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뉴비의 가설이니 개소리면 가차없이 뭉개줘
근데 맞을거같아ㅋ


형들이 하도 일본은 겉모습만 번지르르하지 극도의 개인주의일 뿐이라고 그러는데
뉴비의 눈에는 그렇게 공감할수가 없었거든
그래서 가설을 세워봤어

일본은 역할에 충실한 나라같아
roleplay가 생활화되있는거 같아
사회가 제법 안정되어있어서 역할이 잘 배분되어 있단말야
오랜시간에 걸쳐 안정적인 역할 매뉴얼을 잘 세워둔거 같아
바람직한 역할 매뉴얼에 따라 짜맞춰지듯이 사회가 돌아가면서 대단해보이는거지

경비원의 역할 (구김없는 제복 차려입고 자세 흐트러지지않음)
식당종업원의 역할 (친절 상냥 열심)
이렇게 직업으로서의 역할도 놀랄만큼 충실하지만

시민의 역할 (남에게 피해안주고 공공질서지킴)
외국인이 길을 물었을때 너무나도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는 일본인으로서의 역할
만원지하철 이용객으로서의 역할 (아무 불평없이 감수함)
이런 그때그때의 역할에도 지나치리만큼 충실한거같아

물론 모두가 다같이 역할대로 하면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분위기는 있을거야
내가 남을 대접하고 남도 나를 대접하고
문제가 없는이상 서로 간섭하지도 않으니 좀 개인주의지만 편할수도 있을거같아.

다만 이러한 역할극이 항상 진심에 의한것은 아닌거같아
내가 보기에는 사회적인 압박감이 상당히 대단한거같아.
순직까지 불사하게 만들정도이니 말야
항상 웃는얼굴과 과도하게 친절한 점원의 모습들 또한 강제적인 사회적 압박감이 일조했을거야
이게 내가 일본가면 갑갑해서 살수 없을것 같다고 한 이유거든
내가 일본에서 일을하게되면 나에게도 일본인과 같은 수준의 사회적 압박감이 주어질테니까 말이야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의 큰 단점은, 내 역할 위주로만 수행한다는거지
누가 밤에 소동을 부리면 경찰을 부른다던가 - 경찰에 신고하는건 시민의 역할, 상황정리는 경찰의 역할
열차 선로에 사람이 빠져도 나서지않는다던가 - 역무원이 있었다면 뛰어들었을지도 모르지만
재난시에도 우리나라 태안반도 자원봉사단같은 봉사단이 나서지 않는다던가 - 이건 자위대와 구조대의 역할
아마 길에 누가 쓰러져있어도 아무도 직접 나서서 병원 데려가진 않겠지. 119에는 연락하겠지만 말야

또, 평상시에는 이러한 매뉴얼 롤플레잉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듯한데
이번같은 재난시에는 매뉴얼의 부작용으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더라고

예기치못한 상황에 융통성도 부족하고 결단력 행동력도 부족하고 대처도 늦게되는거지

1. 재난민 : 질서있게 불평없이 주먹밥하나로 연명하면서 모포부족으로 사망
2. 시민 : 질서있는 편의점 사재기. 피난안가고 출근. 구호하는책임 없으므로 나서지않음
3. 공무원 : 원칙적인 일처리로 지연, 인력난 및 구호품확보 난항으로 구호품보급 지연
4. 원전 : 국가이미지 위해 목숨걸고 버티다가 폭발 & 순직대기 50명
5. 민간단체 보급활동 : 그런거 없음. 그런건 공무원의 역할
- 공무원이 구호하고 원전이 자체해결하기에는 택도없는규모에 상황이다보니 며칠지나면 이래저래 정말 큰일날듯

그래서 결론
안정적인 사회에서는 역할분담 문화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됨
정이없고 갑갑하고 개인주의 문제도 있지만 나름 괜찮아보임.
그런데 재난상황 등의 예기치못한 상황에서는 큰 문제야기

이번지진으로,
한국사람도 일본사람들의 차분한 대응에 큰 감명을 받았지만
일본 내부적으로는 역할분담적 사회문화의 문제점 부각 (관료주의, 융통성부족, 결단력부족) 으로 변화가 있을듯하며
일본은 좀더 한국스러워지고 한국은 좀더 일본스러워지지 않을까 싶음

결론2
심리학책에 있던건데 일본에 가장 걸맞을거같아
문 : 공원에서 갑작스런 흉통으로 쓰러질때 살아남는 방법?
답 : 1명을 지목해 도와달라고 하는것
이유 : 1명을 지목하면 그사람이 역할을 부여받아 충실하게 도와주지만, 그렇지않으면 모두가 나서지않게됨
         누군가가 119 신고해서 뒤늦게 구조대 나타남

* 개인주의와 차이
사소한 부탁에도 성심성의껏 도와줌
순직도 서슴치않음
가족이 죽어도 감정절제하고 인터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