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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 vs 안토니오 이노키의 첫 경기는 리얼이었냐?

우둔리(220.87) 2015.06.29 21:26:34
조회 111 추천 3 댓글 1

아래는 김일 회고록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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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날짜가 잡혔지만 스승은 이노키에게 첫 시합 상대자가 누구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스승은 내게도 그랬다. 
궁금한 것은 당연히 이노키 였다. 이노키는 내게 "선배 첫 상대자가 누구입니까" 슬쩍 묻기도 했다. 
 
나 역시 첫 상대가 누군지 모르니 말해줄 수 없어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스승이 나를 불렀다. "오오키 긴타로, 네가 이노키 첫 상대자다!" 난 깜짝 놀랐다. 냉혹한 사각의 링 승부에서 한명이 한명을 꺾을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지만, 이노키의 첫 상대가 나 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실 스승이 이노키 첫 시합 상대로 문하생중 한명을 지명한다고 했을 때 난 내가 아니기를 바랐다. 난 나름대로 팬도 확보했다. 
소위 뜨는 프로레슬러였다. 그런 내게 이제 갓 레슬링에 입문한 이노키 첫 상대가 되는 것이 솔직히 떨떠름 했다. 
 
이겨도 본전, 패하면 망신인 이 경기에 이노키 첫 경기 상대로 나를 지명한 스승의 저의가 궁금했다. 스승은 그 많았던 문하생중 하필이면 나를 지명했을까. 스승이 나를 이노키의 상대로 붙인 것은 훗날 라이벌이 될 것임을 예상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스승은 강자와 상대케 해 이노키의 담력을 키워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나이로 봐서도 이노키 보다 열 세살 위였다. 이노키 대선배다. 그와 경기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지만 현실을 비켜갈 순 없었다. 
 
한데 사람이란 참 이상했다. 서로를 라이벌로 생각한 적이 없었던 나와 이노키는 경기 날짜가 확정되면서 약간 경계하는 듯 했다. 난 그런 것을 염두에 두지 않았지만 이노키 입장에선 같은 방을 쓰고, 또 나를 형처럼 따랐기에 그 역시 나와 경기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레슬링은 다른 운동과 달리 상대의 신체를 공격해야 한다. 그런데 선배인 나를 공격하는 것이 좋을리 없었을 것이다. 
 
이노키는 경기를 앞두고 "선배 잘 부탁한다"라고 말했지만 그는 지기 싫어하는 눈치였다. 그는 나와 경기 일정이 잡힌 후 레슬링 연습에 더욱 매진 했다. 경기가 잡힌 후 부터 가끔 저녁에 늦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어디갔다 왔느냐"라고 물으면 "친구들 만나 늦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몸에선 땀냄새가 났다. 그는 남몰래 연습한 것이다. 또 새벽 일찍 일어나 로드웍을 하고 도장도 가장 먼저 갔다. 

원래 도장은 내가 가장 먼저 가서, 가장 늦게 나왔다. 언제부턴가 이노키가 그 바톤을 이어받았다. 
 

------------중략------------------------------------------
 
이노키는 스피드와 투지가 넘쳤지만 레슬링 입문 겨우 6개월에 지나지 않아 기술은 약간 떨어졌다. 

공이 울리자 그는 나의 허리를 휘감았다. 그러나 별로 위력적이지 않았다. 
 
난 재빨리 빠져나와 역기술을 시도하며 그의 허리를 잡았다. 그에게 다리 걸기를 시도 매트에 눕힌 후 위에서 눌렀다. 

이노키의 거친 숨소리라 귓가에 들렸다. 그는 '이얍'하는 기합 소리를 내면서 투지를 불살랐다. 
 
그의 눈빛이 내가 선배가 아니고 링에서 쓰러뜨려야 하는 대상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나의 누르기에서 빠져 나온 그는 팔 꺾기를 시도했다. 

경기는 엎치락 뒤치락 했다. 난 경기를 일찍 끝낼 수 있었지만 일부러 경기를 좀 더 끌었다.
 
그는 첫 시합이라 노련미가 역시 떨어졌다. 마치 곡예사처럼 튕기기만 할 뿐 본격적인 기술은 하나도 없었다. 
거기다가 시간이 지나니 박력도 없어졌다. 
이노키와의 첫 대결은 시합이라기 보다는 사나이들의 의지를 건 결투를 스승이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격정·흥분·광포·아수라장으로 대비되는 레슬링 시합과는 달랐다. 이노키는 어깨 부딪치기를 감행하며 힘을 썼다. 

그것이 먹혀 들지 않자 곧 때리고 발로 차면서 나를 화나게 했지만, 나는 맞아도 흥분하지 않았다.
 
난 힘을 낭비하는 밀어치기는 사용하지 않았다. 착실히 정공법으로 기회를 노렸다. 마침내 이노키 허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가 지쳐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를 집중공격했다. 보디슬램·꺾기·당수를 날리면서 정신없게 만들었다.
 
그의 기력이 한계가 왔음을 느꼈다. 난 그의 몸을 덮쳤다. 심판의 카운터에 그는 몸을 밀치지 못했다. 

7분6초만에 나의 승리이자 이노키의 패배였다. 매트에서 일어난 이노키는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과 같았다. 
 
나 역시 첫 경기에서 패했을 때 얼마나 낙담했는지 그 기분을 알 것 같았다. 우린 거의 동시에 라커로 들어갔다. 이노키는 별말이 없었다. 

난 그에게 다가가 "잘 싸웠다"며 악수를 건넸지만 그는 '픽'웃고만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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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면 시합 전체 내용부터 심리 상태까지 각본이 아닌 슛으로 회고하네.

김일의 구라인가 아니면 이시대엔 리얼 경기가 많았던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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