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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들 79만원으로 세계여행 하는중라는디모바일에서 작성

아시나요(220.134) 2014.05.16 12:23:04
조회 891 추천 1 댓글 11


참고 :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hit&no=11772


이게 가능한 일이야?


디시인사이드 힛갤에 올라온 영상물이다. 79만원으로 워킹홀리데이를 시작해 2년째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하고 있다. 돈은 현지에서 ‘어떻게 해서든’ 벌고 없으면 없는 데로 옮겨 다니는 생활을 2년째 이어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사연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는 굉장히 보는 사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그래서 글을 쓴다. 익명으로 (특히 모든 개인 정보를 숨길 수 있는 흔해빠진 모음 유동닉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디시인사이드 특징상.) 찌질한 훈계짓과 오지랖이 섞인 행패가 한바탕 어울어져 깽판을 벌이고 있는 광경은 차마 그냥 봐주기 힘들다. ‘나이 30이 되도록 스펙 안 쌓고 뭐하는 짓이냐. 시간 낭비 하는 또라이네.’ 정도의 취급이 그 대표적인 지적인 듯싶다. 커뮤니티 사이트가 뭐 다 그런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위안도 괜찮겠지만 나는 그 정도 수준의 한계를 가진 [남 걱정해주는 한국인]들에게 더 큰 동정을 보내고 싶다. 약간의 영어 말고 딱히 할 줄 아는 게 전무한 청년이 무려 2년 동안 세계를 보고 만지며 냄새를 맡고, 온몸으로 느끼는 여정을 하고 있다. 그것도 몸 성히! 학교에서 영어를 십 몇 년 배워본들 타지에 나가면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수백만 원 긁을 수 있는 신용카드를 들고서도 새로운 환경이 무섭다며 징징거리는 사람들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 가운데 어디에 떨어뜨려 놔도 굶어 죽지 않고 소통하며 생활할 수 있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면 도대체 뭐가 능력이라는 건가? 국어, 수학, 영어 수능 점수만이 능력인가? 거짓을 말하지도,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았다. 그저 덤덤하게 본인이 돈을 벌어 젊은 날 여행길에 올랐다. 이 경험은 오직 그 나이에, 그런 고생을 각오하고 덤벼든 용기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된 감동이다. 노후가 어쩌니 싸구려 여행이니 악을 쓰고 호통쳐보지만, 솔직히 나이 들어서 가는 값비싼 은퇴여행이 암만 편하다 한들 이 청년이 20대에 경험한 감동과 비교할 수 있을까? 거기서 얻는 기쁨이 과연 젊은 시절의 그것보다 더 크다는 보장이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아니, 그것은 둘째치고라도 노년의 행복이 젊었을 때 누렸던 행복과 비교가 가능한 성질이긴 한걸까? ‘고기가 맛있어요, 생선이 맛있어요?’의 명쾌한 정답이 없듯 이 사안도 마찬가지다. 두 경험 중 하나의 우월함을 증명할만한 것은 아무 데도 없다. 본인 인생의 정답을 찾지도 못하는 인간들이 남의 인생 정답을 정해주고 호통치기에는 너무도 지랄 맞고 우습다.

사람은 나이가 듦에 따라 느끼는 감동의 대상이 조금씩 변한다. 초등학생 때 치던 딱지치기가 암만 기가 막히게 재미있어봤자 성인이 된 우리가 딱지를 든다고 딱히 그때만큼 즐겁지 않다. 왜일까? 딱지치기 자체가 질 떨어지고 큰 감동 없는 놀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단지 시간이 지나 즐거움을 느끼는 대상이 변한 까닭이다. 딱지치기라는 자극이 주는 자극은 예민한 유년시절을 만나 이미 소모되어버린 까닭이다. 경험이 새로운 자극이라면 우리 인생에는 과거와 동일한 수준의 감동을 재현할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다. 사람들이 항상 과거를 회상하고 곱씹으며 사는 이유다.

지금 취업한 사람은 연봉이 몇천, 적금이 얼마니 하며 재단하려 드는데 사실 재물은 그 사람의 재능과 운에 달린 것이지 마냥 열심히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간다고 잘 버는 것도 아니고 잘 관리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니다. (일단 내가 봐왔던 아버지의 발자취를 보고 느낀 대로 말하자면 그렇다. 일말의 노력조차 없는 것은 예외지만.) 정해진 나이에 군대를 갔다 오고, 정해진 나이에 토익 시험을 치고, 정해진 나이에 대기업 문을 두드리고, 정해진 나이에 취업에 성공해 정해진 나이에 정사원 배지를 다는 길. 그 과정에 노력을 폄하하지는 않겠다만 그것만이 사회 속의 거의 유일무이한 성공이라 규정짓기에는 너무도 보잘 것 없고 초라하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부자들, 정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입장에서 2~3년 차 삼성맨과 2~3년 차 세계여행객 중 누가 더 성공했다고 느낄까? 아니, 느낄만한 건덕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굉장히 우습다. 직업이 연예인, 운동선수 같은 게 아닌 이상 나이 20대, 30대에 자력으로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게 현실인데 2~30대 풋내기 주제에 성공하지 못할 거라며 꾸중하는 선비 새끼들과 성공하는 길(?)을 걷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는 군상들의 모습을 보자면 참 갑갑할 노릇이다.

사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바꾸기 힘든 것이 정신이다. 남이 제시해주는 성공의 관념에 의문을 제기할 용기도 없는 인간들이 도전하며 즐겁게 사는 타인의 삶을 보며 어떻게 해서든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그건 실패야!’, ‘쓰레기 같은 인생이야. 남들을 봐. ㅉㅉ.’, ‘당장 포기해라!’ 같은 절박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금까지 믿어온 ‘성공의 유일무이한 길’이 무너질까 무서운 까닭이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일이라면 남의 말 듣고 우왕좌왕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인생의 조연으로 살려 그러나? 원하는 삶을 살아야 첫째로 나중에 후회가 없고, 둘째로 만일 실패한다 한들 하나뿐인 인생,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즐거운 인생을 살았으니 뭘 해도 남는 장사가 된다. 자기가 결정하고 실행한 젊은 날, 몇 년의 세계여행이라면 최소한 스스로의 신념을 믿고 실천했다는 얘기다. 이는 ‘남들과 다름’ 자체에 공포를 느끼는 범인들 사이에서 더 나은 부류의 인간임을 증명한 셈이다.


뉴비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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