. 지금은 교통의 발전과 비대칭적 발전 덕에 구조가 많이 변해버리긴 했지만 말이오. 일본의 경우, 전통적으로 교통 축선은 빤했다 할 수 있소. 나카센도(中山道)와 도카이도(東海道)로 대표되는 전래의 도로도 그렇고(참고로, 말이 도로지 수레가 다니는 건 택도 없었소-_-), 주요 도시들의 위치도 거의 선형적이오. 도쿄, 나고야, 쿄토, 오사카(사카이), 코베, 히메지, 히메지, 마쓰야마, 구라시키, 히로시마, 하카다... 거의 선형적인 구조요. 물론 니이가타, 센다이 같은 곳도 있지마는 우리나라에 비해서 축선이 딱 빤하지 않소? 철도 같은 Serial한 교통이 잘 먹히는 구조라 할 수 있소. 그런 부족하고 좀 부적절한 노선망에, 우리나라 사람들에 있어 근대화와 그 첨병인 철도는 별로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소. 막말로 철도 타다 "개 X같은 쪽X이 색퀴들!" 하고 열받는 꼴을 보는 케이스가 보기보다 잦았소. 뭐 쇼와 초기 왜놈들 사고방식이 완전히 안드로메다행 묻지마 관광버스 수준이었기도 하지만, 당초에 조선인들을 2등국민 취급하던 대표적 시스템이 관청과 철도였소. 메이지 시대 일본에서는 철도가 만민 평등의 시초 중 하나(돈만 내면 개도 1등차, 차표 없으면 쇼군이라도 즐!)였다고 하지만, 한국에서는 철도가 민족차별의 시초 중 하나였다는 것은 철도에 있어 암흑과도 같은 배경조건이 되오. 여기에 덧붙여 우리나라가 말 그대로 X도 없는 나라였다는 것도 크다 할 수 있소. 유명한 "쓰레기통에서 장미가 피기를 바라는게 낫다"라는 논평도 있었고, 가끔씩 한국전쟁때의 눈물나는 사진들에서 보듯이 한국은 말 그대로 X도 없었소. 경부고속도로고 나발이고 그거 깔 때 다 외채 받아다 깔았소. 우리나라 최초의 디젤기관차들, UN군이 쓰다가 기부체납한 것들이오. 지방에 가면 옛날에 학교나 관공서 건물들이 다들 비슷비슷하게 생겼는데, 그게 군사정권 탓도 있지만, 국제기구들이 원조 자금으로 지어주면서 같은 설계도를 가져다 써서 그런거기도 하오. 그러다 보니, 인프라 까는 것도 한정적이고 비대칭적일 수 밖에 없었소. 그럼에도 사실 철도 개량에 나름대로 투자가 따르긴 했었소. 하지만, 가장 포인트는 고속도로였소. 정권 홍보 효과도 크고, 자동차, 건설, 석유화학 등 파급 효과도 상당했소. 또한, 철도에 비해서 투자의 규모면에서도 덜 부담스럽고, 수요 문제에 있어서도 탄력적이었소. 그러다 보니 고속도로망을 열심히 확보하게 된 것이었소. 철도는 특히 70년대 보다 80년대에 찬밥이었는데, 80년대의 인프라 투자 축소의 가장 큰 피해자중 하나가 철도라 할 수 있었소... 아뭏든, 별로 나을 것도 없고, 대안이 좋다 보니 우리나라는 결국 철도 보다는 도로로 사람들이 가게 되었소. 국내선 항공은 돈도 돈이고, 또 군이 워낙 강성하다 보니 별로 힘을 못썼지만, 도로교통은 달랐소. 마이카는 아니라도, 고속버스는 얼마든지 부족한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었고, 오늘날의 버스 강국이 된 배경에도 이것이 있었다 할 수 있소. 한번 흔들린 투자(철도는 두번이구랴. 80년대의 어정쩡한 투자와 97년의 IMF-_-)는 제 궤도를 잡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법이고, 그 시간안에도 사람들의 인식구조는 마구 바뀌게 되오. 이러한 인식이 잡힘으로서 우리는 일본과는 다른 교통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라 할 수 있소. 사실, 앞으로도 철도 투자를 늘려야 하는가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소. 도시철도의 범위라면 모를까(이것도 요즘의 인구감소 추세를 보면 쉽게 말하기 어렵소), 간선 철도망의 확충 문제로 가면 말 그대로 불확실성의 영역이오. 하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객관적이지 않소. 투자가 이루어지고, 망이 자꾸 확충됨으로서, 그로인해 경쟁력이 향상됨으로서 사람들의 인식 역시 변동하게 되오. 차분히, 그리고 하나 하나 개선해 간다면 우리도 풍족한 교통 인프라를 누리게 될 날이 올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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