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옛날에 썼던 글 보실래요앱에서 작성

새싹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16 22:10:27
조회 183 추천 0 댓글 2
														

7c988800b7851b8723eb8391409c706d4f2d162538aea55843f2843d96c4d32353eec228a4705ee1f08c6f982b3c0a88b66c6a89

나의 마음은 늘 불안할 따름, 이것은 나의 의식이 어언 먼 훗날로 접어들던 시기 쯤에 늘 느껴지던 죄악감이었다. 나의 쓰임새를 찾는다. 찾아본다. 생각하다. 덮어두다. 그렇지만 나를 쓸 곳이 마땅치 아니할 따름. 조용히 담배를 피려던 그때면 나에게 약속이 온다.

 여자의 분내. 그것은 내게 너무 새초롬히 다가온 식초이다. 물론 시큼하다만은 그것만이 내 삶을 씻겨주는 안식 아닌가? 옷을 입는다. 거울을 바라본다. 오늘 외모는 반반하다. 아니, 그냥 그럴 거 같은 기분이다.

 지하철을 타고 1시간을 달렸다. 1번 출구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창문 너머를 봤다. 익숙한 실루엣의 그녀. 시간이 멈춘 듯했다. 모든 게 자연스럽게 이끌리듯 그 찰나를 기억했다. 두근. 그녀의 모든 모습을 눈동자에 담기에는 차마 내 인지가 미치지 못했다.

 그 찰나에도 에스컬레이터는 내려간다. 그 잠깐에도 잠깐 스쳐간 그녀의 그림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움직였다. 어느덧 숨을 쉬는 법조차 잊어버렸다. 혈액은 순환하지 않는데도, 창백한 손끝에서는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어느덧 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렸다. 그녀가 뒤를 돌아본다. 서로의 눈빛이 닿았다. 잠깐의 정적 후, 그녀는 부끄러운 듯 기둥 뒤에 숨었다. 또, 고개를 살짝 내밀었다. 굳어버린 나의 모습이 신기하다는 듯 다가오고, 마침내 나에게 도달했을 때 다시끔 나의 호흡은 재개했다.

 장밋빛의 그녀, 립스틱 색깔이 유난히 장밋빛을 띠던 그녀다. 사실 갑작스러운 만남인 연유로, 나는 그녀의 사진만 보고 온 참이었다. 이전까지는 그녀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다. 몸의 모든 감각이 그녀를 향했다. 마치 포식자를 앞에 둔 피식자의 경종과도 같았다. 

 분명 내가 더 나이가 많다고 들었는데도, 그녀에게 잡아먹힐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애초에 그녀가 나의 사진을 보고 만나자고 했던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 이 위기감을 타파할 능력 따위는 없었기에 나는 그녀가 내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맞잡은 손을 보며 헤실헤실 웃는 그녀의 미소에 나는 강한 충동을 느끼고 말았다. 철인과도 같은 성정이라, 이런 충동을 느껴보는 건 오랜만이었다. 당장이라도 그녀와 입맞춤을 하고 싶은 감정이다. 이런 건 좋지 않아, 스스로를 최면시키며 나는 발걸음을 뗐다.

 막상 어딜 가자니 갑작스러웠던 터라, 아무런 준비된 것이 없었던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을까. 우리는 목적지 없이 분주한 길거리를 배회했다. 그러다 한 식당 앞에 멈추게 됐다. 통유리창 너머로 노출콘크리트가 보인다. 그 아래에 붙어있는 고딕한 조명이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데이트 장소로는 제격이겠지- 나는 그녀를 이끌고 가게에 들어섰다. 그녀는 명란크림파스타를 시켰다. 나는 메뉴판을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그녀와 같은 것을 시켰다.

 잠깐의 시간 동안, 그녀는 잠시 담배를 피자고 했다. 담배? 나는 그녀가 흡연자인지 몰랐기에 당황했지만, 피차 본인도 흡연자인 마당에 뭐가 문제일까. 그녀가 이끄는 손을 잡고 나는 가게 앞 공터에서 담배를 꺼냈다. 쪼그려 앉으며 불을 붙이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그녀의 불꽃은 나의 머릿속에 퍼지고 퍼지며, 놀이의 형상을 띤다. 무엇을 암시하는 것일까. 잠시 멍을 때리고 있던 찰나, 그녀가 날 올려다봤다. 정말로 예뻤다.

 식사를 끝내고, 우리는 술을 마셨다. 여자와 술, 그대의 술잔. 나의 분주한 걸음. 나는 술을 잘 못 마신다. 하지만, 그녀와 함께하는 술이라면 몇 잔이라도 나를 취하게 할 순 없다. 나는 그런 백금화 같은 청량한 색의 정신을 가지고선 그녀와 술을 따랐다. 그녀가 너무나 예뻐보인다. 하지만 난 취하지 않았다. 안 취한 거야. 맞아, 그냥 그녀가 너무 예쁜 게 문제인 거야. 몇 잔을 더 홀짝여봐도 난 취하지 않았음을 느꼈다. 아까보다 그녀가 더욱 예뻐지고 날 더 유혹하는 것 같지만 원래도 그런 여자였을 거야, 난 취한 게 아닐 거야.

 그녀의 손이 내밀어져온다. 그녀가 나에게 기댄다. 우린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침묵이 흐른다. 입술이 맞닿는다, 이건 다 그녀가 잘못한 거야. 나쁜 아이에겐 벌을 줘야 해, 이건 상식이야. 먼저 유혹한 네 잘못이라고, 되뇌였다. 

- 새싹이가 전여친한테 차이고 나서 씀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4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2024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인터넷 이슈는? 운영자 24/12/23 - -
3631815 연말 주말에 영등포를 간다고?ㅋㅋㅋㅈㄴ한심하네ㅋㅋ [5] 여갤러(118.235) 12.21 111 2
3631814 개시발 여장호로게이자슥들아!!!!!!!!!!! [1] ㅇㅇ(106.101) 12.21 72 0
3631812 쉬시트들도 페미 싫어하냐? [2] ㅇㅇ(211.234) 12.21 62 0
3631810 다이어트한약쓸모없노 미친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60 0
3631806 유 기둥석 한자리만 예약해주세요 고뇌하는노가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92 0
3631804 아 또 뚜껑쓰고 싶노 여갤러(118.235) 12.21 47 0
3631803 내 스타킹 사진 볼사람 여갤러(59.23) 12.21 54 0
3631799 약먹었다 잔다. 박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37 0
3631798 곧 크리스마스라 그런가 감정이 심란한거 같음 hagan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50 0
3631797 키180안되는 스탈구린늙러버들은 다가오지마 [2] ㅇㅇ(118.235) 12.21 88 0
3631795 옂갤 십새기들 술한번을 안먹어주네 [11] 고뇌하는노가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73 0
3631793 아 ...주말이 싫어 [9] 민우(106.102) 12.21 60 1
3631791 진심 궁금한데 시디랑 섹스를 어떻게하냐? [2] ㅇㅇ(211.234) 12.21 117 0
3631790 러버수준 씹ㅋㅋㅋㅋㅋ [5] ㅇㅇ(118.235) 12.21 199 1
3631788 이재명 [1] ㅇㅇ(1.224) 12.21 77 1
3631785 호르몬 안하는 시디 없냐? [2] 여갤러(106.101) 12.21 115 0
3631781 집에나 가야지 ㅠㅠ [4] hagan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32 1
3631780 이재명뽑아야겠다 [1] 미친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84 2
3631778 딜도랑 애널플러그 차이점이 뭐임 ? [1] 여갤러(220.122) 12.21 105 0
3631776 유 솔플 오픈런한다 여갤러(118.235) 12.21 57 0
3631774 근대 러버 90이내 ㅋㅋㅋㅋㅋㅋ [5] hagan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69 1
3631773 틱톡 저거 혹시 해볼 사람 있음? 마이웨이친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57 0
3631771 제이 사람 많은대?!! [3] hagan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66 1
3631768 오늘 또등포 오는 게이들 잇노? [2] ㅇㅇㅈ(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13 0
3631767 씨발럼들 또 나만 왕따시키네 [6] 고뇌하는노가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38 0
3631765 별빛청하가 진짜 웃김 [1] 여갤러(118.235) 12.21 85 0
3631764 영등포역 근처 맛집 추천죰 [1] ㅇㅇ(223.38) 12.21 82 0
3631763 미성년자인데 집 샤워기 바꿔서 관장못하는데 [3] 일돌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21 0
3631761 ㅇㄴㄴㄴㄴㄴㄴㄴㄴㄴ 이것도 엄마 옷 같음?(본인꺼) [5] 여갤러(58.238) 12.21 218 1
3631759 ㅅㅂ 등사진 올려버렸네 오지마라 그냥 [10] 슬로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365 6
3631758 제발 술먹어줄새기 구함 [4] 고뇌하는노가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55 0
3631755 영등포 지금 시간에 차 오지게 막히내 [1] hagano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81 0
3631754 4시에 집 나왔는데 영등포 도착하면 9시다 시발 [8] 마이웨이친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20 0
3631749 밥 차렸는데 왜 안와.. [18] 슬로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3454 14
3631748 친구없는 천애고아놈이랑 유에서 술드실분... [4] 고뇌하는노가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39 0
3631747 불안하다 [7] 페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38 0
3631744 170에 71이면 옷 사이즈 뭐 입으면 됨? [2] 여갤러(223.222) 12.21 102 0
3631743 슬로 밥팅이 [10] 여갤러(223.32) 12.21 183 0
3631742 오늘 대구 피에스타 갈건데 얼마정도 나옴? [3] 여갤러(106.101) 12.21 124 0
3631741 난 시딘데 흉통좀 더 컷으면 ㄹㅇ [7] ㅇㅅㅇ(211.235) 12.21 186 1
3631740 오늘 시디폭격기 강하형 영등포 출격? [1] ㅇㅇ(211.234) 12.21 86 0
3631738 시디들 키 작고 말라도 흉통이 너무 큼 [8] ㅇㅇ(125.140) 12.21 241 3
3631737 중국쉬멜cd잘아는 사람없냐 <- 이쪽이 줜나꼴리든데 [1] ㅇㅇ(1.212) 12.21 180 0
3631735 뭔 립스틱 하니에 2민원이여 여갤러(118.235) 12.21 32 0
3631734 기대기대 아담사장님.adam 여갤러(211.104) 12.21 209 1
3631732 쫑알이야 춥게 밖에 있지말구 빨리 집에 들어가…. [6] 박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76 1
3631730 여기가 애국보수 여장갤 맞음? [4] 고혼진(118.235) 12.21 154 4
3631727 제이 여갤러(124.28) 12.21 98 0
3631725 어제 다 섞어마셧더니 대가리 깨져 ㅠ [3] 트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21 111 1
3631721 나는 입이 줜나게 쌔구려인가보ㅓ [6] 허그미(112.186) 12.21 184 0
뉴스 김보라, ‘사마귀’ 통해 선보일 유연하면서도 디테일한 연기력 ‘기대’ 디시트렌드 14: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