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짜리 아이들도 너무 많이 봐서 모두 외우고 있을만한 시나의 각종 시그네쳐 무브를

창의적으로 리버설 하고 서로간의 주요 무브를 각자 강제연결 하는 식의 경기를 잘하는 선수들은 근래 시나와 붙으면 무조건 경기 잘 나옴.

펑크, 브라이언과 붙을때부터 시나 본인의 무브에 대한 온갖 반격들과 파헤법이 나오고 싸여서 이걸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는데  

이렇게 시나와 상대가 경기 하는 내내 서로 무브를 계속해서 반격해 나가는 아기자기한 공방전을 잘 치루는 선수들하고는 좋은 경기가 나오는듯.

경기 잘하는 타입 중에서도 별다른 무브 없이 조율 위주만으로 경기 풀어가는 선수들보다도 인디 출신 선수들하고 유독 잘 맞는 게 그 이유로 보임. 

수차례 붙어도 시나와는 합이 그냥 그렇다는 오턴 보다

세자로, 오웬스, 롤린스 등의 선수들과 시나가 더 궁합이 잘 맞는건(그 선수들이 오턴보다 운영이 떨어지는것도 아니지만) 

스타일 자체가 저 세 명은 다양한 기술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이라 이런 공방전을 치루기에 적절한듯함.

아무튼 소위 존 시나 명경기 스타일은 이런 공방전 타입이 절대다수. 

최근 시나 경기를 보면 한 3분 정도 적당히 힘겨루기 하며 관중들 반응 살피하다가 이후에는 15분 동안 끊임없이 서로 기술 공방전만 주고받는 패턴.

보통 이렇게 하면 기술이 남발되다보니 관중들 반응이 도서관 분위기 되는 경우가 잦은데(섬슬 오웬스 vs 세자로처럼)

대신 시나는 다른 선수들에겐 없는 압도적인 관중 호응력이 있기 때문에, 관중들 호응이 끝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이런 스타일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처럼 생각됨. 

또 짬밥이 워낙 쌓여서 기술은 여전히 깔끔하게 못 써도 관중 반응은 나쁘지 않게 캐치하기도 하고.

계속되는 무지막지한 기술 공방, 환호건 야유건 지치지 않고 몰입해서 호응해주는 관중들, 업계 최고 스타인 만큼 넉넉한 경기 시간 배분 등등... 이 시나가 명경기를 줄창 뽑아내는 요인으로 보인다.

때문에 선수 운영 능력은 둘째치더라도 딱히 공방전 같은게 할 거리가 없는 브레이 같은 선수와는 안 좋은 경기만 만드는것 같고,

루세프 와의 경기에서도 서브미션을 바탕으로 치열하게 아기자기한 공방전을 펼친 페레 경기는 호평이 많았던 반면 전형적인 스타일로 나간 레슬매니아 경기는 평이 그만 못했음.

또 경기력에 호평 못 받는 선수 중에, 라이백이 14년 중후반에 선역으로 복귀하며 존 시나와 치룬 경기가 있었는데 여기선 뜬금없이 온갖 기술을 구사했는데, 이 경기는 꽤 좋았던 기억이 난다.

시나가 "경기 잘하는 선수들" 과 호흡이 잘 맞는다고 하는데, 그 말은 맞지만 게중에서도 "기술 구사력이 좋고 사용하는 기술이 꽤 많은 타입" 의 선수들이 최고의 궁합인듯.

같은 경기 잘하는 테크니션이어도 제리코 처럼 좀 옛날 타입이라 무브 자체는 엄청 다양하지 않은 선수와 붙으면 오웬스, 세자로 만큼은 안나왔던것처럼. 숀 마이클스도 마이클스 급 선수가 레슬매니아 메인이벤트에서 붙은 것 치고는 살짝 평범했지... 마이클스가 혼신의 힘을 다한 Raw에서의 한 시간 경기가 시나가 '기술 공방전' 외에 올드한 스타일로 뽑을 수 있는 최대치인듯.

WWE에서 남은 선수들 중에선 새미 제인하고 붙으면 엄청난 명경기가 양산될것 같다. 

만일 AJ 스타일스랑 붙는다면 시나의 AA를 뒤로 돌며 빠져나와 스타일스 크래쉬로 반격하고 다시 그걸 다리 잡아 내려와서 STF로 반격하고... 하는 식의 경기가 진행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