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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39) 2024.10.13 21:28:22
조회 182 추천 0 댓글 4

8살. 초등학생때부터 몸이 약했던 몸
키도 제일 작기에
샤프로 목을 찔려가며 친구들에게 쓰는 편지에
샤프로 목을 찔리면 너무 아파 우리 싸우지말자
초등학생 2학년 힘 센애들에게 잡혀
약한 애들끼리 싸움에 강제로 붙여가며 안 맞기위해
싸우고, 운동을 잘 못 한다고, 그자리에서 턱에 날아온
아버지의 주먹
자동차 장난감 500원 사왓다고 돈낭비라고
식칼로 위협당하던 기억
살기위해 의자 뒤로 기어들어가던 기억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하며 빌던 기억

25년전이라 가물가물하지만
확실히 기억나는 건 번쩍 들려
돌바닥에 내려찍힌 기억

친구집에서 슈퍼마리오를 했다고
10살 두들겨 맞고 쫓겨나서
팬티하나 입고 새벽 남의 집 오토바이뒤에 벌벌
떨며 앉아있던 기억

중학생
씻다가 조금이라도 늦으면 겨울날 냄비에 물을 담아
빨리 쳐가라고 끼얹던 기억
약한 몸 학교가면 날아오는 주먹.
비웃는 반 친구들.
반 한가운데서
야 우리 얘 왕따시키자.
저항 할 수 없던 3년
책보고 있으면 책 모서리로 사정없이 머리를 내려찍던
김인찬 과학선생님
실험 중 리튬가루 잘못 넣었다고
그 자리에서 손바닥으로 뺨을 마구 때리던
김인찬 과학선생님

고등학교
학교생활 조를 짜서 앉으면 저리가 너 오지마
선생님이 억지로 앉히면 들어오는 눈총
놀림당하던 일상
의자에 앉으면 따끔한 엉덩이.
압정
실내화를 신으면 따끔한 발바닥
압정
성적이 나쁘면 화장실에 일보다가도 날아오던 빗자루
앉아서 볼일보다가도 날아오는 매질
끝없는 비교 죽어라 왜 사냐
니때문에 가족이 다 죽는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내가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하며 빌던 기억

대학입시 실패
자다가도 시발새끼야하며 날아오던 발길질과 주먹
갑자기 떠오르는 과거들
좋은 기억도 있을텐데
나쁜기억만 잘 생각나고

오늘

A:집에 희망이 없다
차라리 태어나지 말던지
왜 태어났냐

진심이 느껴지는 이 말
노력해왔지만, 그럼에도 그렇게 바란다.
이걸 모두 인정하게 되는 나고,
마음속깊이 인정하고 있었던 거고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태어났어도 빨리 죽어서 잊혀졌다면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텐데
내가 없었다면, 그들도 입과 몸으로
이렇게 할 일 없었을텐데,

솔직히 죽음은 무섭다
목을 매달까
약을 삼킬까
떨어져볼까
도로에 뛰어들까
한 번이면 되는데 눈감고 그러면 되는데,
너무 겁이 난다

태어나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너무 멀리 와 버린 지금
슬퍼할 가족들이 걱정되면서도
그들이 나의 죽음을 진정 바란다고 하면,
그래야 하는 걸까.
가족이 진정 바라는 것을..
이리도 진정 바라는 것을

너무 무섭지만 결단을 내려야하나
말은 이렇게 해도 죽음은 무섭고
털어놔봐야 뒷감당은 안 되고,
술담배로 털어놓지도 못 하고
고통스럽다

25년 째 들어오는 남들과의 비교
늘상 들어오던 레퍼토리지만
차라리 태어나지 말던지,
엿들어진 이 얘기.

차라리 태어나지 않아질걸
왜 내가 이 세상에 나서.
차라리 태어나자마자 병걸려 죽었더라면
왕따당할때 그때 빨리 없어졌다면
10살때 확실히 결단을 내렸더라면
모두가 편했을텐데,
이게 내 죄입니다
선택이 이리 중요합니다
빨리 결단을 내리지 못해
받고 있는 이 벌
언제든 벗어나는 건 자유지만
너무나 두렵습니다
내 스스로 그러지 못 해요
어떻게 해야하나요

이럴때만 강해지는 삶의 의지는
이럴때만 드러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한없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내일 출근해야 돈도 벌고 용돈도 주고 그런다
죽지 못해 살지만
스스로 죽을 수도 없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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