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sbs에서  방송국 개국 후, 매주 토요일 오후, 장충 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 프로레슬링 대회들을 꽤 오래 방영해 준 일이 있었지.

당시 미스터 포고나 이강자(다이나마이트 칸사이) 같은 일본에서 잘나가는 선수들도 여럿 불러오고 (미국에서는 테리파워를 불러옴) 정규적인 TV 방영의 효과로 한국 프로레슬링 계의 분위기는 꽤나 좋았다. 

우리나라 선수들로는 김도유, 백경, 왕춘 등 올드하고 느린 선수들 뿐만 아니라 당시 실력 좋았던 신예 안재홍 등도 참가.

단연 메인은 역발산과 이왕표의 태그매치 였었는데 당시만 해도 날으는 표범이었던 이왕표 (지금과는 다르게 몸이 매우 호리호리 했었음)가 초반에 싸우다 얻어 터지면 역발산이 나중에 힘으로 다 물리치는 경기 내용이 대다수 였음.

그 당시에 이왕표와 역발산은 그 장기간의 대회에서 단 한번도 싱글매치를 한적이 없었음. 

여하튼 언젠가, 이왕표와 역발산은 미스터 포고와 혀짤린 짭퉁 타이거 마스크를 상대로 하드코어 태그 매치를 했었는데, 이때 역발산의 얼굴이 면도칼에 찢어지고 다구리 당하다가 결국 더블 클로스 라인으로 승리를 챙겼는데, 결과적으로 누가봐도 역발산 보다 이왕표가 한수 위로 보였었음.

그래서인지, 그 후 몇 경기를 이왕표와 역발산이 같이하고 나서는 그뒤로 다시는 서로 같이 링위에 서는 일이 없었고, 이왕표는 노지심과 함께 자기 살림을 차리고 나와서 덩치도 굉장히 크게 키움.

다른 파로는 왕춘 패거리가 갈려져서 나감.

그렇게 한국 프로레슬링에 타오르던 불씨는 완전히 꺼져버림. 

여튼 그 후에 딱 한번 역발산과 이왕표의 불화에 대한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돈적이 있었는데 정말 유야무야 묻혀버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