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어느날 말도없이 내 노트북을 쓰심

거실에 있는 컴이 구려서 전자뱅킹 안되시나보다 하고 가만히 보고있는데

갑자기 내 다운로드 폴더를 뒤지시더라

깜짝 놀라자마자 귀에 삼엄한목소리가 꽂힘

"...뭐냐? "

" 네? "

" 여자레슬링폴더가 따로있네"

브루투스 네놈마저 이럴줄은 몰랐다는 톤

아들 취향좀 존중해주세요 아버지

진짜 별거아닌데 부모님한테 야동이라도 들킨기분

결코 내 좆이 원해서 다운로드받은게 아님을 입증하기위해 

순순히 폴더를 열고 경기영상을 보여드림

여자 프로레슬링이지만 여자 프로레슬링이 아닌 전일본시대 경기였음

누가 버스를 달렸던가 기억이 잘 안나는데 전일본 프로레슬링 경기임

호기심으로 받은 다음에 원했던 비주얼이 아니라서 심하게 문화충격을 받고 

파일명을 방사능오염으로 바꿔서 누구경기인진 잘 모르겠음

불 나카노대 야자콩이었나 마사미였나 사시미였나 시발 하여튼

시작부터 머가리 꼭대기에 노란색 토템을 꽂은 오우거가 

상대인 보라색 오우거의 명치에 킥을 꽂고 대뜸 래리어트를 후려박음

1분만에 아버지가 입을 여심

" 여자냐? "

" 네 " 

침묵

경기가 흘러가면서 노란 토템의 오우거는 점점 라이온킹으로 변해감

보라색 오우거의 팔을 비틀자 보라색 오우거가 야성넘치는 고함을 지름

"그오오오오오와앜!"

블리자드 게임 하다보면 오크나 오우거 주술사가 피의 갈망이라는 스킬을 쓰는데 딱 그사운드임

아버지가 한번더 입을 여심

" 여자 아니지? "

" 네? "

침묵

아버지가 일어나서 방을 나가심

흥미를 잃으셨나보다 하고 주말인데 과제도 없고 할짓도 없으니 그냥 혼자 보고있는데

아버지가 대뜸 안경을 가지고 돌아오심

안경을 쓰고 한참을 뚫어져라 화면을 응시하다가 갑자기 툭 던지시는 말이

" 여잔가보네? "

그게 좀 많이 중요하셨던것같음

결국 아버지의 의문은 신중한 추측으로 끝남. " 여잔가보네? "

아무래도 여자임을 덮어놓고 믿지 못하겠으니 여지를 남겨놓으신것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