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는 이동식임. 우리집은 끝 바로 옆집임.

그래서 끝집에 이사오기 전에 양해를 구했음. 세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자가로 가는 거라 웬만하면 이런 일로 문제 만들고 싶지 않아서.

처음에 양해를 구했을 때는 괜찮다고 하길래 이사 와서 창문형을 설치했음.

근데 창문형이 생각보다 바람이 세기도 하고 물도 나와서, 최신형 이동식으로 바꿨음.

이러니까 바람도 엄청 약하고 혹시나 물을 빼야 하더라도 배수구가 실내에 있어서 밖으로 물이 빠지지 않았음.

근데 갑자기 끝집에서 민원을 넣는다는 거임.

그래서 왜 그러냐니까 이런 건 줄 몰랐다네...? 아니;; 뭐 어쩌라는 거지? 설명 충분히 했고 심지어 여러 번 물어봤었는데.

뭐가 어떻게 됐든 나에게 작은 방에서 에어컨을 안 쓴다는 선택지는 없음. 나도 먹고 살아야지.. 일 하려면 컴퓨터를 켜야 하는데, 이게 사양이 좀 높은 편이고 수냉식이라 에어컨 안 켜면 도저히 쓸 수가 없음. 사람이 못 견디는 건 둘째 치고 액체 온도 올라가서 압력 높아지면 쿨러가 터지는 불상사가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지거든.

아니 애초에 양해를 구했을 때 괜찮다 해서 이사온 거고 (물론 이 집으로 온 게 그 이유 때문 만은 아니었지만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음.), 심지어 피해 덜 주려고 100만원 가까이 하는 신품을 새로 샀기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저러면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음.

무시하려고 해도 뭐 자꾸 경비실에다 뭐라 하는 거 같은데, 어째야 됨?

게다가 작은 방은 그 옆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방이고, 복도 샷시는 항상 풀개방이라 열기가 그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은 0%임. (아파트 구조가 특이해서 끝집 말고는 옆집이 없음.) 소음도 거의 없음. 그나마 지나다닐 때 바람 맞는 정도? 뭐가 어찌 됐든 피해를 주는 입장이니까 미안한 마음도 있는 게 사실인데, 그래서 양해를 구했고 -> 괜찮다 했고 -> 그래도 미안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다 했음. -> 근데 이제 와서 민원을 넣음. 진짜 개답답하네 그냥. 열풍 가드 쳐서 바람 맞는 거 조금 덜하게 하는 게 그나마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인데, 저쪽 집에서 하는거 보면 그냥 꼬투리를 잡기 위해 꼬투리를 만들어내는 수준이라 내가 어떤 방법을 강구해도 지랄할 거 같음.